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정취가 완연했던 지난달 26일(토요일), 파리 서쪽 블로뉴 숲에 위치한 아끌리마타시옹 정원(Jardin d’Acclimatation)내의 서울공원 인근에서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를 맞은 500여 재불 한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2009년 재불 한인 한가위 대축제가 열렸다.
예정보다 조금 늦은 시간인 정오 무렵, 풍물패 얼쑤의 힘찬 길놀이와 사물놀이가 공원을 울리면서 시작된 행사는 오랫동안 프랑스에 태권도를 널리 알리고자 힘써온 변경숙(7단) 태권도 시범단의 힘찬 기합소리로 이어졌고 행사장을 찾은 많은 교민과 현지인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바스티유 오페라 등 프랑스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로 구성된 남성 중창단 ‘Voix à Voix’의 가곡과 한국에서 특별히 초빙된 비보이 ‘버스트 필드’의 힘찬 몸짓을 끝으로 1부 순서를 마치고 삼삼오오 잔디밭에 모여 앉은 재불 한인들은 서로의 음식을 나누며 넉넉하고 풍성한 점심시간을 보냈다.
어린이 씨름대회와 유니쏭의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로 시작된 2부 순서에서는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을 시작으로 조일환 주프랑스 대사의 축사가 이어졌으며 파리 기독한글학교 어린이들의 깜찍한 꼭두각시춤과 풍물패 파리 동남풍의 사물놀이 등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졌다.
이어 마련된 전통문화 재현의 시간에는 송편빚기, 전통연만들기, 사군자치기, 한지공예, 떡메치기, 한복 입어보기, 팔도엿장수 등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 마련되어 타국에서 잊고 지내던 우리의 전통문화를 되새기고 현지인들에게 소개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임남희 재불 한인회장의 인사말과 한가위 대축제 기획위원회(위원장 이현옥), 한인회 임원소개에 이어진 경품추첨 행사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서 각각 두 장씩 제공한 총 네 장의 파리-서울 왕복 비행기표와 코레일, 훼밀리마켓 등에서 제공한 푸짐한 경품들이 제공됐다.  
강민정, 손진봉의 흥겨운 민요한마당으로 막바지 열기를 몰아간 2009 재불한인 한가위 대축제는 교민과 현지인들이 함께 어우러진 강강수월래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의 가을처럼 청명하고 맑은 햇살 속에서 펼쳐진 이번 행사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이웃들과 넉넉한 정을 나누고 일상의 노고를 잠시 내려놓기에 충분한 하루를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