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혜 예술칼럼

팔라조의 새로운 주인이 되다

by 편집부 posted Nov 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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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조의 새로운 주인이 되다

봄이 되면 베니스 팔라조 미술관 옥상에서 나체 일광욕을 즐겼다던 그녀,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 1898-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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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ggy Guggenheim on the terrace of her palazzo, overlooking the Grand Canal, 1953

큰 키와 마른 체형의 페기는 붉은 헤나 염색을 했으며, 검은 눈화장으로 눈은 아주 크게 보이게 했다. 그녀는 아주 눈에 띄는 여성임에 틀림없었지만, 유전적으로 크고 살집있는 코때문에 늘 외모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잦은 코 성형수술로 결국 그녀의 코는 더욱 주먹코가 되어버렸다.   
 Peggy Guggenheim, 1953.jpg
Peggy Guggenheim, 1953

그래서 그녀는 주로 가면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고, 그것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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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타락적 분위기로 광을 낸 유리와 대리석, 금으로 인테리어된 팔라조에서 새벽 2시까지 열린 환상적인 파티에 페기는 한 여자손님을 초대했다. 그 손님은 어깨에는 마코 앵무새를 앉힌 채 다이아몬드의 알록달록한 드레스를 입고 원숭이와 함께 나타났다. 특이한 이 여성 손님은 바로 루이자였다. 
사실 페기는 베니스 팔라조를 처음 차지한 여인이 아니다. 18세기 중반 건축가 로렌초 보스체티가 설계한 이 집을 1946년 페기가 매입하기 전 40년 앞서서, 그 곳에서는 이미 후작 루이자가 살고 있었다. 
그녀와 페기는 둘다 그들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 베니스로 건너왔고, 그 곳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Palazzo Venier dei Leoni.jpg
Palazzo Venier dei Leoni

1910년, 루이자가 처음 팔라조를 보았을 때, 그곳은 담쟁이로 뒤덮혀진 채 지붕에는 구멍이 나 있었다. 심지어 이웃들이 그곳을 무너뜨려달라고 오래 전에 탄원을 한 상태였다. 그러나 루이자에게 그곳은 고딕적 로맨스 분위기를 지닌 베니스에서 그녀가 살기에 최고의 이상적인 장소로 보였다.  
당시 29살이었던 루이자는 엄청난 돈의 상속녀였다. 그리고 유명한 귀족과 결혼을 해서 이미 이탈리아에서는 최고의 명사로 알려져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작가이자 예술 애호가였던 가브리엘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예술을 만드듯이, 한 사람은 한 가지 삶만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그의 말을 따르기 위해서, 그녀는 결국 이혼을 하고 예술에 그녀의 인생을 올인하게 되었다. 
그러나 루이자는 그녀 자신이 예술 작품을 직접 만드는데는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예술가들이 그녀를 예술로 창조해내 주기를 바랬다. 
 Luisa Casati, 1928 by Man Ray.jpg
Luisa Casati, 1928 by Man Ray

그래서 그녀는 호화로운 갤러리를 위탁 운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화상만 전시했지만, 1914년 비엔날레 전시에 참여를 하는 등 점차적으로 페기 구겐하임보다는 광대한 그러나 아주 나르시스적인 작품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전쟁 이후 그녀의 켈렉션은 좀 더 아방가르드적이 되었다. 피카소에게 영감을 얻어 전기선과 전구로 만들어진 입체적 큐비스트 드레스를 입어 심지어 감전을 당하는 등 그녀의 파격적 예술행보는 계속되었다.  
이렇게 스스로를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게 함으로써 그녀는 그 속에서 마치 자신만의 은둔처를 찾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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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esa Luisa Casatiand

그녀의 이런 무도한 허영심과 강렬한 강박 관념으로 1924년 그녀는 팔라조의 소유권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결국 그녀는 1931년 파산선고를 받았다. 이렇게 루이자는 팔라조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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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esa Luisa Casatiand

1948년 여름, 긴 전쟁후, 국제 평화를 기념하면서 이탈리아 무솔리니 지배하에 억압받았던 예술가들의 쇼케이스와 함께 베니스 비엔날레가 다시 시작되었다. 당시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다름아닌 미국의 상속녀 페기 구겐하임의 놀랍고 현대적인 컬렉션 전시였다. 
 Peggy Guggenheim with her collection in the Greek pavilion at the Venice Biennale, 1948.jpg
PEGGY GUGGENHEIM WITH HER COLLECTION IN THE GREEK PAVILION AT THE VENICE BIENNALE, 1948

페기는 비엔날레의 스타가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녀는 자신의 두마리 개와 함께 그녀의 컬렉션을 보기 위해 모여든 군중들을 보기 위해서 매일 전시장에 나갔다. 
이것은 그녀가 이미 베니스를 그녀의 영원한 집으로 삼기로 결심한 뒤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 여름의 승리는 그녀에게 베니스에서의 그녀의 성공에 대한 확신을 안겨 주었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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