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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의 음악일기
2021.01.20 02:42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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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 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조병화 <겨울>


<사진 1>

세월 위로 바람이 불고, 지나가는 바람은 세월위에 노래를 쌓고,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그렇게 겨울이다. 모든 것이 생명을 다 한 듯한 마른 나뭇가지 위에 눈이 내리고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시간을 가로질러 피어난 이 겨울 풍경은 수많은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남겼다.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Antonio Vivaldi ‘L’inverno’ from <Le quattro stagioni>
Violin Concerto in f-miner, op.8 RV 297
 
가톨릭 사제이자 이탈리아 작곡가인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는 1725년에 작곡된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화성과 창의의 시도> (Il cimento dell’armonia e dell’inventione) 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12곡 중 첫 네 곡으로, 후에 사계절을 묘사한 이 네 곡만 분리해 ‘사계’로 불리게 되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 3악장씩으로 구성되어 있고, 비발디가 직접 썼을 것이라 추정되는 짧은 시 소네트가 곡마다 쓰여 있다.


제1악장. Allegro non molto
  얼어붙을 듯 차가운 겨울. 눈보라가 몰아치고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른다. 이가 딱딱 부딪칠 정도로 추위가 극심하다.

제2악장. Largo
  밖에는 차가운 비가 내리지만 집안 난롯가는 아늑하고 따뜻하다.

제3악장. Allegro
  꽁꽁 언 얼음 위를 조심스레 걸어간다. 미끄러지고 다시 일어난다. 얼음은 깨지고 겨울 바람이 마구 휘몰아친다. 이것이 겨울이다. 하지만 이 겨울은 또 기쁨을 실어다 준다.


<사진 2> <사진 3>
(좌 = 안토니오 비발디, 우= <화성과 창의의 시도> 표지)


<사계>의 ‘겨울’ 1악장은 현악기들이 긴장감 속에 일정하게 동일한 음을 반복해 연주하며 시작한다. 이내 몸이 덜덜 떨려오듯 장식음들을 연주하며 차가운 바람이 몰아친다. 

2악장은 비발디의 곡 중 가장 사랑받는 느린 악장 중 하나이다. 1악장과 대비되게 굉장히 느리고 편안한 선율은 연주하며 집안의 평화롭고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름다운 선율 아래 연주되는 짧은 피치카토 음들은 장작불이 타오르는 난롯가 옆 창가에 똑똑 떨어지는 빗물처럼 귓가에 부딪힌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 위를 걷는 듯 조심스레 시작된 3악장은 이내 몰아치는 겨울바람에 휩쌓이 듯 수많은 음표가 휘몰아친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겨울 만의 행복을 찾아가듯 비발디의 겨울은 무겁지 않게 차가운 풍경을 그려낸다.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의 <사계> 중 ‘겨울’
Franz Joseph Haydn <Die Jahreszeiten>

<사진 4>
(프란츠 한프슈텐글, 1907, <하이든 사중주>, 오스트리아 빈 박물관)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처럼 사계절을 노래한 작곡가들이 많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곡 ‘사계’, 피아졸라의 ‘사계’, 그리고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사계>.
하이든의 <사계>는 총 39곡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4부로 나뉘어있다. 영국 시인 제임스 톰슨의 시 ‘사계’ 독일어 버전을 대본으로 했다. 

계절이 변하며 자연의 풍경도 바뀌고, 일상의 모습도 자연스레 변한다. 하이든의 <사계>에는 계절에 따라 변하는 농부들의 삶, 젊은 농부의 사랑,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다. 

인간의 일대기 역시 사계절에 대비 시켜, 춥고 두려운 겨울을 지나 따스한 봄에 이르는 그 길을 음악으로 그렸다. 역경과 고난 속에서 성실히 일상을 살고 그 안에서 보호와 축복을 누리는 인생이 하이든이 그려낸 사계절인 것이다.

천사, 예언자 등이 등장하는 일반적인 오라토리오와는 달리 농부 시몬, 시골 청년 루카스, 그리고 시골 아가씨 한네가 주인공이다. 한바탕 축제가 한창 이던 가을이 지나가고, 하이든의 <사계> 중 겨울은 안개가 잔뜩 낀 겨울 공기를 묘사하며 시작한다. 

‘햇빛이 줄어들고 생기가 약해지니 따스함도, 즐거움도 사라져 버린 겨울. 순식간에 지나가는 음산한 낮과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지는 어두움 밤’. 주인공 한네는 그렇게 겨울을 노래한다. 시몬은 ‘그대의 짧은 봄은 이내 시들고, 여름의 힘은 금세 바닥난다. 

일찍 찾아온 가을은 늙은이를 주름지게 하고, 벌써 회색 빛 겨울이 다가와 무덤자리를 보여주는 구나.’라며 한탄하지만 이내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어도 덕행은 홀로 남으니,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고귀한 뜻을 이룰 때 까지 영원히 변치 않고 우리를 인도한다.’며 하느님을 향한 믿음을 보인다.

‘힘겹고 괴로운 날, 인생의 겨울 폭풍은 지나가 버렸다.’ 라는 가사와 함께 역경과 고난 속에서 누린 보호와 축복에 감사하며 하이든의 <사계>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사진 5>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지고
저 바람에 실려 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 피어있네
모든 순간에 이유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김태원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계절이 지나갈 때면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세상이 아무리 요동치고, 혼란스러워도 계절은 무심한 듯 섬세하게 다가와 제 온도와 시간을 그려내고 지나간다. 

김태원의 곡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가사처럼 모든 순간에 이유가 있었으니 세상이 나를 흔들지라도 초라해지지도 아파하지도 않고 잠잠히 또 한 계절을 살아간다. 이렇게 떠나보낸 계절은 또다시 지나간 시간처럼 아름답게 다가올 테니 그저 하루를 살아가고, 순간을 살아낸다.   

겨울, 이 눈부신 계절과 시간,
아름답게 다가와 머물다 가기를... 

음악 칼럼니스트 여명진 크리스티나
mchristinay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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