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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날, 만남과 이해의 미학

by 유로저널 posted Jul 2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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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날, 만남과 이해의 미학
Zentrum plus 와 뒤셀도르프 한인회의 공동주최로 이루어진 한국의 날 행사


지난 7월 21일 토요일 11시 뒤셀도르프에 있는 Altenzentrum Stammhaus ( Keiserswerther Diakonie) 에서 Zentrum plus (운영자: Udo Glasmacher) 와 뒤셀도르프 한인회 (회장: 한 명희) 의 공동주최로 이루어진 한국의 날 행사가 Udo Glasmacher 씨의 환영사와??권 민 대사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약 400 명이상이 모여 성황을 이룬 이 행사장은 제독 한인 총 연합회장 (안 영국), 제독 한인 총 연합회 수석 부회장 (김 우선), 제독 대한 체육회장(정 금석), 유럽 상공인 협회장( 방 준혁), 농구 협회장 (정 안성)의 참석으로 더욱 의미 있고 소중한 아름다운 자리가 되었다.
한국의 가곡과 민요, 한국 전래동화, 태권도 시범, 부채춤, 사물놀이 외에 서예, 수채화, 종이접기 등 우리의 문화와 예술을 대표하는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이루어진 이날의 행사는 보는 이들 모두에게 그 선별과 조직에 있어서 각별한 정성과 애정을 쏟았을 한인회장 한 명희 씨, 홍보부장 민 경오 씨를 비롯한 여러 한인회의 운영진들의 숨은 노고를 짐작하게끔 했다.

오전 11부터 오후 약 7시 까지 진행된 이 행사는 한국을 소개하는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홍보 영화의 상영에 이어 <도라지>로 시작된 어머니 합창단 (단장: 여 부덕)의 화려한 등장으로 실제적인 막을 열었다.
관객들로 초만원을 이룬 이 행사장 실내에는 정면 무대 측엔 오 수혁 서예가의 아름답고 운치 있는 여섯 편의 글들이, 벽 양 측면에는 강 안나 씨의 섬세하고 단아한 정물 수채화 소품들과 Cecily Park의 여인들의 뒷모습들을 담은 아크릴화들이 각각 전시되어 넉넉하고 여유로운 이 행사장 분위기를 한층 풍요롭고 넘쳐나는 잔치의 분위기로 만들었다.

오후 3시부터 시작 되는 이부 순서가 있기 전 어머니 합창단이 정성어린 손길로 준비한 한국음식 홍보를 위한 푸짐하고 다양한 메뉴의 뷔페가 7월의 녹음아래 아시아 풍의 운치있는 디아코니 정원에서 선 보였을 때는 아름답고 정겨운 정오의 환담들은 더욱 무르익어만 갔다.
정원 다른 한편에서는 서예와 수채화가 종이접기와 함께 전시, 판매, 시범 되었는데 무엇보다 주위의 눈길을 끈 것은 오 수혁 서예가의 일필휘지의 멋들어진 솜씨와 끊임없이 새로운 동화속의 형체들을 빗어내는 최 순실 씨의 신기하고 마술사 같은 종이 접는 손길이었다.
이에 독일 할머니들도 마치 오랜 침묵과 무관심에서 이윽고 깨어나서 문득 처음으로 낫선 음성에 귀 기울이듯 경이로운 눈길로 종이접기 광경을 바라보는가 하면, 마침내 용기를 낸 듯 조심스레 색색의 종이들을 하나 하나 집어 들곤 하였다.
교민 2세 김 준 씨가 엮어가는 약 25분간의 전래동화로 시작된 2부 순서는 어머니 합창단의 가곡 보리수로 이어졌고, 특히 독일어로 부른 이절은 관객들의 색다른 관심과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태권도 시범 (정 금석)에는 대부분의 학원생들의 휴가로 다양한 시범을 하기는 좀 아쉬었지만 독일 어린이들과 어른들의 기본동작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각각 유감없이 선보여서 보는 이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기도??했다.
이날의 최고의 인기를 누린 프로그램들 중 하나는 박 귀기 단장이 이끄는 4명으로 이루어진 무용단이 선보인 부채춤이었다.
20년전 독일에서 최초로 박 귀기 단장을 중심으로 직장을 가진 어머니들과 함께 시작한 이 무용단은 이 날 행사에서 지난날 서울 예술단이 했던 안무를 연꽃무늬가 수놓인 초록색 당의와 “토끼눈색깔”의 치마의 화려한 의상과 흰 바탕에 빨강색 목단과 초록잎이!수놓인 핑크색 깃털의 부채로 황홀하고 눈부시게 연출하여 보는 이들 모두를 한결같이 몰아의 경지로 이끌어갔다.
이어진 순서는 약 40분간 연출된 지 화순 씨를 단장으로 한 사물놀이패의 공연이었는데 관중의 흥을 돋우기 위해 정원을 돌며 시작한 길놀이는 각종 다양한 기교를 선보인 본 공연으로 이어지고 다시 부채춤 무용단과 함께 kaiserswerth 광장을 중심으로 시가를 돌며 관중들과 함께 어울려 흥이 무르익어 갈 땐, 이날의 행사는 마침내 축제의 분위기는 무르익어만 갔고 마치 <그 모든 것>의??절정을 이룬 듯하였다.

이 흥분된 축제의 열기는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김 기덕 감독의 한국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상영으로 다시 조용히 가라앉으면서 아쉬움과 서운함의 긴 여운을 남긴 채 이날의 한 아름다운 만남의 장은 저물어가는 석양의 그늘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아름다운 만남, 남녀노소, 국적, 신분에 상관없이 서로가 어울려 일상에서 벗어나 한바탕??흐드러지게 웃고 즐길 수 있는 한국의 날 행사의 근본 취지를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권 민??대사의 환영사에서 이미 명쾌하게 표명 되었듯이 아마 <이해의 미학>이 아닌가 한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여러 문화 행사를, 상대방에 대해 마음을 열어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이해심을 높이고 다른 문화에 대해 관용하고 존중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를 훈련시키는 계기 로 삼아야 할 것” 이라고??밝힘으로써, 단순한 문화교류나 우호증진이란 이름하에 피상적으로 치루어지는 행사 차원을 넘어 국제시민으로의 갖추어야 할 덕목의 하나인 관용(Toleranz) 과 존중(Achtung)을 배우는 인성훈련장으로써의 이 행사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이러한 휴머니티에 기초한 근본취지는 이 행사의 착안자인 Udo Glasmacher 씨의 생각과도 일치하지만 그는 보다 실천적인 면에 비중을 두었다.
서양 미술사가 이며 사회교육가로 1995년부터 이 Diakonie에서 노인들을 위해 일 해온 그는 노인들에게 제도적으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어떠한 기관의 설립의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인식해 왔었는데??Zentrum plus 가 지난 4월 전 뒤셀도르프 에 탄생함으로써 그의 이런 오랜 바램과 희망의 현실적으로 구현된 것이다.
Glasmacher씨가 담당 운영하는 Zentrum plus Kaiserswerth 는 뒤셀도르프 전체에 있는 19개의 Zentrum 중 하나로서 Stockum, Lohausen, Wittlaer, Kalkum, Angermund 와 함께 5번째 Zentrum 인데, 노인들을 위한 자유 시간 선용, 건강, 교육에 관한 다양한 기획과 행사를 주관,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체적 여건이나, 환! 경적인 제약으로 외부 세계의 활발한 문화적 행사와의 접촉이 상당히 제한된 이곳 노인들에게 연주회, 시 낭송회, 혹은 전시회를 이곳에 직접 개최함으로써, 보다 많은 직접적인 문화체험의 기회를 만들어 문화적 소외감을 덜어주는 것이 이 기관의 주요 과제이고 이번 Glasmacher씨가 유치한 한국인의 날 행사는 이런 휴머니즘의 이상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첫 발걸음이다.

그가 이렇게 한국의 날을 Zentrum plus 발족의 첫 기념행사로 채택한데는 한 한국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특이한 인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적 문화행사를 좀 더 규모 있고 체계적으로 이곳 노인들에게 소개할 방법을 모색하던 결과, 한 어머니 합창단원을 통해 한인회와 연결되면서 드디어 이 계획을 구체화 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 한국의 날 문화행사는 훗날 이곳에 있을 수많은 크고 작은 갖가지 문화행사를 풍성하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고, 다른 여러 나라들의 문화들이 소개 되는 그날에도 한국은 필경 이곳 노인들에게는 기쁨과 위로의 첫 선물로 오래오래 기억되어지며 침묵 속에 피어오르는 한 자락 조용한 미소로 언제까지나 살아있으리라.

이 화려한 축제가 끝나면 어김없이 다시 찾아올 일상의 고요와 침묵이 어쩌면 더 적막하게 느껴질 이곳, 노인들의 얼굴에 어릴 한 가닥 애잔한 동경의 그림자를 생각할 때 필자는 이 그림자를 지울 수 있는 또 하나의 따뜻한 만남을 마음속에 그려 보며 이 한국의 날의 행사가 지닌 새로운 의미와 깊이를 다시 한번 새겨본다.

독일 유로저널
세실리 박 통신원
cecily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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