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7울 31일 오후 5시에 킹스톤에 위치한 킹스톤 대학(Kingston University)에서 아시아 음악 협회(Asian Music Circuit, www.amc.org.uk)가 주관하는 2009년 '아시아 음악 세미나(Sounds of Asia Summer School)'가 개최되었다.

올해로 12주년을 맞이하는 '아시아 음악 세미나’는 특별히 올해 ‘동아시아 현악기의 발전과 상관관계(Open discussion on developments and links between plucked instruments in East Asia)’라는 주제로,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전통 현악기를 소개하고, 그 기원과 서로 간 상관 관계에 대한 세미나로 마련되었다.

아시아 음악 협회(Asian Music Circuit)는 1989년 영국 아트 카운슬(Arts Council of Great Britain)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그 동안 아시아의 다양한 전통 음악과 음악가들을 영국에 소개하고,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아시아 음악 교육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 전통 음악과 음악가들에 대한 정보, 교류가 부족했던 관계로 한국의 전통 음악은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으며, 주로 인도, 중국, 일본의 전통음악이 소개되어 왔던 바 있다.

그러다가 이번에 영국에서 가야금 연주자로 활동 중인 정지은 씨가 한국 가야금 연주자 최초로 아시아 음악 협회에 등록되면서 한국 가야금을 처음으로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정지은 씨는 이화여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한국 종교음악 석사를 마쳤으며, 지난 2003년도부터 영국에 정착하여 활발한 연주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중국, 일본, 한국의 각 현악기를 소개하고 간단한 연주를 선보인 뒤, 관객들과의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되었다. 중국은 Zeng Chengwei 교수와 연주자 Zhuo가 중국 전통 현악기 고금(Guqin)과 쟁(Guzheng)을 각각 소개했으며, 일본은 일본 전통음악학 Ayako 박사가 일본의 전통 현악기 고토(Koto)를 소개했으며, 마지막으로 정지은 씨가 한국 가야금을 소개했다. 특별히 정지은 씨는 타 연주자들이 악기 연주만 들려준 반면, 우리 전통 민요 ‘아리랑’을 노래와 함께 가야금 연주로 들려주면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중국의 쟁과 일본의 고토가 그 동안 아시아 음악 협회를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되었던 것과 달리, 한국 가야금은 이번에 첫 선을 보인 탓에 세미나 참석자들의 가장 큰 주목을 받았으며, 일부 외국인 참석자들은 가야금을 직접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미 중국의 쟁과 일본의 전통북 타이코(Taiko)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워크샵이 개설되어 영국인 및 다양한 국가 출신 수강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를 관람한 관객들의 반응을 들어본 결과, 중국의 쟁과 일본의 고토가 손가락에 착용하는 플라스틱 기구 플렉트럼(plectrum)으로 연주를 하는 반면, 한국의 가야금은 별도의 보조기구 없이 연주자의 손가락 만으로 연주를 함으로써 훨씬 더 다양한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으며, 연주자의 감성을 보다 풍부하게 담아내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앞으로 우리 한국의 가야금이 영국을 비롯, 전 유럽에 더욱 널리 알려져서 한국의 우수한 전통 음악과 전통 문화가 보다 활발히 소개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