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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2018.06.11 17:57

오을식의 장편 연재 소설 (68) - 바람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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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는 그가 전문 산악인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몸은 산을 오르는데 적합하기보다는 격투기에 어울리는 근육질이었던 것이다. 정아의 그런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그가 자신의 몸을 힐끗 살피며 말했다.

“이래봬도 한창 때는 날다람쥐처럼 가볍고 날렵했는데 말이야.”

“운동선수들도 현역에서 은퇴하면 몸이 엄청 불어나잖아요. 아마 오빠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요.”

위로가 필요한 것 같아 정아는 입에 바른 소리를 했다.

“맞아, 다리가 이 모양이니 운동은 엄두도 못 내지. 주로 집안에서만 지내니까.”

“집에서는 주로 뭘 하세요? 취미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정아는 괜한 소리를 했나 싶어 살짝 긴장했다.

“이 몸으로 뭘 할 수 있겠나. 그저 허구한 날 창문 열고 골목 풍경을 바라보는 게 유일한 낙이자 취미지. 간혹 낯이 익은 사람들과 서로 손을 흔들며 안부를 묻기도 하면서 말이야.”

정아는 그의 볼을 손으로 쓸어주었다. 창에 턱을 괴고 무심히 밖을 내다보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자 괜히 마음이 짠해졌다.

한동안 말이 없던 그가 문득 뭔가 생각났다는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

“참, 그러고 보면 정아가 도쿄로 여행을 왔을 때 말이야, 우리는 그때 이미 눈인사를 나눴을 지도 몰라. 우리 집이 역에서 우구이스다니 중심가로 가는 길목에 있으니까.”

그는 자기 집 위치를 알려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하지만 정아는 어두침침했던 역 주변과 저녁을 먹었던 식당 외에는 전혀 생각나는 게 없었으므로 그냥 두루뭉술하게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고 건성으로 대꾸하고 말았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설명을 계속했다.

“역에서 유곽으로 가자면 우리 집 앞을 반드시 거쳐야 해. 두 번째 횡단보도를 건너면 정면에 보이는 파란 대문, 바로 그게 우리 집이지.”

지루해진 정아가 부러 슬쩍 화제를 돌렸다.

“유곽에는 요즘도 손님이 많은 모양이지요?”

“그렇고말고. 동네는 물론 타지 손님들까지 밀려들어 문전성시야.”

“혹시 오빠도 그 중 한 사람?”

당돌한 질문에 그가 잠시 머뭇거리다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아니야, 난 거기로 가지 않고 좀 멀어도 아키하바라로 가.”

그의 대답에 정아가 화들짝 놀라는 표정으로 대들 듯 물었다.

“어머나, 아가씨들이 교복차림으로 접대를 한다는 그곳 말이에요?”

“아니, 그걸 어떻게 알지?”

“친구에게 들은 기억이 있어요. 아가씨들이 아주 어리다고 들었는데. 개중에는 진짜 학생도 있고.”

그의 얼굴이 조금씩 붉어졌다.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아는 다시 화제를 바꾸었다.

“우구이스다니 유곽에 한국 아가씨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많고말고. 근래 문전성시의 비결이 바로 한국아가씨들의 활약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거든. 근데 그걸 왜 묻지? 혹시 정아도 우구이스다니에서 일할 생각이 있는 것 아냐?”

정아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잘랐다.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래도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다. 아는 마마를 통해서 다리를 놔주겠노라는 장담도 곁들였다.

그가 삽입을 시도했다. 아직 충분히 젖지 않은 탓에 한껏 다리를 벌렸는데도 입구에서부터 통증이 왔다. 아파요, 살살. 정아가 몸을 뒤틀며 애원조로 말했다. 그가 동작을 멈추고 다시 말을 이었다.

“거 참, 정아를 정복하는 게 매킨리 정상에 오르는 것 보다 더 어려운 것 같군. 도무지 무슨 까닭인지 원.”

“몰라서 하시는 말씀이세요?” 정아가 눈을 흘겼다.

“모를 리가 있나, 아타라시라서 그렇다는 건 알지.”

그가 불쑥 상체를 일으키더니 자신의 성기를 손으로 잡아 올렸다. 정아의 시선도 움켜쥔 그의 손으로 갔다. 다시 봐도 그의 성기는 신기하리만치 굵고 단단했다.

“어휴, 그렇게 무섭게 크니 아마 사모님도 신혼 때는 무지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랬죠?”

그가 또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나 아직 솔로라고!”

정아가 입을 하, 벌린 채로 그를 쳐다보았다.

“정말이라니까, 이래봬도 난 8000m 메이저급 봉을 3개나 오른 산사나이야. 마나슬루 제1봉, 칸첸중가 제1봉, 초오유 산까지. 비록 4번째 안나푸르나에서 처참한 실패를 맛보았지만. 그러니 언제 여자를 살필 여유가 있었겠어? 그리 등정에 미쳐서 살았는데.”

그가 얼굴을 찡그렸다.

“매킨리도 꽤나 유명한 산으로 알고 있는데 방금 저랑 비교를 하는 걸 보니 그리 매력적인 산은 아닌가 봐요?”

정아는 그가 다시 안나푸르나의 상처를 덧낼까 싶어 급히 다른 질문을 던졌다.

“아, 내 발언에 문제가 있었군. 우선 세상의 모든 산은 모두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서 제자리를 지키지. 그래서 좀 더 높고 낮다는 식의 수리적 비교는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어. 매킨리만 해도 그래. 그 친구는 북아메리카에서 제일 높잖아. 높이가 무려 6130m. 물론 히말라야 산맥에는 해발 7300m 이상의 고봉이 30여 개나 있으니 거기에 비하면 한참이나 낮지. 하지만 매킨리는 미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멋진 산이지. 그걸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주 중요해.”

산 이야기가 나오자 화색이 돌며 눈빛이 강렬해졌다. 정아는 그런 그의 태도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가 평범한 삶을 꾸린 사람이 아닐뿐더러 생과 사를 넘나든 독특한 경험을 가졌다는 측면에서 뭔가 많은 것을 들려주리라는 기대감이 들었던 것이다. 전문 산악인이 된 동기라든지, 그 과정에서 가족들의 동의가 있었는지, 아니면 반대의 상황이었는지도 궁금했고, 무엇보다 천신만고 끝에 정상에 올라 처녀지에 깃발을 꽂을 때의 느낌도 듣고 싶었다. 하지만 정아는 결국 그런 질문을 입 밖으로는 하나도 내지 못했다.

“아유, 히말라야에는 높은 산 천지네요. 거기에 비하면 이곳 한라산은 아기 산이나 다름이 없네요. 그 애기 산도 저는 정상까지 딱 한 번 올라봤어요. 그때 어찌나 힘이 들었는지.”

“비행기에서 봤는데,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지?”

정아는 높이가 1950m라고 알려주었다.

“그날 이후로는 다시는 산에 가지 않았어요. 워낙 고생을 했거든요. 중간에 날씨가 나빠져 옷이 젖은 데다 발이 너무 아팠지 뭐예요. 신발이 작지도 않았는데 그리 고생을 했어요.”

“등산화 끈을 잘 못 맸나보군. 오르막에서는 발목이 구부러지기 쉽게 끈을 느슨하게 매는 게 좋고 하산 때는 끈을 바짝 조여 발가락이 앞으로 밀리지가 않게 해야 하는데. 대개 초보자들은 반대로 매서 낭패를 보거든.”

“아, 그래서 그랬을까요? 앞코에 부딪힌 발톱 하나가 까맣게 변해서 나중에는 결국 빠지고 말았어요.”

그가 상체를 일으켜 정아의 양 다리를 들어 발톱을 확인했다. 정아는 오른쪽 발의 엄지발톱을 가리키며 새로 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갑자기 정아의 두 다리를 두 손으로 들어 올린 상태에서 다시 삽입을 시도했다. 그 사이에 젖은 것인지 조금씩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덕분에 통증도 약해졌다. 그의 하체가 끝까지 밀착이 되자 아래가 먹먹해졌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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