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내년 7월 잠정 발효

by 유로저널 posted Sep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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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내년 7월 잠정 발효
이탈리아의 반대로 2 차례 연기끝에 6 개월 늦은 내년 7월 1일부터 잠정 발효 결정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16일 유럽연합(EU) 특별외교이사회에서 결정됨에 따라 내년 7월1일 잠정발효된다.
한·EU FTA는 지난해 7월 협상을 타결한 뒤 같은 해 10월 협정문에 가서명한 데 이어 양측은‘9월 정식서명-연내 잠정발효’의 스케줄을 추진했지만, 자동차 업계의 피해를 꺼린 이탈리아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거듭해왔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지난 10일 개최된 EU 특별 외교이사회에서 한·EU FTA 승인 여부에 대해 논의되었으나 다른 회원국들의 압력과 설득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소형 자동차와 경쟁관계인 이탈리아의 피아트사가 FTA 발효 이후 큰 피해를 받을 것을 우려한 이탈리아의 반대로 10일 만장일치 합의 도출에 실패한 후 재게된 13일에도 실패, 결국 9월 16일 개최될 EU 정상회담에 넘기기로 했었다.
9월 16일 정상회담에서 FTA 승인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정치적인 합의로 공식적으로는 9월 27일로 예정된 EU 이사회가 다시 승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만큼 정식서명 시기는 더 순연이 불가피했고, 갈수록 연내 발효는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긴급히 정상회담과 별도로 개최된 9월 16일 특별외교이사회에서 이탈리아가 반대의 뜻을 굽히고 찬성, 만장일치로 승인 결정됨에 따라 내년 7월1일 잠정 발효되게 되었다.
또한, 그동안 한ㆍEU FTA의 조기발효에 어려움을 표명해온 이탈리아가 잠정발효 일자를 2012년 1월1일 이후로 연기할 것을 희망했으나 한ㆍEU 양측간 협의를 거쳐 내년 7월로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EU 특별외교이사회에서 27개 회원국 모두 한·EU FTA를 승인함에 따라 양측은 새달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협정문에 공식 서명한다. 양측은 조속한 발효를 위해 회원국 각각의 비준동의에 앞서 EU의회의 비준동의만으로 협정이 효력을 가질 수 있는 잠정발효에 합의한 바 있다.
정식서명은 ASEM 정상회담을 계기로 10월 6일 브뤼셀에서 개최될 한-EU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EU 이사회는 밝혔는데, 이는 2009년 10월 15일 이뤄진 가서명 이후 거의 1년이 걸린 셈이다. 이와 같이 정식서명이 지체된 것은 영어를 제외한 21개 회원국 언어로의 번역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린 데다가 막판에는 자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피해를 우려한 이탈리아의 반대가 거세었기 때문이다.
현재 EU 이사회 의장국을 맡은 벨기에의 Steven Vanakere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유럽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을 여는데 한 커다란 발걸음(a very big step)이 됐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번영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으며, '첫 번째 신세대 스타일의 협정'(first new generation style agreement)이자 가장 야심찬 무역협정(the most ambitious agreement)라고 밝히면서 한-EU FTA에 높은 의의를 부여했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는 “EU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상대국이자 세계 최대 경제권이란 점에서 잠정발효 날짜까지 합의했다는 건 상당한 의미”라면서 “이러한 진전이 한·미 FTA에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잠정발효는 정식발효의 99%에 해당하는 효력이 있는 만큼 남은 장애물은 없다.”고 설명했다.
협정문에 따르면 EU는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해 5년 이내에 관세를 철폐하되 이중 99%는 3년 이내에 철폐하기로 했다. 한국은 3년 이내 관세 철폐 품목을 공산품의 96%로 정했다. 쌀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다.
EU는 중국(1409억달러·20.5%)에 이어 우리나라에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수출입규모는 788억달러로 전체 교역액(6866억달러)의 11.5%에 이른다. EU에 한국은 여덟번째 교역국에 해당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EU에 466억달러어치를 수출했고 322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 공산품에서 157억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농축산물에서는 13억 8000달러 적자를 봤다.
그동안 높은 관세장벽에 고전했던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관세율 10%)나 TV(14%), 섬유·신발(12~17%) 등에서 FTA의 혜택이 기대된다. 역으로 유럽산(産) 의약품, 자동차, 정밀화학·기계류, 와인, 돼지고기 등의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반대는 자동차, 섬유, 기계산업 때문

이탈리아 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일단 협정 발효를 늦추기는 했지만 협정 조항에 있어 이탈리아 제조업 핵심을 구성한 자동차, 섬유, 기계산업 관련 업체들은 한국과의 자유무역으로 입게 될 피해가 수혜보다 높을 것이라고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산업?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인 피아트사는 올해 8월 유럽지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무려 24%나 급감하는 상황에서 글로벌한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중장기 투자계획으로 고군분투중이다.
피아트사는 즉각적으로 '이 결정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히고 자국 제품이 진입하기 어려운 경쟁 상대국에 오히려 자국 시장 문을 활짝 연 형국이라고 성토했다.
이탈리아의 또 다른 주력 산업인 섬유협회(SMI) 트롱코니 회장도 “유럽의 협상능력은 자국 내 생산보다는 주로 아웃소싱에 의존하는 북유럽국가에 유리하도록 진행됐음이 드러났다.“라고 언급하고 ”보통 자유무역협정은 가능성이 큰 거대시장과 맺어야함에도 이 협정을 통해 유럽은 규모가 작은 한국 시장으로부터 무엇을 얻게 될 지 의문이다.”라고 강한 의구심을 제시했다.
또한, 현지 공작기계 제조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협회인 UCIMU에서는 이 협정이 중국과 무역 삼각지대를 형성하는데 역이용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중국은 이탈리아산 기계에 대한 수입 관세를 30%나 부과하지만 이 협정발효로 인해 중국산 기계는 한국기업을 통해 무관세로 EU 시장에 수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결국 EU와 중국 간의 또 다른 관세 불균형 현상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대하던 이탈리아 총리, 이대통령 설득에 동의

이번 한·EU FTA 발효에 있어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처음부터 반대입장을 보여온 이탈리아를 설득해 내달 6일 서명키로 합의한 막후에는 이 대통령의 치밀한 설득작업이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 러시아를 방문중이던 이 대통령이 현지에서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 막후대화를 가진 게 문제를 푸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러시아 방문 당시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주재한 만찬에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참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친분을 돈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친근감이 쌓인 뒤 FTA와 관련해 러시아 방문 마지막 일정에서 이 대통령은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따로 불러내  " 한·EU FTA가 한국은 물론 이탈리아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빠른 시일내에 발효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설득작업을 벌인 것으로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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