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한인회가 결국 양분화되면서 유럽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두 개의 단체로 분열되는 사태를 맞이하고 말았다.
유럽 지역 16개 한인회장들은 지난 8월 22일 영국 런던에 모여 '유럽한인회총연합회'를 새로 만들고 한호산(독일)씨를 만장일치로 새 회장에 선출했다.

이번 모임에서는 재영국한인총연합회 서병일 회장을 비롯하여 재독일한인회총연합회 이근태 회장,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 고광희 회장, 재이탈리아한인회 남창규 회장, 재노르웨이한인회 김호현 회장, 재터키한인회 조규백 회장, 재덴마크한인회 이존택 회장, 재스웨덴한인중앙회 이봉철 회장, 재스위스총한인연합회 강성희 회장, 재룩셈브르크 한인회 윤혜숙 회장 등이 벨기에한인회에서는 이윤행 회장의 위임장을 들고 이종춘 전회장 참석했고,체코한인회 남순동 회장과 폴란드한인회 강완기 회장, 핀란드한인회 추교진 회장, 오스트리아한인회 김종기 회장, 포르투갈한인회 이진우 회장 등은 위임했다.

유럽 지역 16개 한인회장들은 지난 2월 재유럽한인총연합회(회장 김다현.이하 유총연) 정기총회와 한국 세계한인회장 대회에서 발생한 불미한 사태와 함께, 김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김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다가 거부당하자 새로운 단체를 만들게 된 것이다.

지난 5월 16일 유럽 15 개국(11개국 직접 참석,4 개국 위임) 한인회장들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긴급 회의(유로저널 715호 보도,www.eknews.net 한인타운 특별취재 참조)를 갖고 김다현 회장이 7월 31일까지 명예롭게 퇴진해 달라고 결의했다.

회장단은 성명서에서 “그간 운영되어 온 현재의 유럽한인총연합회의 비합리적인 운영방안과 총연합회장의 선출방식에 대해 더 이상 인정할 수 없다”면서 “오는 7월 30일까지 김다현 회장의 명예로운 퇴진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와같은 결의문을 유로저널을 포함한 일부 유럽 내 동포신문사들과 한국 내 연합뉴스,재외동포신문 등 언론사들을 비롯한 재외동포재단에 까지 팩스와 메일 등을 통해 전달해 국내신문들에서까지 보도되었다.

그리고 이후 김호현 재노르웨이한인회장, 고광희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 회장 등을 간사로 하여 한국에서 한인회장대회 등을 기회로 김 회장과의 접촉을 시도하며 서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서로간 의견 차이가 커서 결국 실패하고 서로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지난 수 년동안 핀란드 한인회의 분열, 독일 한인 일부 단체의 선거 파행에 이어 영국 한인회의 18 개월동안의 분규,그리고 이번에 다시 독일 법원으로부터 재선거 명령을 받은 재독한인간호협회장 선거 등,유럽 내 한인 사회 분규가 심각한 가운데 유총연마저 다시 양분되게 되어 유럽한인사회의 불명예를 한층 심화시켰다.


유총련, 유럽 내 각국 한인회가 모여 만든 단체

유총련은 유럽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의 권익신장,동포사회의 발전 및 친목 도모를 위해 1989년 당시 서울에서 개최되었던 한민족체육대회에 참가했던 11 개국 한인회장들과 한인회로부터 위임을 받은 한인대표들이 모여 발기인 대회를 가지면서 발족했다.

1대,2대,3대 집행부까지는 이렇다할 활동이 없다가 제 4대를 프랑스 박홍근 회장이 맡으면서 유총련에대한 홍보에 나서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어 제 5 대 회장으로 선출된 현 김 다현회장이 선출되어 활성화가 되면서 유럽 내 한인회들과 입양인들의 참여로 여름체육 및 문화 행사 등이 이루어졌다.


김 회장,다섯 번째 회장 연임 시도에 제동 걸려

현 김 회장은 당시 정부 지원도 빈약한 상태에서 유총련의 발전과 입양인들을 위해 많은 사재를 털어서 체육 및 문화 행사를 매년 1 회씩 개최해왔다.

최근에는 임원들의 회비,일부 임원들의 기부금과 재외동포재단의 지원금이 있기는 하지만  행사 참가자들의 1박 2 일 혹은 2박 3일 숙박비를 전액지원해 가면서 행사를 개최하기위해서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어서 김 회장의 사재 기부가 불가피한 현실이다.

이로인해 일부 임원들은 꼭 이렇게 어려운 현실에서 많은 경비를 들여가는 행사의 개최여부에 찬반이 있기도 했지만, 이는 김 회장의 유총련 운영 방법중에 하나이고 부족한 부분은 김회장의 사재로 충단하기에 크게 반대는 없었다.

지금까지 김회장이 8 년이상 장기적으로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 가장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도 이러한 경비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질만한 회장감이 나오질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행사 축소 혹은 취소, 행사 참가비 참가자 부담 및 운영 방법 개선, 임원들의 부담 증액, 혹은 후원 단체의 발굴없이는 현 상태에서는 김 회장의 '영원한 회장'이 불가피하였다.

실제로 김다현 회장은 박홍근 전회장에 이은 5 대회장 선거에서만 출마(단독)하였을 뿐 6대,7대,8대에서는 출마대신 전원 추대 형식으로 회장을 연임해 나갔다.

7 대, 8 대의 경우 한 달 가까이 회장 선거 공고를 전유럽으로 배포되는 동포신문사가 본 지여서 본 지에 광고 했으나 정관이 수 차례 개정되면서 높아진 3만 5천 유로라는 기부금과 그외 유총연 운영비의 부담에 출마 희망자가 없어 유총연의 유지 자체를 위해 김 회장의 추대가 불가피한 입장이었다.

또한, 김다현 회장과 맞서야 하는 출마자들에게는 대다수가 김회장과 인간 관계로 유지되고 있는 임원들을 상대로 선거를 치룬다는 것은 '달걀로 바위치기'였기에 출마를 꺼리는 한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지난 수 년 전만해도 각국 한인회장들이 김 회장과 인간관계,혹은 지인들이 많아 서로 이해의 폭이 넓었으나,최근 몇 년사이 유럽 내 젊은 층과 신진 세력들이 각국 한인회를 장악해감에 따라 '행사만이 능사가 아니다'는 생각 등 유총련의 운영 방식에 의의를 제기하고 나섬에 따라 김 회장의 운영 방식이 한계에 부딪치게 된 것이다.


유총연의 향후 정통성과 대표성은 어디에

이제부터는 유럽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로는 김다현 회장이 이끄는 '재유럽한인총연합회(유총연)'와 한호산 신임회장이 이끄는 '유럽한인회총연합회(유한연)'의 쌍두마차 체계로 움직이게 되었다.

김회장의 '재유럽한인총연합회'는 이번에 새 단체에 참석치 않는 일부 한인회(참석여부는 미정이지만)와 지금까지 유총연의 임원으로 위촉되어온 일부 전직 한인회장들을 비롯한유럽한인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내세워 '20년 전통의 유럽한인대표 단체'로 정통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한 회장이 이끄는 '유럽한인회총연합회'는 이번 회의에 참여한 각국 한인회장들을 중심으로 구성되면서,각국 한인회가 세운 단체라고 내세우면서 정통성을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통성에 대한 양측 주장은 각각 논란의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

먼저 김회장의 유총연은 정관 5조에 '유총연은 각국 한인회가 모여 구성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각국 한인회의 불참은 유총연의 존재 기반을 흔드는 것이다.

반면 한회장의 유한연은 각국 한인회장들이 모여 만들었기에 정통성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김회장의 유총연도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국 한인회장들이 모여서 만들었으며 그 명맥을 20 년간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국 한인회장들이 탈퇴하고 불참한다면 전유럽 한인 단체로서의 정통성 유무는 뒤로하고서라도 대표성을 유지하는 데에는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로인해 활동의 명목이 축소되게 된다.

재유럽의 일반 한인들은 어차피 두 단체의 정통성이나 대표성에 크게 관심이 없기에 결국 두 단체의 지속적인 유지는 소속 회원 및 단체들의 참여와 협력 관계,그리고 활동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내 재외동포재단 등 정부 등에서도 유럽 한인 사회의 분규를 이유로 양측을 모두 지원치 않거나 인정치 않을 수도 있다.

앞으로 두 단체는 재유럽한인 사회의 대표성이나 유총연으로서의 정통성 시비는 뒤로 하고,결국 어느 단체가 재유럽 한인 사회의 친목 및 화합과 발전,그리고 권익신장을 위해 재유럽한인 사회,현지 사회와 고국 정부간의 역할을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느냐가 재유럽 한인 사회로부터의 평가 및 인준의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유럽 한인들 입장에서는 두 단체의 양분이 대외적으로는 당장에는 부끄럽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대내적으로는 양 단체의 경쟁적인 활동으로 오히려 한인 사회 발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결국 재유럽한인들은 두 단체들중에서 어느 단체가 자신들의 권익신장,친목과 화합 및 발전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느냐에 따라 자신들이 필요한 쪽의 손을 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더 바램은 두 단체가 13만 재유럽 한인들의 명예를 더 이상 실추시키지 말고 서로 양보하여 빠른 시일 내 통합의길을 모색하길 기대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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