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도부터 Leeds에서 East Asian Student Conference라는 교육 컨퍼런스가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본 행사는 런던에서 북동쪽으로 3시간 가량 거리에 위치한 Leeds에 위치한 교육기관 Brigshaw High School and Language College에서 개최되며, Leeds 동부지역 내 중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국가들인 한국, 중국, 일본에 대해 간략한 문화 체험 및 워크샵을 제공하는 행사이다.
아쉽게도 지난 2007년, 2008년에는 주최측에서 한국 관련 코너를 준비할 여건을 마련하지 못해, 한국을 제외한 중국, 일본만이 학생들에게 소개되어 왔다. 다행히도 올해에는 주영한국 문화원과 연락이 닿은 주최측에서 주영한국 문화원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으로 드디어 한국을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7월 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올해 행사에는 약 200여 명에 달하는 현지 학생들이 자리했으며, 각 인솔 교사 및 워크샵 강사들, 그리고 주요 초청 인사들도 함께 했다. 행사장 입구 리셉션에는 한국, 중국, 일본의 국기가 걸려져 있었으며, 초청 인사들의 축하 인사 및 공연을 위한 무대는 한국, 중국, 일본의 다양한 소품들로 꾸며졌고, 한국을 대표하는 태권도복도 전시되었다. 또한, 오프닝 행사 내내 한국, 중국, 일본의 풍경 및 문화를 소개하는 영상이 계속해서 스크린에 상영 되었다.
본 행사에서 한국은 이번에 최초로 소개되는 바, 아쉽게도 오프닝 행사 후 진행되는 각국 언어 강습 및 문화 워크샵에서는 한국 순서가 마련되지 않았으나, 오프닝 행사에서 영국에서 활동 중인 정지은 씨의 가야금 공연이 편성되어 한국의 전통 악기와 음악을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중국과 일본 측은 특별히 준비된 라이브 공연이 없었던 바, 정지은 씨의 가야금 공연은 이날 행사에서 유일한 퍼포먼스로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행사를 마치고 행사 전반을 준비하고 기획한 Tracy Flanagan을 만나보았다.
유로저널: 오늘 이렇게 뜻 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너무나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하게 본인 소개부터 부탁 드립니다.
Tracy Flanagan(이하 Tracy): 네, 제 이름은 Tracy Flanagan이며 East Asian Student Conference의 기획, 진행(Coordinator)을 맡고 있으며 Language College의 행정 담당자입니다. 제 옆에서 저와 함께 답변을 도와줄 분은 Liz Merriman로 역시 이번 행사의 기획, 진행 업무를 보조하고 있으며 국제 교류 담당자(International Links Coordinator)로, 저희 모두 Brigshaw High School and Language College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유로저널: East Asian Student Conference는 어떤 행사인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들려주세요.
Tracy: 본 컨퍼런스의 취지는 Leeds 동부지역 중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루를 할애해 온종일에 걸쳐 동아시아의 언어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교육적인 측면은 물론 이들의 정서에도 영향을 끼치도록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정부의 교육 지원 기구인 Aimhigher가 이에 소요되는 예산을 맡고, 실질적인 기획, 준비, 진행을 저희 Brigshaw High School and Language College에서 맡게 되었습니다. 첫 행사는 지난 2007년 6월 15일에 개최되었습니다. 첫 행사가 너무나 성공적이었기에 Aimhigher로부터 2008년, 그리고 올해 예산도 지원받아 지속적으로 행사가 개최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행사 내용은 동아시아 주요 국가들에 대한 워크샵, 전시, 공연 등으로 이루어지며, 점심 식사 시간에는 해당 국가들의 전통 음식을 시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저희 행사의 공식 웹사이트(www.kimonoconference.com)도 개설되었으니,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유로저널: 본 컨퍼런스를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얻게 하려는 것이 있다면?
Tracy: 한국, 중국, 일본은 현재 세계 경제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지식과 이해는 영국 경제에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동아시아의 언어와 문화를 접하게 하는 것은 훗날 그들이 취업을 하게 되면 매우 유용한 자산으로 활용될 것은 물론, 그들 개인적인 지식과 경험 차원에서도 상당히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들이 비록 아시아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는 분명 국제 사회에서 요구되는 상호 간 이해를 도울 것입니다.
유로저널: 올해 행사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순서가 최초로 생겼는데요.
Tracy: 본 컨퍼런스에서 한국을 소개하려는 계획은 이전부터 있었으나,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더랬습니다. 마침 영국 문화원의 동아시아 학교 교류 프로젝트(British Council Connecting Classrooms East Asia project)를 통해 올해 4월에 저희가 부산을 방문하면서 부산에 있는 학교들을 방문하고, Leeds에 있는 학교들과 결연을 맺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과의 접촉을 본격화한 상태에서, 런던에 위치한 주영한국 문화원과도 연락이 닿아서 올해 행사에는 예년과는 달리 한국을 소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주영한국 문화원과 주한영국 문화원(British Council Korea)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유로저널: 앞으로 본 행사와 관련, 한국을 보다 제대로 소개하기 위해서는 한국인들로부터 어떤 도움들이 필요하신지요?
Tracy: 내년에도 본 컨퍼런스를 후원하는 예산이 책정될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내년 행사에서는 한국어 강좌 및 문화 체험 워크샵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한글 강좌, 가야금이나 한국 전통북 워크샵이어도 좋고, 한국 요리 강좌, 한국 전통 공예, 한국 전통 자수, 태권도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학생들에게 제공되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한국어 강좌나 한국 문화 워크샵을 진행할 수 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유로저널: 올해 행사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특별히 올해 처음으로 한국이 소개되었는데요?
Tracy: 올해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과 주최측의 반응은 환상적(fantastic)이었습니다. 그들 모두 한국에 대해 더 배우기를 원할만큼 한국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전체 프로그램 중에서 가야금 공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그들은 결연을 맺은 부산의 한국 학생들과 이번 컨퍼런스에서 경험한 한국에 대한 얘기를 나눌 것입니다.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전하실 메시지가 있다면?
Tracy: 저희가 East Asian Student Conference를 개최하고 또 부산과 결연을 맺을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너무나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라기는 컨퍼런스와 또 부산과의 결연 모두 앞으로 계속해서 더욱 발전해 나갔으면 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 우리들은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후기: 그 동안 일본에 주로 무게가 실렸던 탓인지 East Asian Student Conference를 ‘기모노 컨퍼런스(Kimono Conference)’로도 공식적으로 부르고 있었지만, 올해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한국의 비중이 강화되어 언젠가는 ‘김치 컨퍼런스(Kimchi Conference)’로 불리우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