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표현주의 독일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김영미화백 작품 독일 쾨니히슈타인 운 갤러리에서 전시 중



지난 24일 저녁 프랑크푸르트에서 서북방향으로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독일 최고의 갑부들이 모여산다는 산간 도시 쾨니히슈타인에서 한국의 표현주의 작가 김영미화백의 전시회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이곳 쾨니히슈타인에는 재독동포 서지민씨가 경영하는 작으마한 화랑 「갤러리 운(芸)」이 있다. 인근의 미술애호가들과 동포들 50 여명이 모인 개막식은 장소가 협소한 탓에 매우 시끌벅쩍했으나 특색있는 그림들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관람객들의 진지한 토론은 침묵으로 일관된 엄숙한 미술관보다 활기찬 것이 오히려 좋아 보였다.

김영미작가의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30여점. 작품들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이번 전시회의 주 종을 이룬 캔버스에 오일로 그린 유화들, 다른 하나는 7-8점의 드로잉 작품들. 유화는 모두 동물이 등장하는 특이한 그림들로 표현주의 기법이 사용됐다. 김작가는 여기서 보이는 동물들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사람으로 의인화해서 인간사회를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동물들이 밥을 먹거나 책을 보거나 또는 그림을 그리고 사유하는 모습을 그려내면서 김작가는 중요한 것은 자연이라고 한다. 인간만이 우월하고 소중한 것이 아니라  나무 한 그루, 꽃 한송이도 모두 중요하다. 그래서 무위자연 안에서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모습, 서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을 그리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21세기를 이끄는 사조 가운데 표현주의는 예술가들로서는 뗄래야 뗄수 없는 바이블같은 것이라며 현대 미술이 표현주의의 주류 속에 있음을 시사했다.

오늘날 세계의 표현주의를 이끄는 화단은 독일 미술계로 알려져 있다. 표현주의는 자연 대상을 단순히 아름답게 묘사하는 것을 거부하고 대상의 형태와 내면 세계에 촛점을 맞추어 그림을 그린다. 이때 화가는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주제를 강조하며 색채와 구도 그리고 형태와 대상과의 조화를 과장하거나 생략하는 기법 등을 과감하게 사용한다.

김영미 화가에 대한 독일인들의 평은 한마디로 한국적이면서 매우 독일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한국대로 많은 사람들이 김작가의 작품은 매우 독일적이라고 평한다. 이에 대해 김씨는 독일의 영향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번으로 모두 14번째 독일을 방문하는 김영미화백의 독일여행은 지난 1994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거의 매년 독일을 다녀가면서 독일의 풍경과 정서, 독일의 철학과 사상에 심취하게 됐다. 작품활동을 하면서 많은 독일인들과 교류하고 교감하면서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독일적인 것들이 그녀의 작품세계 한켠을 차지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라난 토양과 풍토가 다르기 때문에 구현되는 작품도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화백의 작품에 대해 독일인들의 감상은 같은 표현주의라도 독일과 한국 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을 알게 한다. 자신을 미술애호가라고 밝힌 헤쎈 방송국 뉴스앵커 자비네 쟁어씨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표현주의 작품들이 한결같이 강렬한 느낌을 주는 것은 공통적인 것 같으나, 유럽의 표현주의가 슬픔, 분노 등 우중충한 색조에 무거운 이미지를 전하는 데 반해 한국작품은 우선 색체가 밝고 가벼운데다 동물들을 명랑하고 익살스럽게 표현한 점이 특히 흥미롭고 아주 마음에 든다고 했다.

또 김영미작가는 드로우잉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국내에서 가진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갤러리가 자신을 평가할 때 기본기와 순서가 살아있는 그림으로 평해 주기를 원하기 때문에 세미누드나 누드, 커스텀같은 드로우잉을 철저히 반복한다고 말해 드로잉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남달리 크게 가지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김화백은 그 동안 그렸던 드로우잉 작품들만 창고로 하나 가득하다며 언제가는 이것들이 꼭 빛을 볼 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요즘 한국화가들이 드로우잉 작업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안‰쨈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