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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노의 설움’이라는 기사를 읽고

by 유로저널 posted Feb 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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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독자기고


‘코피노의 설움’이라는 기사를 읽고


내가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을 걱정하며 잠을 못이룬다는 것은 아마도 내가 아직은 살아 있다는 것

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요?

나는 몇일 전에 읽게된 신문 사설에 쓰인, 한인 유학생 아빠에 버림받은 ‘코피노의 설움’ 이라는 내용을 읽고

내 가슴에 숨어있었던 것 같은 한국인으로서의 수치와 분노를 느꼈답니다.

나 역시 그때 당시 사회와 우리 엄마가 부끄러워했던 외국인과 결혼해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이지요.  

그때가 근 삼 십년이 되는 때이었으니 아마도, 그때의 한국의 경제는 오늘의 필리핀과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역사의 아픔을 통해 배운 것 하나없이 재 반복을 하고있는 것 같네요.

내가 알기로는 옛날 일제 시대때 치욕을 받은 언니들께서 아직도 그것을 잊지 못하고 일본 사람들의 사죄를

받기를 원한다는 말을 들었고, 멀지 않은 옛날, 미국 군인들과 관계를 가진 여인들은 ‘양년’이라는 모욕을 받으며

살았고 그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은 ‘튀기’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멸시를 받고 자랐지요.

그런 중에 내가 외국인하고 결혼해서 아프리카에가서 살겠다고 하니 우리 어머니는 ‘얘야, 한국 거지가 외국놈

보다 낫단다!’ 라 하시며 울고 불고 또 장독뒤 위에 올라가셔서  ‘아이고, 하나님이건 부처님이건, 우리딸 외국놈

하고 결혼하지 못하게 하여 주시요!’ 라고 손을 빌며 기도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그렇게 반대하는 사회분위기와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리면서 외국에 나와 아이들을 낳고 살면서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나 부끄럼이 없는 자랑스런 대한의 딸로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 남편과 아이들도 한국인인 엄마를 자랑스러워 하면서 말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수가 약 1만명이나 되는 한국인 2세  ‘코피노’ 아이들과 그들의 엄마들이 버림받고 무시당하며

살고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참으로 가슴이 아프기 그지 없답니다.

더욱이 그들을 버린 아빠들이 무식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 대부분이 외국어 공부하러 온 지식있고 돈있는

한국 유학생들이었다니 더욱더 안타깝습니다..

내가 지금 영국 국립 정신병원에서 일을 하면서 보아온 바로는, 대부분의 정신분열자나 다른 환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어렸을때 박해를 받거나 사랑을 못받아 갈등했었다는 것이지요.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물질적인 처방과 카운슬을 많이 주어도 그들이 어릴 적 받거나 못 받아서 멍이든 정신적

인  질환을 완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까지 하답니다.

몇 년의 세월이 지나도, 나이가 아주 많이 들어 할머니가 되어서도 옛날 일본 식민 시대의 아픈 모욕을 말씀하시

는 우리 언니와 누나와 어머니들처럼 말이지요. 그러니 처방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지요.

그 누구도 버림받은 삶을 받아서는 안되고, 부모가 어린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그들이 자랄 때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수 있게 해주는 것이지요.  

그런데 , 그런 사랑은 주지 못할지라도 자기 자녀로서 인정을 하고 멀리에서라도 그 아이가 자라고 성장하는 것

을 바라보며 뒷바침을 해도 부족할 것을, 아예 모른다고 눈감으며 귀중한 생명을 버리다니…

더욱이 높은 교육을 받고 공부하는 문화인들이…

진정한 문화인이란 그 개인이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문화인이지, 코피노 라는

이름의 자기 아이들을 남겨두고 책임은 커녕, 고국에 돌아와서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사는 사람들과 일제의

군인들과 또 콩고의 간음을 일삼는 무지식한 사람들과의 차이는 없을것 같아요.  

단지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 아픔과 증오심만을 심어준다는 것과 또 우리가 아무리 국위 선양이니 뭐니

한다할 지라도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름이 세계에 무도덕적인 나라 등으로 알려지게 하는 일 뿐이지요.

옛날 식민시대에 살지 않았던 우리 세대가 아직도 일본인에 대한 잠재적인 증오심이랄까 아니면 분노심을 갖고

있듯이 자기나라 여인들과 엄마들을 아프게하고 상쳐를주고도 모른 채하는 한국인에 대한 국가적, 민족적인

분노가 생길 것이 염려되기 때문에, 멀리서 살지만 조국을 사랑하기에, 또 우리 불쌍한 코피노들과 그 엄마들

생각에 밤새 뒤척이다 일어나 이 글을 씁니다.
                        
재영 한인 박경희 베톤      kbeatton@hotmail.com

< 참고: '코피노'라는 말은 필리핀에서 한국인 남성들과 필리핀 여성들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을 말함.

한국 언론에서는 이들 남성들이 대부분 영어 연수차 간 한국인 유학생들로 사귀던 필리핀 여학생이나 여성이

임신을 하거나 출산을 하면 한국으로 돌아와 모른 채하고 있어 국제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음,

유로저널 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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