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본지(제557호)를 통해 보도한 바와 같이 지난 주11일과 12일 양일간 우리나라 국립오페라단이 사상 처음으로 음악의 고장 독일에서 역사적인 첫 무대를 올렸다. 이번에 올린 작품은 「결혼」, 우리에게 「시집가는 날」로 잘 알려진 오영진의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이상우가 대본을 쓰고 여기에 임준희가 새 음악으로 옷을 입힌 창작극으로 소개된 바 있다.
이번 결혼(독일어 제목: Der Hochzeitstag) 공연은 작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기간 중 베세토오페라단의 춘향전에 이어 두 번째로 상연되는 한국 오페라. 무엇보다도 국립오페라단이라는 데서 동포는 물론 외국인들도 기대가 컸다고 한다.
그리고 기대한 만큼 관객도 여는 때와 달리 호응이 커서 첫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첫날 공연은 거의 빈자리가 거의 없을 만큼 대성황을 이루었다고 극장 관계자가 전한다.
극장측은 공연에 앞서 9일 오페라하우스 프레스홀에서 본지를 비롯하여 국내외 언론을 초청, 합동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장에는 극장장 베른트 퓔레씨를 비롯하여 정은숙 예술감독, 김다양 이엠아대표, 정치용 지휘자 그리고 남여 주인공이 각각 참석하였다.
이 자리에서 퓔레극장장은 「결혼」 공연유치와 관련하여 2005년에 서울의 예술의 전당을 방문해서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하는 베버의 「마탄의 사수」를 관람한 적이 있다며 한국의 오페라극장의 규모나 수준 그리고 기술적인 면은 물론 음악, 예술성 등 어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뛰어났다고 한국 오페라의 수준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정은숙 예술감독(Generaldirektorin)은 모두발언에서 「결혼」은 한국의 전통을 소재로 유럽과 한국의 음악이 만나는 자리이며 이러한 기회를 프랑크푸르트극장에서 갖게 되어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오페라 초연을 계기로 독일인들이 한국의 오페라와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은숙감독은 이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이번에 독일에서 첫 공연을 가지게 된 것은 여러 가지 계획 중에 프랑크푸르트극장에서 가장 먼저 초청해왔기 때문이라고 독일 프레미레 경위를 설명했다.
또 정감독은 「결혼」의 특징은 무엇보다 한국 전통의 오방색과 의상 같은 사실적인 한국의 모습과 전체적으로 구상된 한국의 상징성이 어울어진 작품이라면서 오페라에서의 상징적 처리는 최근 동서양을 막론하고 하나의 시대적 조류라고 덧붙혔다.
그리고 이번 공연단 구성과 관련하여 오케스트라는 모두 한국인으로 총 65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중 한국악기가 6개 참여했다고 밝혔다.
유럽에 오페라단이 초청될 경우 주로 연출자와 지휘자만 초청되는 것이 관례지만 이번 결혼공연은 특별히 모든 스탭이 한국인으로 구성되었다.
이처럼 연출과 지휘는 물론이고 오케스트라, 소품, 디자인, 가수 모두 한국인으로 구성되기는 처음 있는 일. 그러니 만큼 한국 오페라의 격조와 수준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정은숙감독이 의도한 바대로 한국 오페라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 공연이었다.
「결혼」은 금년 10월 국내시즌을 맞아 서울에서 상연한 뒤 내년에는 일본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글/사진: 프랑크푸르트 및 남부지역
독일유로저널 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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