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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9 00:17

2013년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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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쓰고 있는 글이 인쇄된 신문은 1 1일 자 신문으로 나가지만, 글을 쓰고 있는 현재는 아직 2013, 이제 정말 며칠 남지 않은 2013년의 끝자락이다.

 

영국의 직장인들 상당수는 보통 크리스마스가 있는 주간에 그 해 남은 휴가를 다 쓰곤 한다.

 

크리스마스 주간부터 새해가 시작될 때까지 휴가를 내고 1 2일부터 다시 출근하는 경우도 많고, 정말 좋은(?) 회사들은 아예 이 기간에 2주 동안 회사 문을 닫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크리스마스 주간의 바로 앞 주의 금요일까지만 근무하고 이후로는 휴가인 직장인들이 많고, 그래서 그 금요일 저녁은 직장인들에게 마치 한 해의 마무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나는 올해에는 크리스마스 이브(24일 오전)까지 근무를 하기로 되어 있어서 나에게는 크리스마스 앞 주의 금요일이었던 12 20일이 올해의 마무리는 아니었지만, 그 날 퇴근길 거리에서, 그리고 지하철역에서도 그렇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직장인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우리 회사가 있는 뱅크(Bank)역에서 워털루(Waterloo)역 사이만 운행하는 워털루&시티 라인(Waterloo&City Line)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서 다시 워털루에서 기차로 갈아타는데, 그 날 저녁 뱅크역을 출발한 지하철이 워털루역에 다다르자 기관사가 안내 방송으로 이 기차는 더 이상 아무 곳으로도 가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제 기차에서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즐거운 저녁 되시고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다소 익살스러우면서도 따뜻한 메시지를 건냈다.

 

보통은 종착역에 도착했습니다.” 정도의 사무적인 안내 방송만 하는 까닭에 이날 기관사의 안내 방송은 상당히 독특한 것이었고, 지하철에 타고 있던 승객들도 기관사의 안내 방송에 모두들 미소를 지으면서 하차했다.

 

나 역시 피곤한 하루, 그리고 피곤한 일주일, 게다가 피곤한 한 해를 거의 마무리하던 퇴근길이었는데, 그렇게 기관사의 유쾌하고 따뜻한 메시지에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나도 기관사에게 가서 메리 크리스마스!”를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느낀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많은 승객들이 지하철에서 하차 후 지하철 운전석으로 가서 기관사에게 그의 따뜻한 안내 방송에 감사 표시를 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를 건냈고, 기관사는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나 역시 기관사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건냈음은 물론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생판 모르는 남들끼리도 메리 크리스마스!”를 건네며 서로 미소 지을 수 있는 영국인들은 참 멋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날 지하철 승객들의 대부분은 런던 금융권 지역에서 일하는 어느 정도 지식과 교양을 갖춘 토종 백인들, 그리고 중년들이 대부분이었기에 그런 멋진 분위기가 가능했었던 것인 지도 모르겠다.

 

요즘 일부 젊은 세대 영국인들이나 이민자들은 다소 무례하고 심지어 폭력적이거나 공공의식이 결여된 모습들을 종종 보이곤 하지만, 여전히 중년 이상 영국인들은 지난 시절 영국 신사로 대변되는 정통 영국인 특유의 공손함과 예의를 중요시 여기는 것 같다.

 

어쨌든, 새삼 내가 영국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고, 그것에 참 감사하면서 다른 날보다도 유독 가벼운 퇴근길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곧 올해의 마지막 날인 12 31일이 다가오고, 늘 그랬던 것처럼 눈 부신 불꽃들이 템즈강변을 수놓으며 2014년 새해가 시작될 것이다.

 

30.jpg 

<사진출처: http://www.scmp.com/photos/recent/all/1117269>

 

나는 벌써 런던에서 9년 째 지내오면서도 정작 이 불꽃놀이를 실제로 관람한 적은 아직 없다.

 

한 번 기회가 있었는데 추운 날씨에 몇 시간 전부터 수 많은 인파를 뚫고 자리를 잡은 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그냥 발길을 돌려 집으로 와서 인터넷 생중계로 불꽃놀이를 관람했다.  

 

올해 역시 이 불꽃놀이를 직접 관람할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는 꼭 한 번은 그 자리에 있게 될 것 같다.

 

이미 여러 번 겪었음에도 해가 바뀌는 순간은 언제나 참 오묘한 것 같다. 나 자신의 한 없이 작음을 깨닫게 되고, 멈추지 않는 시간 앞에서 숙연해진다.

 

웃는 일 만큼이나 울 일도 참 많지만, 그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그래도 새해가 찾아옴에 기뻐할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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