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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6.08.18 22:22

올드미스의 결혼 못한 이유들

조회 수 2868 추천 수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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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하고 나니 아직 미혼인 선배언니가 생각났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결혼 안 한 까닭에 생기는 스트레스에 입을 모았다.  결혼이란 게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손뼉도 마추쳐야 소리가 나듯 누군가 함께 할 사람이 있어야 되는 건데…  태어나고 죽는 시간이 제각각 다르듯 결혼하는 시기도 다 다른 것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 사형제중 두번째였지만, 결혼은 맨 마지막으로 했었다.  제 인연을 만나기까지 어떤 사람은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반면, 어떤 사람은 긴 시간이 걸리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 언니는 한 목사 후보생이 첫만남에서 직장인인 언니에게 자신이 목사가 될 때까지 뒷바라지 해주는 조건으로 당장 결혼하자고 하길래 목사가 되기 이전에 먼저 인간이 되라고 따끔하게 한마디 해주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언니더러 정말 잘 했다고 동의해줬다.  그리고 아무리 나이가 들었다치더라도 마치 파장의 떨이하듯이 헐값에 팔아 넘어가듯 결혼하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결혼 안 한 여자들은 명절에는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그리고 평상시는 특히 나이 어린 후배들의 결혼식이라도 있는 때면 더욱 주위 어른들에게 결혼 빨리 해야지 하는 권고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결혼 전에 나이가 서른이 넘자 후배들 결혼식에 가는 것이 참 꺼려졌다.  친한 후배를 축하해주고픈 마음이야 굴뚝같은데 하객들로 오신 안면있는 어른들께서 너는 도대체 언제 결혼할꺼니?  적은 나이도 아닌데.. 등등으로 한 마디 한 마디가 말씀하시는 어른들께는 한 번에 그치지만 듣는 나에게는 여러번 겹치다 보니 그것도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미리 축의금이나 결혼선물을 전해준 뒤 양해를 구해서 결혼식장에는 가지 않는 방법을 취하곤 했었다.    
  그러나 가장 마음이 힘들 때는 나이도 한참 어린 후배들이 자기와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고 생각되면, 그러니까 아직도 결혼을 못 했지, 하고 질타할 때는 결혼 못 한 것이 꼭 무슨 크나큰 결점 혹은 무능력으로 간주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한 친구는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면 오래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자신에게 일어났던 실례를 얘기해주었다.  그 친구의 기다림의 미덕에 대해 속으로 내내 감탄하면서도  내 자신은 그 친구처럼 될 수 없으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또 한번은 교회에서 카레라이스가 점심으로 나왔을 때 카레 없이 그냥 김치에 맨밥을 먹는 나더러 한 후배가 왜 카레는 먹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 이전에 한번 카레라이스를 먹은 후 심하게 배앓이를 한 적도 있었고 또한 내가 소화를 잘 못시키는 카레를 좋아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장황하게 설명하기도 그렇고 해서 나는 그냥 카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짧게 대답했다.   그냥 넘어가도 될 일에 그 후배는, 그렇게 까다로우니까 여직도 시집을 못갔죠, 라고 한 마디 했다.  밥맛이 뚝 떨어진 나는 그 자리서 숟가락을 쾅 놓고 일어섰다.  내 뒤에서, 저렇게 성질이 못됐는데 도대체 누가 데려 가겠어? 하고 더 심하게 흉을 봤을지도 모르지만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결혼이라는 게 공부해서 얻을 수 있는 거라면 밤잠 안자고 코피 터지게라도 공부해서 나도 할 수 있었노라고 남의 속도 모르고 한마디씩 하시는 어른들과 몇몇 버르장머리없는 후배들에게 떳떳하게 증명해보이고 싶기도 했다.  
  각설하고 어쨌든 나는 서른 다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평소 입버릇대로 내 몸만 데려가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  하루는 남편이 인터넷에서 한국의 결혼정보회사들에 관한 흥미있는 기사를 읽더니 나에게도 읽어 보라고 인쇄를 해 주었다.  그 기사에 의하면 여자는 나이 서른 둘 미만이어야 하고 키는 158cm 이상이어야 신청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나는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다.   부잣집 데릴사위 조건들을 마다하고 키 작고 나이 많았던 나를  택해준 남편에게 고마워해야 하나 싶었다.  남편은 종종 예수님은 나이 서른 셋에 인류를 구원하셨는데 자신은 한 여자는 구원했어야 되지 않았겠느냐고 농담을 하곤 했다.  
  그 선배언니도 하루 속히 좋은 사람 만나서 남은 평생 좋은 친구처럼 사이좋게 삶을 꾸려가기를 소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아직 결혼 안 한 사람들에게 좀 더 느긋하게 그들의 인연을 기다려주며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는 풍토가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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