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프랑스 한국문화원(원장 최준호)에서는 지난 10월 7일부터 10월 28일까지 문화원 유망 작가전의 하나로 작가 윤지은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윤지은의 전시 <Un moment dans un monent>은 작가 자신의 삶 속에서 흐르는 시간 안에서 감지되는 어떤 한순간을 이야기한다. 이는 작가 혹은 다른 이들이 각자의 삶을 영위하며 느끼는 주관적 시간과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시간의 만남을 의미한다.  
작가는 합판 위에 새겨진 나이테를 지형적인 의미로 해석한다. 굽이굽이 흐르는 나무의 선들이 정원 혹은 숲의 경계가 되고, 혹은 등고선으로 작용하여 작품에 지형적 깊이를 부여한다. 이 작품들은 필연적으로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겨 그려왔던 조화로운 자연경치, 혹은 임의로 만들어진 조경을 감상하는듯한 느낌을 준다. 각각 다른 성격을 부여받은 것 같은 소인국의 사람들은 합판 위에 만들어진 대지 위에서 개개인의 일상적인 삶에 부단히 열중하는 듯하다. -작가는 이들이 작가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고 한다-.
윤지은의 작품들은 한국적 공간감과 인물과 오브제들 사이에 존재하는 여백의 미를 두루 갖추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간이란 장소적 의미만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오브제가 움직이는 공간으로써 바람, 공기, 분위기 그리고 시간의 의미를 아우른다. 작가는 자신의 의식에 짙게 녹아 들어 있는 한국적 정서를 색연필과 판화 기법으로 풍성하게 표현하고 있다. 감성적인 동시에 솔직함에 기반을 둔 작품들은 검소하고 절제된 주제를 부각시키며, 이는 작가가 사용하는 낙화 기법(Pyrogravure, 불에 달군 쇠, 인두 등을 이용하여 목판에 그림을 그리는 기법)에서 기인한 갓 자른 나무와 불에 탄 냄새로 극대화된다.  
평소 잡지에서 오리거나 직접 찍은 사진들을 모아 미장센 작업을 하는 윤지은의 작품들은 마치 혼자만 알고 있는 은밀한 장소에서 좋아하는 시를 읽기 위해 조심스럽게 시집을 펼쳐드는 듯한, 아날로그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윤지은은 홍익 대학교에서 조각판화를 전공하고 현재 파리 에꼴데보자르에서 수학하고 있다.

★ 일시 : 2009년 10월 7일(수)- 10월 28일(수)
★ 장소 : 주 프랑스 한국 문화원
★ 자세한 정보 : 01 47 20 83 86 / www.coree-cultur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