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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 외면받는 문재인, 대권가도에 빨간 불 켜져

by eknews posted Apr 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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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 외면받는 문재인, 대권가도에 빨간 불 켜져

호남의 반문(反文)정서가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전격적으로 광주 방문에 이어 호남 방문을 반복해 호남의 반노(반 노무현)·반문(반 문재인) 정서를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문 전 대표로선 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전폭적으로 밀어주었고 야권의 정치적 성지나 다름없는 광주와 호남 민심을 얻지 않고서는 차기 대권 역시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주와 호남의 지역 민심은 야권분열의 책임과 잇따른 선거 패배에 따른 문 대표의 책임있는 사과가 선행되지 않았다면서 문 대표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호남의 심장인 광주 충장로에서 ‘광주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면서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가 이같은 불출마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반문 정서에 기반한 호남 민심의 이탈과 수도권의 야권분열에 따른 더민주의 총선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반전의 승부수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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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광주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오월영령 앞에 무릎을 꿇어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 광주 드림 전재>

하지만 광주와 호남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불출마 카드는 구체적인 의석수 등 기준이 모호하고, 총선을 닷새 앞둔 상황에서 자칫 정치적 이벤트로 비쳐질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특히, 여기에 배수진의 진을 친 '공갈 협박을 통한 겁박정치'라는 비난까지 제기되면서 문 전 대표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의 지지도로 보아 어차피 호남표심이 문 전대표에게서 떠난다면 문 전대표는 가장 큰 지지층의 붕괴로 설령 대선에 출마한들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에 이러한 겁박정치에도 호남민심은 시큰등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따라 야권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총선 이후 야권 진영이 문 전 대표를 대신할 대선 후보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야권의 성지이자 심장부인 광주를  기반으로 대권을 거머쥘 수 있었으나, 지난 2012년 대권주자이자 야권 차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 세력에 대한 반감 기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이번 총선에서 광주 유세를 끝까지 망설였다. 

광주 등 호남지역 후보들도 문 전 대표에게 ‘SOS’를 보낸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새누리당이 텃밭인 영남권에선 계파를 막론하고 ‘박근혜 마케팅’ ‘김무성 마케팅’을 펼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으로 선거공보물이나 홍보 영상에 문 전 대표가 등장하는 모습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문 전 대표 측이 지원을 해준다는 제안을 해도 국민의당 후보와 접전을 펼치고 있는데 문 전 대표가 오면 그나마 있던 표도 떨어질까 걱정스러워 거절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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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3총선 이후 야권의 정계개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당은 물론 각 야당들 역시 총선 이후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과 함께 대권 준비 모드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야권의 당·대권 주자들의 경우, 오는 총선 결과에 따라 이해득실과 향후 취할 스탠스가 분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더민주)과 국민의당은 그 결과에 따라 상호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왼쪽에서부터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 김종인 더민주당 비대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부겸 더민주당 전 의원, 손학규 더민주당 전 고문  

게다가  더민주 당적으로 광주 북구갑에 출사표를 던진 정준호 후보는 유세 기간 문 전 대표의 대선 출마 포기를 촉구하는 3보1배 행진을 했다. 정 후보는 “모든 선거에서 참패를 하고도 책임지는 모습 한번 보이지 않았다”며 문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웃지 못 할 해프닝들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정 후보자의 총선 전략 일환이라며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아무리 총선 승리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당의 전직 대표이자 유력 주자를 공격하면서까지 선거 운동을 해야 했는지 안타깝다”고 불쾌해하면서도 “그만큼 문 전 대표를 바라보는 광주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점에서 반성도 필요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앞선 4월 2일 문 전 대표의 수도권 유세에 대해 “그러고 다니니 호남 민심이 나빠진다.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던 총선 사령탑 김종인 비대위 대표도 공개적으로 4월 3일 문 전 대표 광주 방문과 관련해 “검토하는 것은 자유지만…. 광주 출마자들이 요청하면 갈 수 있겠지만 과연 요청할 사람이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자들이 ‘광주 반감 때문이냐’고 묻자 김 대표는 “광주 분위기를 봤으면 안 물어봐도 알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총선 후 정계개편을 준비 중인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도 문 전 대표를 겨냥해 “광주가 환영하지 않는 야권의 대권후보는 있어본 일도 없고, 있은 적도 없고, 있어봐야 정권교체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광주의 반 친노 기류는  참여 정부 시절 ‘호남 홀대론’이 불거졌고, 당시 정권 주류였던 친노 세력이 그 타깃이 됐던 것에다가, 특히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지역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최근 반감으로 반노가 아니라 반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상치 않은 수준에 이르렀다. 더민주 소속의 한 비노계 의원은 “PK 출신의 문 전 대표가 참여정부 시절 호남 역차별을 주도했다는 게 광주 정서다. 문 전 대표가 비서실장, 민정수석 등 요직을 거치며 호남 인사들을 중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국보위 출신의 김종인 대표에게 당까지 맡겨버리니 여론이 좋을 리가 있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우여곡절 끝에 DJ와 노무현이라는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해 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어느 정도 정치적 의식을 갖춘  호남의 5060세대는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높은 대표적 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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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표의 ‘자기정치’가 시작됐으며 총선 결과에 따라 문 전 대표와 충돌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차기 당권 도전을 묻는 질문에 부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정계 안팎에선 총선 이후 목표 의석수 확보를 전제로 한 김 대표의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종인 대표 스스로도 이미 문 전 대표를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인식하며  야심을 드러내고 있어 총선의 결과에 따라 대선까지 자기 길을 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예상과 달리 김 대표가 야망을 보이면서 선거 막판 문 전 대표가 호남을 방문하는 데에도 총선에서 손해를 볼지라도 더민주의 주인은 김종인이 아닌 문재인임을 명시하는 것이다.
만약 김 대표가 자신의 목표 이상, 또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낸다면 문 전 대표가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몰리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편,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가 50대 초반 때는 그런 꿈(지도자)을 갖고 준비도 많이 했다”면서 “지금은 시기가 지났기 때문에 (도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내 나이가) 일흔 여섯 살이다”면서 “나는 이미 나이가 한계를 지나버린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대권이 아니면 대선을 지원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킹메이커는 내가 안 할 거다”라면서 “내가 그런 욕심을 가졌으면 이 짓도 안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2012년 몰표를 줬지만 문 전 대표는 실패했고, 내년 대선에서도 문 전 대표로는 정권을 되찾아오기 힘들다는 시각이 증폭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문재인 필패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같은 호남의 표심의 문 전대표에 대한 흔들림으로 문 전 대표 측은 야권의 집토끼라고 할 수 있는 광주와 호남에서 외면받을 경우 향후 대권 행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어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친문을 제외한 야권의 거의 모든 계파가 사실상 ‘문재인 필패론’에 동의하면서, 벌써부터 비노 진영뿐 아니라 더민주 공천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몇몇 친노 인사들까지 동참해 문 전 대표를 대신할 차기 주자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총선 내내 가동된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더민주 대표와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 간 ‘핫라인’도 차기를 위한 논의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총선에서의 야권 연대는 실패했지만 총선 후 야권 지형 재편을 통해  대선 주자만큼은 정계개편 등을 통해 단일 후보를 내자는 것으로 이른바 ‘문재인 축출 시나리오’가 구상되고 있다는 설이 여의도 정가에 파다하다.

특히, 이를 위해 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대선에서 한번 패배했고 광주와 호남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문 전 대표를 빼고 대권 지도를 그리면서 문 전 대표가 고립무원에 빠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친노 핵심 세력들은 여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력 주자인 문 전대표를 안팎에서 흔들면서 어떻게 정권 교체가 가능하겠느냐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총선 후 ‘문재인 대체제’ 또는 ‘킹메이커’가 되기 위한 일환으로 야권 전략가로 통하는 김한길 의원이 문 전 대표가 데려온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함께 친정 세력을 구축하면서 거대한 정계개편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심지어 '김종인 대망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야권의 대망론과 함께 정권 교체를 위해 총선 후 자기 정치를 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는 비노진영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친노의 문 재인 전 대표 간 주도권 싸움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불거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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