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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x Gonzalez-Torres

by eknews posted Jul 0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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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x Gonzalez-Torres



Hauser & Wirth Gallery / 27 May - 30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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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user & Wirth 전시 전경]



쿠바 태생의 작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전시가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본 전시는 뉴욕의 앤드리아 로젠(Andrea Rosen)갤러리와 밀란의 마씨모 데 까를로(Massimo de Carlo), 그리고 런던의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에서 공동으로 주최하는 전시이다. 아티스트 줄리 얼트(Julie Ault)와 로니 혼(Rony Horn)는 전시를 3파트로 구성하였는데 유기적으로 구성된 각각의 파트가 뉴욕과 런던, 밀라노에서 동시에 소개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줄리 얼트는 곤잘레스 토레스와 함께 행동주의 예술가 그룹인 머티리얼의 멤버로 활동하던 동료작가로, 펠릭스 곤잘레스의 회고전을 통해 그들이 공유했던 예술관과 세계관을 소개하고 있다.


쿠바 태생인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1957-1996)는 쿠바와 스페인, 푸에르토리코에서 유년기를 보낸 후 1979년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이민자인 동시에 동성애자, 에이즈 보균자로서의 삶은 사회 주변부로부터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관심과 변화의 의지를 일깨워 주는 동시에 작품이 사회로부터 분리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한다. 작가는 억압받고 소외되던 상대적인 가치들이 복원되고 공존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부분들이 예술 작업을 통해 재조명 될 수 있기를 염원했다.


1990년 중반까지 미국 사회 내에 만연했던 에이즈 포비아(AIDS-phobia)는 작가로 하여금 에이즈 문제를 넘어 젠더와 인종 문제와 같은 정치적 주제에 몰두하도록 만드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는 공공영역에 대한 예술적 개입을 시도하였던 그룹 머티리얼(Group Material)의 활동 연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작가는 미니멀리즘(Minimalism), 개념미술(Conceptual Art), 공공미술(Public Art)과 같은 다양한 예술 양식을 작품에 차용하였다. 포장된 캔디, 전구, 종이, 사진 등과 같이 대량생산이 가능한 산업 생산품과 소비재를 작업의 소재로 끌어들임으로써 소비되는 동시에 채워질 수 있는 순환구조를 구축해 내었다. 이와 같은 열린 구조의 바탕 위에는 자본과 권력의 굴레 안에 존속되어 있던 제도권 미술에 대한 작가의 비판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나아가 작가는 이민자, 성적 소수자, 에이즈 감염자와 같이 사회에서 차별 받고 억압 받는 존재들을 예술의 주체로 끌어들임으로써 그릇된 의식과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예술 양식을 통해 변화시키고자 하였다.



디아스포라 (Diaspora)



오늘날 해외로의 이주와 여행이 과거 보다 비교적 자유로워지며 학계의 커다란 이슈 중 하나로 유목, 유랑이 대두하였다. 이는 세계사의 다양한 이유로, 국가와 국가의 경계에 있는 디아스포라의 문제 역시 제기되고 있다. 오늘날 디아스포라란 이주를 통하여 국가와 국가의 경계에서 제 3의 정체성을 지닌 사람, 혹은 집단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디아스포라에 서있는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기존에 체득했던 삶의 형식과 이주국에서 마주한 또 다른 삶의 형식의 대치를 경험한다. 이들은 대치하는 부분에서 끊임없는 문화적 형식들의 충돌을 통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내기에 이른다. 따라서 이들은 다양한 나라의 경계에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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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C-print, 1991년]



쿠바에서도 매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1971년 스페인의 고아원으로 보내졌던 곤잘레스 토레스는 그 후 푸에르토리코의 친척집으로 또 다시 옮겨져 그 곳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는 결국 미국으로 건너가 표면적으로는 주류 세계로 진입했지만, 가난한 제 3세계 이민자였던 그는 주변부 인물 중에서도 가장 주변부적인 인물이었던 셈이다. 그가 활동하던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관통하며 미국 사회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데, 핵무기의 대량 학살 위협, 종교적 우파의 공격, 인권과 여권의 향상에 대한 반발, 사회 복지 분야의 예산 삭감 등이 중요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민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이민자들의 권리 보호와 평등권 보장 역시 중요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배경에 힘입어 일부 미술가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 문제에 개입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정체성을 예술을 통해 드러내려는 행동주의 미술이 붐을 이루게 된다. 그 중 하나가 제도화된 문화적 삶에 대한 정치적인 논의로 시작된 예술가 그룹 머티리얼이다. 이 그룹의 일원으로써 그룹 머티리얼이 가지고 있었던 사회의식과 주변화 된 타자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던 곤잘레스-토레스는 본인의 사적인 영역을 공론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사회적 편견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작품에 담을 수 있었다.



동성애코드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에이즈포비아(AIDS-phobia: 에이즈 공포증), 호모포비아(Homo-phobia: 동성애 혐오증)와 같이 소수자들이 당면해온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나타난다. 동성애코드는 곤잘레스-토레스의 작품 안에서 'Double'의 개념으로 구체화된다. 동성애를 암시하는 'Double', '두 배' 개념은 작품이 가지는 기본 단위로서 작품 안에서 동성애적 코드를 읽어내는데 중요한 해석의 키를 제공한다.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커플의 이야기, 즉 일종의 동거(cohabitation) 이야기를 한다. 만남과 결합을 상징하는 모든 '짝들'(paires), 타인의 이해를 말하는 '초상화들', 행복한 순간을 장식하는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공동생활을 의미하는 '전구와 여행 삽화들'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의 동거와 긴밀한 관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도상화시켰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동성-감각에만 기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 일화를 바탕으로 하는 곤잘레스-토레스의 작업에는 만남과 이별, 고통과 환희, 기쁨과 슬픔이 혼재되어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결합,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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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Portrait of Ross in L.A.)

1991, multicolored can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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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billboard of an empty bed)

1991, printed billboard]



수성이 항상적인 것, 권력을 장악한 것, 척도의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서 백인, 남자, 어른, 이성애자, 본토박이, 건강인, 지성인을 가리킨다면, 곤잘레스-토레스는 유색인, 여성, 어린이, 동성애자, 이주민, 환자 등 중심으로부터 배제되어있는 소수자들의 모습에 집중한다. 작품은 바로 이러한 주체들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이들을 소수자로 정의하는 기준과 척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이러한 표현은 다른 방향으로 삶을 생성해 나가는 소수자들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낼 뿐 아니라 우리 의식을 지배하고 있던 이분법적인 가치 체계에 대해 각성하도록 만든다. 



오지혜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이화여대 미술학부 졸업

- 이화여대대학원 조형예술학 전공 

- 큐레이터, 아트 컨설턴트, 미술기자,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

- 이메일 iamjeehy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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