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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6.11.19 02:04

골키퍼 엄마의 희비 (11월 4주)

조회 수 2109 추천 수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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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은 나와 데클런이 골키퍼를 했어.”
아이의 학교가 끝나면 집에 오는 길에 아이가 이런저런 얘기를 내게 들려준다.  축구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게 없는 내가 이전에 어느 서양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학창시절 친구들끼리 축구선수로 뽑히던 순서 얘기가 생각나서 우리 애에게 물었다.  잘하는 애들이 먼저 뽑힌다는 얘기였다.  
  “누구를 제일 먼저 뽑니?”
“어쩔 때는 데클런을 먼저 뽑고 어쩔 때는 나를 먼저 뽑아.”
우리 아이의 얘기에 의하자면 데클런이 제일 빨리 달리고 그 다음이 아마도 자기인 듯하다.  그래서 상급반 형들이 편을 갈라 축구를 할 때는 이 편이 데클런을 택하면 저 편을 우리 애를 자기 편 골키퍼로 뽑는 모양이다.  왜 공 차는 선수를 먼저 뽑지않고 골키퍼를 먼저 뽑을까? 하는 것이 사실은 의문이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고 에너지가 넘쳐나는 아이를 방과후 과외활동으로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고만고만한 사내아이들끼리 모여서 서로 협동심도 배우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기왕이면 건전한 곳에 발산시키라고 동네 축구교실에 넣어 주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가 끝난 후 곧장 가는데 우리 애는 운좋게도 내가 아는 브랜다 아주머니네 아들 잭이 거기에 있어 손위 형처럼 잘 대해준다.  잭은 그 축구클럽에서 고참 나이인 8살인데 아주 리더쉽을 타고난 아이같다.  
대부분 끝날 시간쯤 선생님이 아이들을 양 팀으로 잘 갈라서 시합을 시키는데 우리 아이는 매번 잭과 같은 팀이 되곤 했다.  첫날은 어찌하는가 싶어 보려고 문밖에 서서 들여다보는데 우리 애가 자기네 팀의 골키퍼를 하고 있었다.  
‘아니, 쟤는 왜 하필이면 골키퍼냐?  저렇게 골문이나 지키고 있으면 대체 어떻게 운동이 되냐?  쟤도 다른 선수들처럼 이리 뛰고 저리 달리며 공을 차면 좋을텐데…’ 우리 애가 공을 차는 화려한 선수가 아닌 것에 속으로 무지 섭섭해하고 있는데, 공이 우리 애 앞으로 날아갔다.  눈 깜짝할 그 순간, 그 날아온 공을 두손으로 가슴팍에 단번에  잡아낸 우리 아들!  ‘어쭈, 대단한데!’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좀전까지도 화려한 선수가 아닌 것에 영 서운함을 금하지 못했던 내가 이번에는 골 하나 잡아낸 아들-사실은 그곳에서 제일 나이 어린 축에 속하는 다섯살이다.-이 자랑스러워서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금방 골 잡은 애가 바로 우리 애여요.”
어떤 아이 아빠가 아무 말없이 나를 잠깐 바라보았다.  시합은 계속 되고 있었고, 이번에는 바로  그 아빠가 소리쳤다.  
“잘 했어.”
알고봤더니 아까 첫골을 시도했다가 우리 아이때문에 놓쳤던 그 아이가 또다시 골을 시도해서 이번에는 연달아 두 골을 성공시켰다.  우리 애 팀의 주장이었던 잭이 안되겠다 싶었는지 우리 애를 선수로 내보내고 자신이 직접 코피까지 터져가며 온몸을 던져 끝까지 골문을 잘 지켜냈다.  
어려서 동네 친구들과 모여 축구를 할 제면 맨날 골키퍼만 하던 우리 오빠, ‘얼마나 축구를 잘 못하면 우리 오빠는 맨날 골키퍼만 하나?’ 속으로 은근히 측은하게 여기곤 했었던 나.  참, 나도 못말릴 나다.  운동도 아니 축구도 잘 모르면서 그런 판단을 함부로 내렸다니…  가만 생각해보니 자기편 골문이 튼튼하지 않으면 어떻게 다른 선수들이 마음놓고 상대편 골문을 향해 달리겠는가.
모든 화려한 성공이나 승리 뒤에는 자기편 골문을 온몸으로 막아준 골키퍼처럼 누군가 묵묵히 받쳐준 숨은 노력이 있었음에 틀림없다.  사실은 지난 월드컵때부터 골키퍼에 대한 인식을 제법  바꾸긴 했지만, 우리 애가 골키퍼를 하면서부터 골키퍼들이 실은 대단히 운동을 잘하는 선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래서 아이들은 어른들의 아버지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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