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최대 30여명의 의원들과 함께 탈당 초읽기에 들어 갔다는 관측이다.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혁신 전당대회’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이에 대한 비주류의 반발도 고조되면서,당 안팎에서는 이미 결별 수순이 시작됐다는 견해가 중론이다.
이에따라 새정치연합의 향배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호남발 신당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천정배·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신당’의 깃발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상당수 의원들이 동반 탈당해 명실상부한 신당을 창당한다는 시나리오다.
문 대표는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총선을 앞둔 시기에 서로 대결하고 분열하는 전대를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경쟁하는 전대로 갈 수밖에 없지 않냐, 전대에서 경쟁으로 끝을 내자는 제안이라면 저는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혁신전대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에게 혁신전대 재고 ‘최후통첩’이후 칩거에 들어간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문 대표가 ‘거부’입장 고수를 공개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안 전 대표의 최후결단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8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거부할 경우 "탈당 명분은 충분하다.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탈당이라는) 새로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면서 "탈당 의원들은 문희상, 원혜영, 김성곤 중진 등을 포함해 1차로 10명 전후, 2차·3차까지 하면 30명 이상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당 대표라는 자리는 야권통합을 이루고 총선 승리를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결국 분당되고 신당이 만들어지면 역대 최악의 대표가 될 것이다. (따라서 문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쉽게 거부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사퇴하지 않고 당무 거부 쪽으로 방향을 잡고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당직 사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고 당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7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 퇴임과 혁신 전당대회를 거부하면 안 전 대표가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안 대표가 요구한 내용 100%까진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조치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야권의 변화와 돌파구 마련을 위한 특단의 조치들이 신속하게 검토되고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단의 조치'에 대해선 "탈당이나 분당을 배제할 수 없다. 그대로 갈 순 없는 일 아닌가"라며 안 전 대표의 탈당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그것이 정말 당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결단"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거부한 다음 날인 지난 4일부터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던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에는 악마가 산다는 말이 있다. 우리 모두가 경계로 삼자고 했으나 끝내 악마를 막지 못한 것 같다”고 문재인 대표를 비판하며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주 최고위원은 7일 문 대표를 만나 임시전당대회 개최 등을 제안했지만, 문 대표로부터 거부 의사를 확인한 뒤 사퇴를 최종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도 8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문 대표가 혁신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당을 지나치게 독선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히고 문재인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당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마이웨이’로 고집했던 것은 지나치게 자폐적인 당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 의장은 문 대표가 사퇴 요구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그 점이 이해가 안 된다. ”며 “새정치연합이 (지도체제가) 너무 취약하고 분열적이라는 비판을 반대로 해석해 통합과 연대의 리더십이 아니라 좀 더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환상 이런 것들이 자꾸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가지 않나 싶다”고 진단했다.
한편, 문 대표는 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우리당이 더 혁신하고 더 단합하겠다. 당이 단합할 길을 내놓는다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화하겠다 " 강조하면서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우리당 공동 창업주이다"며 "탈당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문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퇴요구를 의식한 듯 "총선승리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이 바라는 인적혁신도 하겠다"며 "유능한 경제정당, 든든한 안보정당, 강력한 수권정당이 되겠다. 그리하여 희망을 다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일단 안 전 대표의 최후 통첩인 ‘혁신 전당대회’제안을 문 대표가 공식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안 전 대표는 탈당을 전후해 좀 더 당 내외의 동향을 파악하고 세규합에도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각에선 탈당인사가 최대 30명에 이를 것이라는 설도 나오는 반면, 호남을 중심으로 10명 안팎 수준에 그치고, 수도권 의원들의 움직임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이미 호남 의원들이 문 대표를 비롯한 친노 그룹이 주축인 당에서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며 정치적 상황이 갖춰지면 언제든 당을 떠날 준비가 돼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다만 호남 의원들이 탈당 결행을 주저하는 것은 당장 내년 총선이 코앞에 있는데다 신당의 구심력이 될 인물이 확정되지 않은 때문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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