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쓸모 없는 학벌보다는 기술교육을 권장하는 시대

by 유로저널 posted Jun 1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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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도 쓸모 없는 학벌보다는 기술교육을 권장하는 시대



경기 침체로 중등교육을 마치고 사회로 곧장 진출하는 이들 및 심지어 대학 졸업자들의 구직난이 가중되면서 영국에서도 쓸모 없는 학벌보다는 기술교육을 통해 청년 실업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전히 한국과 비교했을 때 그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영국에서도 지난 수 년간에 걸쳐 대학 진학자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에 따라, 초중등 교육의 전반이 GCSE와 A레벨 결과에 맞추어져 왔고, 학교 역시 이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도 대졸자가 대량 양산되었으나, 다행히 경기가 좋았던 지난 2007년도 까지도 이들 대졸 구직자들을 수용할 일자리가 있었다. 이와 함께,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사회로 곧장 진출하는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서비스, 제조, 단순 노동직 일자리도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실직, 감원이 이어지면서 대졸 신입 구직자를 수용할 일자리가 급감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대졸자는 그 어느 때보다 증가했는데 이들을 수용할 일자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감소했으니 이들은 좋은 학벌을 가지고도 청년 백수 신세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대학 학위도 없이 사회에 진출한 이들은 더욱 암담하다. 이전까지는 이들을 수용했던 일자리들이 이제는 대거 이민 근로자들에게 주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연합(EU) 확장을 기점으로 영국에 유입된 동유럽 이민 근로자들은 낮은 임금에도 서비스, 제조, 단순 노동직 일자리를 대거 점유하고 있다.  

결국 그 동안 경기가 좋았던 시기에 대학 진학을 우선시 했던 영국의 교육 방향이 최근 경기 침체와 함께 대졸자, 비대졸자 상관없이 양산되고 있는 청년 실업을 목격하면서, 이에 대한 의식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에 공개된 옥스포드 대학에서 주도한 Nuffield Review 보고서는 지난 50년 간의 중등교육을 분석한 것으로, 현재 중등교육 과정에서 실제 체험을 통한 실용교육(learning by doing)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 보고서는 현재 10대 청소년들의 절반 가량은 빈약한 학업 결과를 갖고 졸업하는 것보다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교육에 더 적합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지만, 결국 모든 학생들이 다 대학에 진학할 것이 아닌 이상 대학 입학 외에 진로를 모색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이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무언가 무기가 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졸업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며, 이에 대한 의식 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청년백수를 일컫는 이른바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인 우려를 낳고 있다. NEET족은 대학 진학이 필요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대학 진학만을 강요하는 교육을 제공하여 이들을 무방비 상태로 사회에 떠민 결과물로 해석될 수 있다.  

사실, 이 문제는 비단 영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어쩌면 그보다 더 심한 상황이 바로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물론, 한국 역시 불필요한 대졸자 대량 양산이 잘못된 방향이라는 사실은 직시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전국민적인 인식의 전환이다.  

영국은 이와 같은 사태를 직시하여 기술교육을 강화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에 진학하는 것 외의 진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비록 지난 몇 년간 경기가 좋아서 대졸 인력이 대량으로 필요했고, 사회적인 분위기가 대학 진학을 권장하고 대학 학위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을지언정, 어느 누구도 대학을 가지 않는 진로에 대해 편견이나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역시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천편일률적인 대학 진학 우선의 교육이 개선되고, 비대졸자 인력이라도 좋은 기술을 지닌 이들을 적극 수용하는 산업계 전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결국 전국민적인 인식이다.

‘그래도 인정 받으려면 대학을 나와야 한다, 적어도 내 자식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있는 이상, 지금과 같은 불필요한 대졸자 양산, 고졸자들의 열악한 고용실태,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빚어내는 청년실업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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