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을 아십니까
유럽연합(EU): 고속도로는 이제 그만, 다양한 방식의 물류운송 시스템을 구축하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선거공약으로 한반도에 대운하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뒤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경부운하”의 건설 목적이 환경과 교통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나온 것인 만큼, 그 모델이 된 독일의 “MD(Main-Donau) 운하”를 포함한 유럽의 새로운 물류이동정책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다고 보여진다.
환경을 앞세우는 선진 유럽에서도 도로교통량은 그칠 줄 모르고 매년 늘어만 간다. 이산화탄소의 급증과 교통체증 등 도로를 통한 물류이동에 적신호가 켜진지 오래다. 이같은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보여오던 EU는 이제 더 이상 도로교통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물류운송에 관한 획기적인 정책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소위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EU는 종래의 도로 중심의 물류이동방식을 가능한 한 줄이고 그 대신 여러가지 다양한 운송수단을 개발 이용한다는 새로운 화물운송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기획된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은 1차와 2차로 나뉘는데, 1차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로 이미 종료되었고, 2차 프로그램이 2007년 1월1일부터 시작돼 현재 가동중이며 2013년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1차 2차를 통털어 “마르코 폴로”가 추구하는 주된 목표는 화물의 도로운송량을 현저하게 줄이고 환경친화적인 운송으로 전환한다는데 있다.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 I
유럽연합에서 발간한 정부백서에 따르면 물류운송지원 방안으로 채택된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은 몇 가지 중요한 목적을 갖는다. 도로물류운송의 과부하를 줄이고 그 대신 여러 물류운송수단을 활용한다는 것과 교통시스템의 환경친화성을 제고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EU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공모하여 참여업체들을 선정 지원한다.
시행 배경
사실은 마르코 폴로가 시행되기 전, 지난 1975년부터 여러가지 운송수단들을 결합하는 소위 콤비운송방안들이 지속적으로 거론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콤비운송방안의 일환으로 종래의 육상도로 중심에서 철도, 내륙수운, 연안해운 등을 이용하는 운송방식전환도 연구되었다.
또 PACT라고 하는 물류운송개선 프로그램이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운영되기도 했다. 이 플랜은 당시 운송업계의 혁신세력들에 의해서 주도되었는데 이 중 “파일럿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콤비운송 지원 프로젝트가 유명하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공적이지 못해 더 이상 지속되지는 않았다.
이처럼 과거의 실험적 대안들이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주된 원인은 실무에 관한 문제, 경제적 타당성 여부, 운영상의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한 데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류운송 개선안들이 계속 실패를 해오는 동안 EU에서는 도로를 통한 국제간 물류이동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오히려 문제점은 가중되기만 했다. 이제 물류운송문제는 단일 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이 시점에서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마르코 폴로는 PACT의 결과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보다 체계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계획되었다. “마르코 폴로”는 PACT의 단순한 연장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으로서 상당량의 운송수단 전환이 기대되고 무엇보다도 고속도로 물류운송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교통정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잇점을 지니고 있다.
법적장치
유럽내 물류 운송 시스템인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의 친환경 개선을 위한 재정을 지원하는 법령(Nr. 1382/2003 )이 2003년 7월22일 유럽의회에서 통과되었다.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의 특징
마르코 폴로 플랜에 의해 물류운송은 종래의 도로중심에서 단거리 해운, 철도, 내륙수운 등의 다각적인 수단으로 운송방법이 옮겨가게 된다. 이를 통해 교통정체를 줄이고 교통환경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꿈으로써 총체적으로 개선된 교통시스템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마르크 폴로 프로그램에 앞서 실시된 바 있는 PACT 경우처럼 마르크 폴로 플랜에서도 운송업계의 기업활동은 장려되고 재정도 지원된다. 그러나 실험적 프로그램이었던 PACT와 달리 교통수단의 전환을 계량화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다. 특히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의 목표 중 하나는 2010년도에 여러 운송수단들의 비율을 1998년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있다.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의 핵심사안 중 하나는 물류운송의 지원이다. 최종목표는 육상도로를 통한 국제간 물류이동을 줄이고 연안해운, 철도, 내륙수운 등의 다양한 운송수단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상되는 전환 물동량은 대략 연간 120억 톤킬로미터에 달한다. 2003년1월1일부터 2006년12월31일까지 시행키로 한 “마르코 폴로 I” 을 운영하기 위한 재정은 모두 75 밀리언 유로(약 900억원)로 확정되었다.
마르코 폴로 플랜은 단독국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적어도 2개 EU 회원국 또는 최소 1 개 EU 회원국과 이웃의 제3국의 영토와 관련된 국제적 플랜이다.
“마르코 폴로 I”이 지원하는 구체적인 활동들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영역이다 :
1. 물류운송수단의 전환
종래의 도로를 통한 운송방법을 다른 물류운송수단들로 전환하는 것을 말하며 EU가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활동이다, 그러나 육로를 이용하지 않는 새로운 대안의 물류운송방식을 구축하는 데는 위험부담도 따른다. 장기적으로 볼 때 EU의 계산에 따르면 정기해운, 철도, 내륙수운 등은 처리총량의 70% - 90% 를 담당할 경우에만 수익성이 있다고 한다. 업체는 새로운 운송서비스 구축 비용의 30%까지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
2. 촉매활동
촉매활동은 일종의 개혁활동이다. 즉 첫째로 물류운송시장의 비효율성, 둘째로 연안해운과 철도 그리고 내륙수운 등의 경쟁력 약화, 세째로 물류운송수단들의 운송연결망의 효율성 약화. 이 같은 물류시장의 구조적인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 방안으로 나온 활동을 말한다. 이 방안에 따라 추천되는 운송방법의 예로 고속바닷길 개발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간 철도화물운송 등을 들 수있다. 지원폭은 비용에서 최고 35%까지 지원된다.
3. 공동의 학습활동.
학습활동이란 글자 그대로 모르는 것은 서로 배우고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물류운송업자이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신들의 노하우를 교환하고 공조체제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비용의 50%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 II
마르코 폴로 프로그램 1차가 2006년 12월 말로 종료되고 나서 바로 이어서 2차가 시행되었다. 1차의 연장선상에 있는 2차 계획은 1차 때의 세 가지 활동분야인 “운송방법의 전환“, “촉매 활동“, “공동학습활동“ 외에 새롭게 두 가지 활동을 추가했다. 지원조건도 1차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추가된 컨셉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프로그램의 적용지역을 넓힌 것이다. 유럽연합 내에서 교통시스템의 환경친화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운송수단을 통해 교통문제를 해결한다는 과제를 1차 때와 달리 EU 지역 밖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것. 그리고 둘째는 새로운 활동을 도입한 것인데, 도로운송을 가급적 피하고 그동안 괄목할 만큼 발전한 해양고속도로(Motorways of the Sea)를 활용한다는 것.
2007년 1월부터 발효된 “마르코 폴로 II”의 목표는 국제간 도로화물운송의 증가를 다른 물류운송수단으로 전환하여 화물운송을 환경친화적을 개선하고, 가능한 한 도로운송물동량을 줄인다는 1차 플랜을 계승한다. 그러나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운영될 제2차 프로그램에는 약 400 밀리언 유로(약 4800억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I차에 비해 훨씬 규모가 커졌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제1차 “마르코 폴로”에 참여해서 프로젝트들이 평균이상의 좋은 성과를 거두어, 2차 플랜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오스트리아 경제회의소(WKO)의 운송 및 교통 위원장 하랄드 볼만은 이 같은 결과를 놓고 프로그램의 개발정신과 교통당국의 개혁의지가 돋보인 쾌거라고 말한 바 있다.
참여 프로젝트들이 매년 평가를 통해 계속 지원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필요로 한다. 화물운송이 도로에서 철도와 해운으로 전환하고 구조적인 교통장애를 해결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촉매활동이 장려된다.
특히 “마르코 폴로 II”에서는 지식의 교환 외에도 도로교통을 줄이고 그 대신 소위 고속바닷길을 개발하는데 재정적 후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 1차와 달리 중소기업들의 참여를 쉽게하기 위해서 참여 기준도 완화시켰다. 이외에도 2차에서는 환경친화적인 운송수단인 내륙수운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대도시와 환경에 민감한 지역들의 물류운송문제가 특히 주의를 끌고있다.
프로젝트 공모에서도 1차 때와 마찬가지로 EU 전문위원회가 관련 민간업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방안을 모집해 오고 있는데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들은 영리위주의 기업들만 가능하며 비영리단체나 개인은 배제된다.
마르코 폴로 제2차 프로그램의 다섯가지 주요활동은 다음과 같다:
활동 지원최소액 지원원칙 프로젝트기간
1. 운송수단의 전환 500.000 € 비용의 35%까지 지원가능 최대 3년
2. 촉매활동 2 Mio. € 비용의 35%까지 지원가능 최대 5년
3. 고속바닷길 2,5 Mio. € 비용의 35%까지 지원가능 최대 5년
4. 도로운송 기피활동 1 Mio. € 비용의 35%까지 지원가능 최대 5년
5. 공동학습 250.000 € 비용의 50%까지 지원가능 최대 2년
EU의 교통백서에 따르면 만일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유럽의 도로물동량은 2010년까지 50% 증가, 2013년까지는 대략 6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EU 회원국들 사이에 국제간 물류운송은 202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렇게 되면 결국 도로의 인프라구축, 교통사고, 교통정체, 환경오염 등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마르코 폴로 II”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면, 도로교통의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고 물류운송의 친환경성도 지금에 비해 훨씬 좋아질 것이 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독일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