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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근처를 걷다가 폐업한 HMV 매장 앞을 우연히 지나게 되었다.

1.jpg  

HMV는 무려 1921년도에 설립된 영국의 음반유통 전문 체인점으로, 경영난으로 인해 파산했다.

잘 나갈 당시에는 전 세계 8개국에 3백여 매장을 거느린 적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더 이상 CD를 구입하지 않는 디지털 음원 시대를 맞이하여 결국 그렇게 초라한 결말을 맞이한 것이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 마지막으로 CD를 구입해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나 역시 디지털 음원으로 음반을 구입하는 것에 익숙해져버렸다.  

음악을 너무나 사랑하는, 한국의 고향집에 수백 장의 음반을 소장하고 있는 나조차 이렇게 오랫동안 CD를 구입하지 않았으니, 평범한 사람들은 더더욱 CD를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클릭 몇 번으로 음반을 고르고 결재할 수 있는 편리함은 좋지만, 지난 시절 음반점에 진열된 수 많은 음반들을 하나씩 뒤적여가며 몇 시간 씩 음반을 고르고, 그렇게 구입한 음반을 들어보기 전 설레였던 그 행복한 추억들을 떠올려 보니, 더 이상 그 추억을 만들 수 없다는 게 무척이나 서글퍼진다.

아마도 중고등학교 시절 나의 용돈의 가장 큰 지출 내역은 음반 구입이었을 만큼, 음반 구입은 내가 간직하고 있는 청소년 시절의 추억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토록 음악을 사랑했던 탓에 나는 이렇게 직접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이 되었고, 음반도 직접 제작하여 판매하기에 이르렀는데, 어느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음반점의 몰락을 지켜보게 되다니...

그러고 보니 음반점 뿐만이 아니다. 나를 비롯한 수 많은 영화광들의 추억 속에 자리하고 있을 비디오 대여점 역시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어린 시절 영화를 그토록 좋아했던 나는 추석이나 설날이 너무나 기다려졌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비디오였다.

우리 집에 비디오를 들여놓기 전이었던 초등학교 시절 추석이나 설날이면 비디오가 있는 연남동 친가에서 며칠 씩 자면서 좋아하는 비디오를 실컷 빌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동네마다 서너 개씩 꼭 있었던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했던 사람들은 큰 돈을 벌었을 것이다. 비디오 테이프 하나를 빌리는데 보통 천오백원에서 2천원 정도를 받았으니, 당시 물가를 감안해봐도 결코 적지 않은 돈이었다.

지금도 기억나는데 언젠가 초등학교 시절 추석 때 연남동에 있는 단골 비디오 대여점에서 내가 막 빌린 비디오가 200개 째라면서 기념으로 무료로 비디오 하나를 더 빌려줬던 적이 있을 정도였다.

나는 음반점에서 몇 시간씩 음반을 뒤적이며 시간을 보냈던 것처럼, 비디오 대여점에서도 한참 동안이나 비디오 테이프들을 뒤적이며 영화 정보를 외우기도 하고 앞으로 볼 영화들을 미리 정해놓기도 했었다.

하지만, 불과 몇 초 만에 영화 한 편을 인터넷으로 다운받는 시대가 되면서 비디오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고, 그 많던 비디오 대여점들도 이제 그 자취를 감추었다.

한국의 고향집에는 내가 그 동안 틈틈이 수집한 수 많은 영화 비디오 테이프들이 있는데, 이제는 그 비디오 테이프를 재생할 비디오 플레이어 자체가 사라져가고 있으니...

펄프 픽션으로 칸 그랑프리를 수상했고, ‘킬 빌등의 작품으로도 유명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정규 교육을 안 받고도 비디오 대여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면서 수 많은 영화를 섭렵, 그 덕분에 훗날 괴짜면서도 천재적인 영화감독이 되었건만.

나 역시 이제는 디지털 음원을 구입해서 듣고, 영화 역시 파일로 구입해서 컴퓨터 모니터로 시청하고 있지만, 지난 시절 하나의 음반을 만나기 위한 과정, 한 편의 영화를 만나기 위한 과정에서 내가 들였던 정성과 기다림,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얻었던 설레임과 추억은 더 이상 갖기 어려워졌다.  

이제 가까운 미래에는 CD나 비디오가 골동품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찾아올 것이고, 미래의 청소년들은 우리가 CD를 사거나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서 영화를 봤다는 역사(?)를 신기하게 여길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비록 그들은 클릭이나 터치 몇 번으로 쉽게 음악과 영화를 얻게 될 지언정, 지난 시절 우리들이 가져볼 수 있었던 음악과 영화에 대한 애정과 추억을 동일하게 누리기는 어려울 듯 하다.

그리고, 아마도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는 명곡이나 명작을 더 이상 만나보기 어려운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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