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중 50%이상인 요우커,’한국 다시 오고 싶질 않아’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18~24일)을 맞이해 지난해 못지않은 ‘요우커(游客,중국 관광객)’ 특수로 그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마트 등 한국 유통업계에 숨통이 틔이고 있다.
특히, 이번 춘절에도 10만명이 넘는 요우커들이 서울의 명동과 강남 가로수길은 물론 제주도까지 점령해 ‘요우커 공화국’을 광불케 했다.
한국 관광업계의 VIP로 떠오른 요우커들은 2011년 222만명, 2012년 283만명, 2013년 432만명에 이어 2014년에는 612만 6865명으로 방한 외래객 1420만1516명의 43.2%를 차지해 2017년이면 1000만명 돌파도 무난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해 중국을 찾은 한국 관광객 수는 418만여명으로 최근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요우커 한 사람당 평균 지출액은 2272달러(약 230만원)로 전체 관광객 평균의 1.3배에 달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방한 요우커가 올해 유통·숙박·운수·문화예술 등 각 업종에 미칠 파급 효과는 23조2000억원(약 221억1000만달러)으로, 올해 우리나라 GDP (국내총생산) 예상치의 1.6%에 해당한다.
이번 춘절동안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중국인 고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7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개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강남을 찾는 요우커들이 늘어났다”며 “요우커 매출은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중심으로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내수경기 침체와 중국의 여유법 시행으로 단체 관광객이 줄어든 것을 감안해서라도 요우커 등 외국 관광객 특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쇼핑의 메카’ 로 꼽히는 홍콩·싱가포르·두바이의 경우 각종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돼있다”며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비자발급 규제까지 완화하면서 더 많은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같이 방한하는 요우커들이 급증하고 중국을 찾는 한국인들이 늘어나면서 한국과 중국의 항공사들간에도 승객 유치를 위한 치열한 공중전이 펼쳐지고 있다.
2월 현재 인천국제공항에 가장 많은 노선을 확보하고 있는 외국 항공사 ‘톱 3’는 모두 중국 항공사로 지난 해 중국남방항공이 155만여명, 중국동방항공은 126만여명, 중국국제항공은 107만여명의 여행객을 태웠고 같은기간 아시아나항공 317만여명, 대한항공 252만여명을 실어 날랐으나 중국 항공사들이 ‘저가’를 무기로 국내 항공사들을 급추격하는 등 양국 항공사 들간에 요우커 확보를 위한 치열한 공중전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받아들일 만한 국내 관광서비스는 ‘수준 이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무자격 가이드가 여행객에게 과도한 쇼핑을 요구하거나 왜곡된 역사를 설명하는 등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해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무자격 가이드(관광통역안내사)다. 한꺼번에 많은 유커들이 몰려드는 관광지인 서울·제주·부산 등지에서 활동하는 가이드 대부분은 무자격 중국동포(조선족)들이다.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어야 하는 이들에게 충실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기가 불가능한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관광일정보다는 쇼핑 등을 강요해 각종 수수료와 추가 요금을 챙기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한 요우커는 “부산에 다녀왔는데, 바다만 봤다. 한국은 볼거리가 많은 나라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대체적으로 가격도 비쌌고, 호객행위도 극심했다”면서 여행사가 짠 3박4일 관광 일정이 주로 쇼핑 위주였다고 불평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를 보면 유커의 한국관광 만족도는 최하위 수준이다. 거주국별 한국여행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평가에서 중국인 관광객은 4.11점(5점 만점)으로 주요 조사대상 16개 국가 중 14위를 기록했다. 앞으로 3년 내 관광목적으로 다시 방문하겠느냐는 조사에서도 3.95점으로 14위에 머물렀다.
한국 유로저널 김해솔 인턴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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