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부 포도주 생산자들, 극렬 행동 경고

by 유로저널 posted Jun 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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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마스크를 뒤집어쓴 모습. 알 카에다의 최후통첩이 아니다. 과격한 포도주 재배자들의 비장한 모습이다. 한달 전 익명으로 지방 TV에 보낸 녹화 비디오테이프에서 크라브라는 프랑스 남부지역의 포도주 행동위원회 Comit? R?gional d'Action Viticole or regional winegrowers' action committee)가 신임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가장 넓은 포도원으로 알려진 랑그독-루시용 지역 포도 재배자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책을 조치하지 않는다면 과격 행동까지 서슴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비디오테이프에서 이들은 ‘만일 사르코지가 포도주 산업의 이익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넜다’는 것. 아직 신임 대통령이 아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프랑스는 몽펠리에나 님, 베지에르 같은 남부 지역의 시골 오지에서 경찰들만으로 폭력 사태를 감당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프랑스의 한 고위 경찰관료는 이들이 ‘코르시카 민족주의자와 바스크 분리주의자에게 영향을 받았다. 수많은 생명을 죽였고 경제적 혼란을 야기시켰다’면서 전형적 지방색과 폭력성의 결합을 우려했다. 몽펠리에의 한 경찰관은 폭력사태 이후 크라브는 희생을 반드시 치르고 말 것이라고 전했다.
2년 전에도 포도주 생산자들을 경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폭력이 일어났다. 기껏 만든 포도주를 손해가 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판매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이들은 경찰과 충돌을 일으켰고 건물 두 동을 폭격하기도 했다. 지난해 남서부 지역 와인 판매보급업자들은 스페인에서 들여온 값싼 수입 와인 때문에 지역 포도주 값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에 항의하면서 판매 저장탱크를 모두 부숴버렸다.
프랑스 포도주 산업은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과잉 생산으로 골치를 썩이고 있는 수입산 와인과 가격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그 가운데 포도주 재배와 생산 규모가 가장 큰 남서부 지역 재배자들이 제일 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보르도산 와인의 명망은 그 이름값으로 해외 시장에서 선전한 덕택에 위기를 비껴갔지만 그보다 싼 보통 와인은 타격을 심하게 받았다.
랑그독-루시용은 전세계에서 단일 포도주 생산지로는 제일 규모가 커서 5천만 에이커가 넘는 지역이 포도주 밭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포도주로 고급 와인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일상 가정에서 마시는 보통 포도주용이다. 수많은 재배자들은 이제 포도밭 농사로 근근이 먹고 사는 형편이다. 대다수는 폭력을 비난하긴 하지만 투쟁 활동에 나서기까지의 분노를 이해한다. ‘폭력과 극렬 행동을 걱정할 정도로 자포자기 상태까지 왔다’는 것이 지역포도주 생산업체로 널리 알려진 장 윌레의 설명이다.
한편 경제적 동기 외에 다른 요인을 지적하는 이도 있다. ‘돈 문제이긴 하지만 지방의 독립성 문제이기도 하다. 파리든 브뤼셀이든 중앙 정부에 저항하는 것이고, 자본주의와 세계화에 반대하는 것이다’고 몽펠리에의 한 저널리스트는 전한다. 사실 크라브는 역사적으로도 외연을 넓혀온 단체. 2차 세계대전 때 암암리에 ‘반독유격대 레지스탕스’로서 활약했다. 이들은 이제 포도주 생산자 전체가 크라브에 합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1907년 몽펠리에 와인생산업자 봉기를 환기시킨다. ‘수명의 사상자를 낸 1907년의 폭동이 가치가 있는 것은 미래 세대인 우리들이 포도주 제조업으로 먹고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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