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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마흔을 향해 가고 있는 이 나이에 난생 처음으로 신용카드라는 것을 만들게 되었다.

 

지난 주 은행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은행 직원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Credit(금융 신용)이 거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Credit은 나중에 내가 사업을 하거나 은행과 큰 거래를 하거나 할 경우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나는 이 은행을 8년 전 유학생 시절부터 꾸준히 이용해왔음에도 Credit이 쌓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얘길 듣고 순간 억울해서 따져물었다, 아니 나는 늘 직불카드만 써 와서 단 1p의 초과 인출이나 빚을 진 적도 없는 우수한 고객인데 왜 내가 Credit이 없냐고.

 

그랬더니 은행 직원 얘기인즉슨 Credit이라는 것은 빚을 안 진다고 해서 주어지는 게 아니라 빚을 지고 얼마나 착실히 갚을 수 있느냐를 보는 것이란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라도 신용카드를 하나 만들어서 사용하면 Credit을 쌓을 수 있을 것이란다.

 

그 얘기를 듣고선 기가 막혔다. 아니 어떻게 생전 빚을 지지 않는 사람이 신용이 좋은 게 아니라 빚을 지고 잘 갚는 사람이 신용이 더 좋단 말인가?

 

나는 영국으로 떠나오기 전 한국에서 돈을 벌 때도 신용카드를 만든 적이 없었다. 뭐 대단한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니고 나는 한 푼이라도 나중에 갚아야 한다는 게 기분이 더러웠기 때문이다. 나중에 갚아야 할 돈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지금 구입하는 물건도 기분 좋게 쓰기가 어려울 것 같았고, 지금 먹는 음식도 맛있게 먹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솔직히 나는 무이자라도 카드 할부로 무언가를 구입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내든 나중에 나눠서 내든 어차피 내야 할 돈인데, 이왕이면 지금 한 번에 내고서 잊어버리는 게 속 편했다. 이런 나의 얘기를 듣고서 무조건 카드를 쓰고, 무조건 할부를 고집하는 직장인 지인들은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은 목돈이 한 번에 나가는 것보다 조금씩 나눠서 지출하는 게 훨씬 더 낫다고 했는데, 물론 그런 장점도 있겠지만 그 대신 그렇게 나중에 돈을 내도 된다는 생각에 불필요한 지출이나 충동적인 지출을 하게 되는 단점도 있었다.

 

어쩌면 내가 그렇게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은 이유는 의외로 충동적인 나의 본능을 염려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남자들은 공감할 것이다, 오랜 친구들과 즐거운 술자리를 하다보면 기분이 들떠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음식과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된다는 것을. 그럴 때 나처럼 기분파나 충동적인 사람이 신용카드를 쥐고 있으면 큰 일 난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지인들과 만나는 날이면 그날 내가 쓸 수 있는 최대한의 현금을 쥐고서 나갔다. 그리고, 집에 올 차비만 딱 남겨놓고 나머지 돈은 정말 기분 좋게 다 쓰고 들어왔다. 다음 날 아침 정신이 들어오면 감당할 수 없이 지출을 해서 후회하거나 나중에 카드비를 확인하고 충격 받을 일이 없었다.

 

그랬던 나의 습성 탓에 영국에 와서도 당연히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고 직불카드만 사용했는데 이번에 생애 첫 신용카드를 만들게 된 것이다.

 

신용카드가 우편으로 도착했는데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해 신용불량이 되지 않는 법, 그리고 신용불량이 되었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안내 책자도 함께 들어 있었다.

 

아무리 신용카드를 만들었어도 내 소비 습관이 하루 아침에 변할 것도 아니고, 은행 잔고가 바닥나서 신용불량이 될 일도 없을테니 나와는 상관 없을 일이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신용카드를 잘못 사용해서 신용불량이 되길래 이런 안내 책자까지 보내주는 것인지, 그런데 그렇게 신용카드가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이면 왜 은행들은 그토록 고객들에게 신용카드를 만들라고 하는 것인지,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한 때 한국에서 카드빚이나 카드 돌려막기라는 용어가 유행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오래 전 길거리에서도 신용카드를 쉽게 만들어주던 풍경도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나 또한 신용카드가 생기고 나니 갑자기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평소에 너무나 갖고 싶었던 기타를 할부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일랜드에서 만드는 수제 기타로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기타인데, 워낙 고가여서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신용카드를 사용해서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나 같은 사람도 괜히 마음이 움직인다. 지난 10년 동안 기타 하나만 사용해왔는데 이 참에 하나 더 장만할까 하는 갈등이 요동을 친다.

 

그런데, 그렇게 할부로 기타를 사면 그 기타를 칠 때마다 나중에 갚아야 할 카드비 생각이 나서 도무지 즐겁게 연주를 하기가 어려울 듯 하여 결국 카드 할부로 기타를 사는 것은 포기했다.

 

이미 모두가 하나 씩은 갖고 있는 신용카드를 이제서야 처음 만져본 나의 신용카드 사용기가 앞으로 과연 어떻게 펼쳐질지 몹시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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