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당선이 우리에게 남긴 것

by 한인신문 posted Nov 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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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상 그 어느 대통령 선거 보다도 가장 화제가 된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 이미 투표 전부터 오바마가 당선될 것이라는 강력한 추측이 있었음에도 역시 실제로 당선된 오바마 대통령을 바라보며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항상 변화, 개혁을 부르짖어도 결국 기득권자들의 나눠먹기로 끝나는 우리네 정치판과는 달리 미국은 이번 선거에서 진짜 변화, 진짜 개혁을 염원했던 비 기득권자들의 승리를 현실 속에서도 이루어 내면서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어메리칸 드림’과 미국의 정신을 보란 듯이 증명했다.

21세기 들어서 미국은 많이 병들어 있었다. 부시 정권 아래서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것은 빈부 격차의 심화, 여전한 인종 차별주의, 의료제도를 비롯한 사회 복지의 약화, 게다가 명분 없는 군사력 과시와 패권주의… 어느새 미국은 마치 공공의 적이라도 된 듯 전 세계의 미움을 사기 시작했고, 미국인들의 삶은 나날이 힘들어져 갔다.

이렇게 변해버린 미국과 또 그 미국을 둘러싼 세계 정세에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또 그 새로운 패러다임을 움직일 수 있는 말 그대로 새로운 리더가 필요했고, 이에 미국인들은 오바마를 선택한 것이다. 서민을 위한 감세, 부자들에게는 증세, 보호 무역주의, 전 국민 의료보험, 일자리 창출 장려, 미군 파병 반대 등 지난 세월 동안 부시 정권에 의해 기득권자들 중심으로 움직였던 미국을 바꾸겠다는 오바마의 비전이 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성 상 오바마 대통령의 탄생은 실질적인 변화보다는 상징적인 면이 더 클 수도 있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흑인이나 기타 유색인종의 삶이 갑자기 나아질 것도 아니고, 뿌리 깊은 인종 차별주의 역시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게다가 미국이라는 나라는 대통령 혼자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다. 여전히 오바마의 시대를 반기지 않는 기득권 세력들이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고, 오바마가 할 수 있는 일보다는 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한편, 우리로서는 과연 오바마 대통령 시대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 자신만을 위하는 ‘정치꾼’적인 성향이 강하고 지식과 지혜가 모두 부족했던 부시와는 달리, 오바마는 미국과 미국인들의 편에 선 ‘정치인’이며 지식과 지혜가 상당해 보인다. 이에 따라, 한미 관계, 대북 관계에 대해서 이전과는 다른 변화들이 예측된다.

오바마는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국민들의 실속에는 관심이 없는 부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이념을 갖고 있다. 특히, 금융 위기로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는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미국을 보호할 것이다. 한미 FTA와 관련해서도 실리주의를 추구하는 오바마의 성향을 유추해 볼 때, 이에 대한 수정이 가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당장 금융 위기 타개를 위해서는 세계와 손잡겠지만, 추후 미국의 국익을 우선하는 보호무역제를 시행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일 위원장과 일대 일로 협상도 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오바마가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관계 확립에 나설 경우, 자칫 우리로서는 북미 관계에서 소회될 가능성이 있다. 과연 이명박 정부가 대북 관계에 있어서 오바마와 어떤 합일점을 찾을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아직은 모든 분야게 걸쳐 부시 시절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 정부의 행보가 심히 우려가 된다.

무엇보다 미국마저 스스로 실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해 여전히 환상(?)을 버리지 못하는 듯한 우리 정부를 바라볼 때, 과연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각종 위기들이 극복되어질 것인지, 아니면 악화될 것인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기득권자의, 기득권자에 의한, 기득권자를 위한 정부라는 국민들의 불만과 절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그럼에도 어느 것 하나 비 기득권자로서는 바꿀 수 있는 게 전무한 대한민국에서 과연 우리는 그것이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든 아니면 상징으로만 남을 지언정, 언제쯤에나 진짜 변화, 진짜 개혁을 통해 비 기득권자들의 바램이 실현되는 역사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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