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기준 국내 제조업 생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3%로 서비스업 54.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 -3.2%중 -2.7%p가 제조업 생산 침체로부터 직접 유발될 정도로 제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특히 한국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력 수출 산업들이 포함되어 있는 제조업의 향방이 다른 산업 경기는 물론 전체 경제의 방향성을 결정짓는다고 보아도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
현대경제원 분석에 따르면 전체 제조업 경기는 회복 국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공업이 빠르게 재고가 소진되면서 경공업보다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 산업이 제조업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비 ICT 제조업은 감소세를 지속중이다.
특히, 월별 생산의 경우 대기업이 6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중소기업은 7월에도 8.1%의 감소율을 기록하는 등 중소 제조기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제조업종별 경기 국면을 살펴보면, 화학, 전자부품, 반도체 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빠르게 경기 회복이 이루어지면서 경기회복을 선도하고 있다.
평판디스플레이 등이 포함되어 있는 전자부품 업종 생산은 2009년 3월 이후 7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며 전 업종중에서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식료품 등은 생산 회복세가 미약하지만 출하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종의 생산과 출하는 모두 7월에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재고는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중이어서 경기 회복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수주 물량이 많은 조선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 재고 통계가 존재하지 않은 조선 업종의 경우 현재 생산과 출하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호황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생산과 출하 증가율이 2008년 4/4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하고 최근 수주량도 급감하고 있어 경기 후퇴 국면으로의 진입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
반면 석유정제품, 철강, 통신·방송 장비, 기계 등은 생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 불황 국면에 위치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섬유와 컴퓨터 업종은 최근 출하 감소율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국제 경쟁력 약화로 두 업종의 생산 감소세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구조적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같은 제조업들의 경기회복 차이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경우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한 적극적 노력해야하며, 경기 활성화 정책이 내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불황 업종이면서 중간재 산업인 철강, 기계 산업 등은 업종 내 자율적인 조정을 유도하고, 경기 호조 산업의 경우에도 산업 내 과잉투자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점검으로 급격한 경기 침체를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예상을 뒤엎고 세계 경제 침체의 장기화된다면 조선업종과 같이 장기 호황 산업의 경우에도 경기 호조가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기때문이다.
또한 "경쟁열위 업종에 대해서는 산업 합리화 정책을 가속화하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고,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의 경우 신속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발생하는 유휴 노동력이 장기간 방치되지 않도록 실효적인 재취업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이 병행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