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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 기자의  영화 리뷰>

샹탈 아케르만 Chantal Akerman, 프랑스 개봉 2016년 2월 24일


< 노 홈 무비 No home movie >
그녀들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어딘지 알 수 없는 황량한 모래 언덕 위에 녹색 나무 한 그루가 거센 바람에 흔들리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몇 분의 시간이 흐른 후 화면 저 멀리 분간이 어려운 작은 무엇인가가 언덕을 가로지른다. 시간은 흐르지만 몰아치는 거친 바람 소리는 멈추지 않고 쓰러질 듯한 나무의 흔들림은 서서히 고통으로 다가온다. 영원히 지속 될 것 같은 이 고정된 화면은 숨을 조여오는 듯하다. 그리고 다음 화면. 푸르름이 넘치는 화창한 어느 공원 벤치 앉은, 위통을 벗고 일광욕을 하는 남자의 뒤 모습.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고 우리는 브뤼셀의 한 아파트로, 아르케만 감독과 그녀의 어머니의 일상으로 들어간다.


2015년 10월 5일 65년의 생을 자살로 마감한 샹탈 아케르만의 마지막 영화 <노 홈 무비>의 시작이다. 아케르만의 아주 사적이고 정직한 영화 <노 홈 무비>는 브뤼셀의 한 아파트 실내에서 딸 샹탈과 어머니 나탈리아의 일상을 거칠게 담는다. 수 많은 영화에서 흔히 보아오던 탐미적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누군가 에게는 오히려 47년 동안 작업을 하고 영화사에 큰 의미를 남긴 감독의 작품일까라는 의문이 들게 할지도 모른다. 자동 포커스는 극단적인 명암을 만들어 내고 화면은 짤리기 일수다. 하지만 그녀들의 일상의 시간을 담은 <노 홈 무비>는 영화라는 것이 보여주기의 도구가 아니라 느끼게 만드는 예술이라고 말하고 있다. 두 모녀의 서로에 대한 애정과 삶의 행복과 고통이 피부에 고스란히 와 닿아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공감의 울림을 거부할 수 없게 만든다. 이 작품은 감독의 노령에 이른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하는 마지막 날들의 기록이며 감독자신의 삶의 마지막 시간에 대한 영화적 기록이 되었다.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가까스로 탈출해 벨기에로 이주한 감독의 어머니 나탈리아는 인종학살과 전쟁의 역사에 대한 생생한 증인이다. 하지만 나탈리아는 이 끔찍한 기억에 대해 증언을 하거나 회고하지 못한다. 그녀의 뼛속까지 사무친 공포는 이 기억에 대해 한 마디도 내뱉지 못하게 한다. 극심한 고통은 언어의 영역을 벗어난다. 아케르만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어머니 때문에 우는 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유태인 수용소의 기억은 어머니의 일상을 공포로 만들어버렸다. 그러하기에 이렇게 체화되고 각인된 기억은 유령처럼 아케르만의 삶을 맴돌며 영화작업의 화두가 되었다.
카메라는 세 번의 황량한 외부를 제외하고는 브뤼셀의 어머니 아파트 내부에 머물러있다. 아케르만 영화 배경의 공통분모라고 할 수 있는 부엌은 다시 한번 <노 홈 무비>에서 주인공과 같은 역할이다. 어머니와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마련하고 불어에 서툰 가사도우미에게 차마 어머니와 나누지 못한 유태인 이야기를 하는(마치 감독의 독백과도 같은) 공간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부엌이다. 일상의 물리적 공간이 시간과 역사의 공간과 조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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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의 (예상되지 않은) 마지막 시간 속에 서로의 애정을 나누는 엄마와 딸의 일상은 특별하지는 않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특별하다(‘죽음’만큼 특별한 것이 또 있을까?). 미국의 한 호텔에서 스카이프로 브뤼셀의 어머니와 영상통화를 하는 딸은 이 세상에 더 이상 거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두 모녀의 거리는 삶과 죽음의 시공간적 거리의 은유처럼 가깝고도 멀다. ‘나는 오클라마호에 있고 너는 브뤼셀에 있지만 우리 사이에는 더 이상의 거리가 없다.’ 부드럽고 따뜻한 사랑한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그래서 이들 사이에 이 말 이외에 또 다른 말이 필요 없을 것 같은, 쉽게 전화를 끊지 못하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들의 모습이 겹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가까움과 거리, 사라짐을 생의 본질로 승화시킨 <노 홈 무비 >는 아프면서도 정겹다. 


늘 규범을 거부하고 실험과 경계 허물기로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세계를 구축한 아케르만 감독은 다시 한번 <노 홈 무비>를 통해 아주 추상적인 인간의 감성과 삶을 가장 평범한 일상의 모습 속에서 우리 개인의 역사와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너무나 구체적이며 직접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노 홈 무비>는 감독이 카메라를 들고 가내수공업적 후반작업까지 마무리하는 ‘홈 무비’의 형식을 빌렸지만 제목처럼 ‘홈 무비’가 아니다.  

<사진 알로시네>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기자
 Eurojournal18@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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