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조회 수 26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서울 신촌의 신영극장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영화관이 들어선다는 뉴스를 접했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사촌형과 ‘인디아나 존스 3편’을, 중학교 시절 죽마고우 성훈이와 ‘쥬라기 공원’을 관람했던 곳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 8,90년대 호황기를 누렸던 서울 시내 주요 영화관들 중 지금까지도 그대로 남아있는 극장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더 정확히는 지금까지 살아남은 극장이 거의 없다고 해야겠다.

 

비록 당시에는 우리 한국영화가 지금처럼 관객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시절이라 대부분의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 아니면 홍콩영화였지만, 어쨌든 수 많은 이들에게 셀 수 없는 추억을 남겨주었을 그 시절 영화관들이 그렇게 쓸쓸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간다는 게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요즘은 모든 극장들이 여러 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멀티플렉스 형태지만, 당시에는 종로의 서울극장 외에는 전부 한 개의 스크린만 보유한 단관 형태였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스크린 크기가 요즘 멀티플렉스 극장들에 비해 훨씬 컸고, 그래서 영화를 관람하기에는 오히려 요즘보다 더 나았던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 영화관들 중 화면 크기와 음향이 가장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 대한극장의 초대형 화면은 정말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대한극장에서 ‘구니스’, ‘후크’, ‘쥬라기 공원 2편’과 같은 헐리우드 영화들도 관람했지만, 뤽 베송 감독의 ‘그랑 블루’와 같은 프랑스 영화도 관람했다. 그 커다란 화면 가득한 푸른 바다의 멋진 풍경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그 당시 단관 개봉관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었던 듯 하다.

 

가령,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으로 알고 있는 100년 역사의 단성사는 ‘장군의 아들’, ‘서편제’ 같은 기념비적인 한국영화들을 상영했고, 서대문의 화양극장은 ‘영웅본색’을 필두로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홍콩영화를 주로 상영했으며, 세운상가와 연결된 아세아 극장은 ‘서유기’ 시리즈를 상영해서 방학 때면 어린이 관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혼자서 혹은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다니기 시작한 중학교 시절부터 영화를 보러 종로를 참 많이도 다녔다.

 

종로 2가에는 스크린 크기는 다소 작았지만 소신 있게 작품성 있는 영화들만 상영했던 코아아트홀이 있었고, 여기서 ‘중경삼림’, ‘타락천사’, ‘비포 선라이즈’, ‘메멘토’를 관람했는데, 특이하게도 코아아트홀에서 관람한 이 영화들은 모두 혼자서 관람했다.

 

종로 2가 낙원상가 옥상(?)에 있는 허리우드 극장에서는 ‘스타워즈 3편’, ‘클리프 행어’를 관람했는데, 어렸을 때는 낙원상가로 향하는 작은 골목길 대로변에 돼지머리를 내놓은 순대국집들의 모습이나 냄새가 싫어서 빨리 걸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당시에는 내가 성인이 되어서 그런 음식들을 즐겨먹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종로 3가는 정말 최고의 극장가였다. 당시 유일한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상업성이 가장 높은 헐리우드 영화들을 여러 편씩 상영했던 서울극장에서는 하루에 연달아서 두 편의 영화를 본 적도 있다.

 

길 건너편에 서로 마주보고 있는 피카디리 극장과 단성사도 화제작들을 여럿 상영했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나타났는데,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극장들이었다.

 

기존의 단관 극장들과는 달리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아무래도 보다 현대적이고 쾌적했으며,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만한 부대시설을 잘 갖추었고, 스크린 수가 많다보니 이용이 편리하기도 했다.

 

물론, 그렇게 스크린 수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스크린 크기가 작을 수 밖에 없었고, 각 극장들만의 고유의 개성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기 시작했고, 길게는 100년에서 수십 년 역사를 자랑했던 기존의 단관 영화관들은 하나 둘씩 적자에 허덕이다가 폐관되거나 아니면 울며 겨자먹기로 멀티플렉스로 탈바꿈해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2003년도에 ‘니모를 찾아서’를 보러 거의 10년 만에 대한극장을 찾았는데, 지난 날 국내 최대 스크린의 위용은 온데간데 없고 작은 스크린을 여러 개 갖춘 멀티플렉스로 변해있는 모습을 보고 어찌나 착잡하던지...

 

허리우드 극장은 이제 실버영화관이 되어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추억의 영화들을 상영하면서 나름대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내가 대학생이었던 시절만 해도 젊은 관객들이 구름같이 몰렸던 나름 인기 개봉관이었는데 이제는 노인 전용 극장이 되다니...

 

누가 아나, 혹시 10년 뒤에는 요즘 잘 나가는 멀티플랙스 프랜차이즈 극장들이 미래의 청소년들에게는 구닥다리 취급을 받아 쓸쓸히 퇴장하게 될 지...

 

한국을 다녀올 때면 그나마 아직 남아있는 추억의 장소들을 사진에 담아오곤 한다, 언제 없어지거나 변해버릴 지 모르기에.

 

하지만, 이제는 아무리 찾아보려 해도 지난 날 마치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듯 수 많은 꿈과 추억을 안겨준 그 시절 극장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어머니께서 데리고 다녔던 그 극장들,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유치한 영화를 조시면서까지 함께 봐주셨던 아버지께서 데리고 다녔던 그 극장들, 영화보다 옆에 앉은 그녀에게 더 집중했던 첫 사랑과 함께 다녔던 그 극장들, 반드시 연극영화과를 가겠다고 다짐하며 혼자 미친듯이 영화를 보러 다녔던 그 극장들...

 

이제는 그저 추억 속에서만 다시 가볼 수 있겠구나.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전성민의 '서른 즈음에' - 필자 소개 file 유로저널 2007.01.19 12954
» 추억의 영화관, 그저 추억으로만... eknews03 2013.03.03 2658
292 600파운드짜리 이야기 eknews03 2013.02.24 2527
291 어디 갔니? 내 의욕들아! eknews03 2013.02.18 1923
290 '26년’, 아쉬운 현실처럼 아쉽게 만들어진 영화 file eknews03 2013.02.10 1799
289 남다른 감회로 다가온 주영한국문화원 5주년 eknews03 2013.02.05 2147
288 눈(雪), 동심으로 떠나는 여행 file eknews03 2013.01.22 2282
287 ‘열정’으로 미화된 ‘착취’ eknews03 2013.01.15 2080
286 실감되지 않는 기쁨 eknews03 2013.01.08 1769
285 ‘서른 즈음에’의 마지막 ‘해’ eknews03 2012.12.28 2594
284 잊지 못할 열 여덟 살의 12월 eknews03 2012.12.18 2671
283 생애 첫 대선 투표 file eknews03 2012.12.11 2079
282 12월 file eknews03 2012.12.04 2036
281 그 많던 생각과 느낌들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eknews03 2012.11.27 2320
280 후배들아, 기본은 갖추자 eknews03 2012.11.20 2121
279 그와 나의 차이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 file eknews03 2012.11.13 1970
278 지나버린 모든 게 아름다울 수 있는 신비 eknews03 2012.11.06 2304
277 런던에서 한국영화 잔치를 만난다는 것 eknews03 2012.10.22 2204
276 존경했던 기업인의 정치판 입문을 지켜보며 eknews03 2012.10.15 1979
275 네덜란드에서의 하룻밤 file eknews03 2012.10.08 3254
274 이민사회의 존경받는 원로가 된다는 것 eknews03 2012.10.01 2556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20 Next ›
/ 2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