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혜 예술칼럼

욕망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동력이다

by 편집부 posted Sep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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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178 - 욕망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동력이다


4. 오이디푸스 현상

상징계란 자신과 자신의 이미지, 자신과 어머니, 혹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동일시하는 상상계적인 병합 관계에 경계를 그어서 둘을 나누는 중개자이다. 그러므로 상상계가 동일성의 체계라면 상징계는 차이의 체계이다.

이 상징계는 사회문화적 상징인 오이디푸스 현상과 언어구조를 포함한다. 오이디푸스 현상과 언어에 의해 어린 아이는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개별적인 존재가 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율성을 지닌 주체가 된다.

오이디푸스 현상과 언어는 아이가 자신에게 존재하고 있다고 믿는 정체성을 분열시키고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표인 남근을 상징적으로 거세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오이디푸스 단계는 주체가 상징, 문화, 그리고 문명체계에 들어가기 위해서 개별성을 지닌 주체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 단계를 거치면서 주체는 분열, 혹은 분리를 겪게 된다. 그 이유는 주체가 상징적인 거세를 당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표인 남근과 동일시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결여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법에 접하게 되면 아이는 남근으로 존재하기를 포기한다.

남근이었다가 남근이기를 포기한다는 의미에서 이것은 일종의 상징적 거세이다. 이 상징적 거세를 통해 주체에게는 메울 수 없는 결여라는 것이 발생한다. , 이렇게 주체가 되었다는 것은 결국 거울단계에서 아이가 가정했던 정체성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남근이라는 기표를 라깡은 기표의 자율성과 연관시켜 설명했다. 그는 남근은 기표의 자율성을 최대한으로 보여주는 기표 즉, ‘기표 중의 기표’ 또는 ‘중심 기표’라고 말했다. 그는 기의로부터 완전히 독립해서 기의를 갖지 않고 존재하는 순수기표로서 남근을 제시한다.

남근이 기의를 갖지 않고 순수기표로 존재한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사물이나 신체기관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적인 정체성을 나타낸다는 의미이다.

정체성이란 주체가 거울단계에서 상상계적인 동일시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다고 가정하는 환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근은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표인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정체성을 나타낸다는 의미에서 부재나 결여를 나타내는 기표가 된다.


고갱,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1897.jpg

고갱,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1897



고갱이 자신의 생애를 통틀어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 작품처럼,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그 정체성을 찾아 긴 여정의 삶을 산다.

처음에 어린 아이는 어머니의 모든 것이 되고 싶어 한다. 그는 어머니가 원하는 것 즉, 어머니에게 결여된 것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남근이 되고자 한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이의 이런 관계 속에 아버지가 개입한다.

아버지의 은유에 접하게 된 아이에게 이제는 아버지가 동일시의 대상이 된다. 아이는 어머니에게 결여되어 있는 남근이 되려는 욕망 즉, 어머니와 결합하고 싶은 욕망을 억압하고 아버지를 자신의 이상형으로 받아들인다.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되고자 하는 소원이 어머니와 결합하고 싶은 욕망을 대체한다. 자신이 원하던 남근을 아버지가 가지고 있으며 아버지만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관계 속에서 남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가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제 남근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아이의 욕망 즉, 어머니와 결합하고 싶은 욕망은 억압되어 무의식 속의 기표가 된다. 아이의 욕망을 나타내는 기표로서의 남근은 요구의 형태로서 한 기표에서 다른 기표로 전치되어 나타난다. 기표로서의 남근에 의해 주체의 욕망이 조절된다.

그러나 남근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에만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다. , 남근이 어떤 대상이 되어 그 모습을 드러내면 남근은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표가 아니라 주체의 결여를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게 된다. 그러므로,  바로 남근은 기의를 갖지 않는 순수기표로 존재해야 한다.

5. 욕망이론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1-1981)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 고등사범학교에서 처음에는 철학을 배웠으나 후에 의학·정신병리학을 배웠고, 1932 학위를 취득한 평생을 정신과의사 정신분석학자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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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라깡



푸코 등과 함께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그는 말년까지 무려 4백만 명이 넘는 환자를 상담하고, 언어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분석하는 이론을 정립하여프로이트의 계승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캉은 "욕망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동력이다. 얻으려는 욕망은 그것을 손에 넣은 순간 저만큼 물러난다. 처음에는 대상이 실재(實在)처럼 보였지만, 대상을 얻는 순간 허상이 되기 때문에 욕망은 남고 인간은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실패해도 좌절 속에서 다시 일어선다. 마치 사막을 걷는 나그네가 오아시스를 보고 지친 발걸음을 옮겼지만, 그 오아시스가 저만큼 물러나 다시 그에게 손짓을 해도 계속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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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인간의 꿈도 이 오아시스와 같이 신기루처럼 단지 허망한 것일까? 그러나 허망할지라도 오아시스를 보지 않으면, 얻으려는 대상이 없으면 우리는 살지 못한다. 꿈이 없으면, 목적이 없으면, 얻으려는 대상이 없으면 우리는 살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것만 얻으면 모든 욕망이 없어질까? 그런데 그것을 쥐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욕망의 대상은 저만큼 물러나 버린다. 학문, , 권력, 섹스의 추구도 마찬가지다. 대상은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욕망은 오히려 조금씩 더 상승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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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쉴레, 포옹, The Embrace, 1917


그녀는 나의 잃어버린 반쪽이라 생각하고, 그녀를 욕망했다. 그러나 막상 그녀를 얻고 난 후에도 욕망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렇다면 그녀는, 반쪽이라 여겼지만 그렇지 않은, 그것을 넘어서는 허상인 것이다.

, 실재처럼 보였지만 베일을 걷었을 때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대상이 허상이기에 욕망은 남고 욕망이 있는 한 인간은 살아간다. 그러니까, 욕망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동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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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오키프, 검은 붓꽃, 1926


라깡은 인간의 본능과 같은 식욕이나 성욕처럼 가장 일차적인 충동인 욕구(Need)와 이것을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서 찾을려고 하는 요구(Demand) 사이에 생긴 간극인 욕망(Desire)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죽음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이런 욕망의 단계를 욕망의 대상을 실재라고 믿는 과정인 '상상계', 욕망의 대상을 얻는 순간인 '상징계', 욕망이 허상이기에 다음 대상을 찾아 나서는 단계인 '실재계' 구분했다.  

라깡은 또한 인간의 욕망이 말을 통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해진다 것이다. 말이란 속에 억눌린 인간의 내면세계를 해부한다고 하여 정신분석학계는 물론 언어학계에 바람을 일으켰다.

그는 이것을 환자를 치료하는 수단으로만 그치게 하지 않고 철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래서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는 라깡을프랑스 인텔리겐치아의 마지막 거장이라고까지 극찬을 했다

허상을 실재라고 믿기에 그것을 얻으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때, 특히 남을 조정하고 제도를 만들어 자신의 욕망을 대의명분 속에 숨기려들 때, 우리의 욕망은 권력자의 눈길처럼 음험해지고 흉악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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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제왕3, 왕의귀환의 한 장면


라깡은 실존적 자아와 현상학적 자아를 전복하기 위해 자아를 해체했다. 자아가 근본적으로 오인의 구조에서 출발한다는 것, 바라봄은 보여짐에 의해 분열된다는 것을 모르는 독선적인 주체, 타자를 인정치 않는 고립된 주체는 심한 경우 히틀러처럼 역사를 광기로 몰아넣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라캉은 주체를 결핍으로 보고 욕망을 환유로 본다. 그것은 주체를 대상에 대한 왜곡된 집착에서 벗어나게 할 뿐 아니라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오인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타자의식' 을 갖게 한다. 그리고 이 타자의식이 그의 이론이 문학, 정치, 사회, 여성이론으로 확장되는 근거이기도 하다.

인간은 대상이 허상임을 알 때 그것을 향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신의 시선 속에 타인을 억압하는 욕망의 시선이 깃들어 있음을 깨달을 때 좀더 쉽게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라고 라깡은 말했다. 이것이 바로 라깡의 욕망이론이 지닌 미덕이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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