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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한인 자선 카페 “아모카”

by 편집부 posted Dec 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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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향기를 타고 퍼져나가는 선한 영향력
독일 한인 자선 카페 “아모카”


일찍 해가 저문 겨울 저녁 날, 뮌헨의 한 가정집에서 백은경, 신민경 씨를 만났다. 문이 열리자마자 새어 나오는 케이크 굽는 냄새가 따뜻하게 코끝에 와 닿는다. 

백 씨와 신 씨는 올해로 벌써 4년째 매년 12월 케이크를 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하는 자선 카페 ‘아모카’를 운영 중이다. 아모카는 독일어로 ‘한 달 카페’를 의미하는 ‘아인 모나츠 카페 (Ein Monats Cafe)’의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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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카는 주문하는 사람의 요청과 사연을 담은 1:1 맞춤 케이크를 제작해 판매하고 수익금을 여러 단체에 기부한다. 행사 기간은 조금씩 달랐지만 매년 2,000유로-3,000유로 정도의 수익금이 난민 청소년,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아프리카 어린이, 베이비 박스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단체에 전달됐다. 올해는 뮌헨 대학병원의 소아암 환우들을 위해 수익금을 기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모든 가게가 영업을 중단한 올해는 아모카도 홈 오피스에 돌입했다. SNS로 주문을 받아 신 씨의 집에서 케이크를 제작하고 있다.

4년이나 이어진 자선 카페의 시작은 지극히 평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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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 철 장사를 끝내고 겨울에는 긴 휴식에 들어가는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가게를 지나다, 문득 저 공간에서 ‘무언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무작정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을 찾아가 기부 행사 의사를 밝히고 가게 대여를 문의했다. 생면부지 동양 여자 두 명의 당찬 제안을 사장님 부부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폭적인 지원을 보냈다. 임대료도 받지 않고, 모든 집기를 무상으로 사용하게 해주었다. 또한 고장난 집기까지 수리하여 아모카에게 가게를 내어줬다.

카페에서 일해 본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한 달 동안 카페를 운영한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겨울 카페를 준비하며 찬 음료만 잔뜩 준비하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의욕이 앞서 주문을 과하게 받아 밤을 새워 케이크를 제작해야 하기도 했다. 매년 지속해서 운영하기에 시간적, 체력적 한계에 부딪혀 주저하고 있을 때, 이탈리아 사장님 부부와 많은 지인이 힘을 보탰다. 가게 운영에 관한 조언은 물론 화장실 청소, 점심 배달까지 각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분담하며 모두가 함께 카페를 운영했다. 선한 마음이 맞닿아 큰 힘을 지니고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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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카 카페를 운영하며 느낀 점을 묻자 신 씨는 “기왕이면 내가 살고 있고, 속해 있는 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라며 “스스로도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느끼는 외로움과 소외감을 이 일을 통해 위로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끼니를 거르고 자선 카페를 운영하는 두 사람을 위해 점심을 준비해주고 아침마다 커피를 배달해주며 응원해주던 이들을 꼽았다. 도움을 건네는 사람이지만 받은 도움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것이 마음을 움직이는 큰 힘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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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아모카 행사를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언제든 와서 함께 힘을 보탤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싶다”며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형태는 달라질 수도 있지만, 앞으로도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며, 내년부터는 지역 내 각 단체와 협력해서 케이크 구매자가 원하는 단체에 직접적으로 기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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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에게서 전해지는 선한 향기는 갓 구운 케이크 향보다 달콤했다. 


유로저널 여명진 기자
eurojournal08@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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