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재하향 조정하는 등 비관적인 경제전망 소식을 발표해 그동안 만연했던 경기회복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로인해 글로벌 경기침체의 공포가 다시 몰려오면서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주식과 원유 등 원자재값이 급락세로 돌아서는가 하면 국제 자금이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거 몰려들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글로벌 경기비관론이 새롭게 퍼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정치불안과 북핵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위험회피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최근 3개월 동안 안정세를 보여 온 금융시장에 글로벌 경제성장을 둘러싼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해 지난 3월에 내놓았던 -1.75%보다 무려 -1.15%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교역 감소규모도 당초 예상했던 6.1%보다 더 큰 9.7%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같은 교역감소 여파로 각국의 경기위축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2.4%에서 -3%로, 일본은 -5.3%에서 -6.8%로, 유로지역은 -2.7%에서 -4.5%로 각각 수정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세계은행발 충격은 지난 3개월여동안 지속돼온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으며 투자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켜 뉴욕을 비롯한 아시아,등 세계 각국 증시에서 투매 현상을 불러 일으켰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최근 상승하는 유가와 금리, 재정 적자가 경기 회복에 부담이 돼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을 겪을 가능성이 있고 증시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 비관론을 부채질했다. 그는 이날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경기회복 신호는 실업과 주택, 산업생산, 판매와 소비지표에서 나와야 하지만 경기는 아직 바닥을 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회복세도 매우 미약하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뉴욕 증시 등 세계 증시는 다시 폭락했고,`경기 불확실성'은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미 달러화는 강세를 기록했다.
한편,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말까지 30개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이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높은 9.9%에 달해 경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면서 각 국이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금융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은 전망 대로라면 실업률 6.8%를 기록했던 지난해 말 3720만명의 실업자 수 보다 많은 5700만명의 실업자가 내년 말까지 생겨나게 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