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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6.09.25 18:53

엄마, 그 힘센 이름 (10월 1주)

조회 수 2662 추천 수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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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여자’를 일컬어 ‘약한 자’로 표현하였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사실은 그 약한 여자가 일단  어머니가 되고나면 더 이상 약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강해진다.  그래서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이런 말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싶다.  
아주 어렸을 적 읽었던, 파리채 한번 휘둘러서 단번에 (파리) 일곱마리를 잡은 꼬마 영웅처럼—동리 사람들은 다 그 소년이 파리가 아니라 무시무시한 괴물 일곱마리를 단번에 잡은 줄로만 알았다.—오늘은 나도 손가락 하나 까닥 하지않고서도 불량배 녀석들 네명을 단번에 해치운(?) 내 무용담을 한번 늘어놓으려고 한다.  군대 다녀 오신 용감무쌍하신 (킥킥킥, 호호) 남자분들은 조금 고깝더라도 어여삐 봐주시기를 바란다.
세월을 20여년쯤 거슬러 올라가서 내가 대학 초년생일 때였다.  버스를 두번 타고 가야할 거리를 버스비를 아끼려고 버스를 한번만 타고 나머지 거리는 걸어서 다니고 있었는데, 그날은 제법 가을 바람이 차가운 밤이었다.  어느 한 곳에 이르자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녀석들이 나를 가운데 놓고 에워쌌다.  
버스를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굴다리를 지나 어찌 보면 꼭 바다 가운데 떠있는 외딴 섬처럼 길 한가운데에 삼각형처럼 몇몇 작은 집들이 있고 그곳을 기준으로 앞 뒤로  거리 이름이 달라지는 곳이 하나 있었다.  그곳이 번창하는 상업지역이었으면 오히려 불빛도 밝게 켜놓고 좋았을지도 모르는데 이래저래 쓰이기도 마땅찮았었는지 오래 비워져 있는 것같기도 한 곳이었다.  그러니 그곳에는 자연 가로등도 없었고 깜깜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그곳에서 약 백여걸음만 더 걸으면 버스정류장이 있고 버스정류장 뒤로는 많은 가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는데 그쪽에서 비취는 불빛을 의지해 걸어다니곤 했던 길이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생각나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고 3 아니면 재수생 정도의 남자아이들 네명이 나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  겁에 잔뜩 질린 나머지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나를 보더니, 그중 한아이가 말을 건넸다.  
“애, 우리 자러 갈래?”
생각 같아서는 들고있던 책가방으로 그놈들 머리통들을 한대씩 팍팍 내갈기며 정신 차리라고 따끔하게 한마디씩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워낙에 ‘사 대 일’인데가 까딱 잘못해서 힘으로 나가면 내가 영 불리한 상황—우리 엄마는 나에게 태권도도 안가르치고 뭐했을까?--인지라 그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참 암담하기만 했다.  게다가 잘못되면 윤간을 당할지도 모를 상황이지 않은가.  어쨌든 나도 그 녀석이 묻는 말에 대답을 해야했다.   네녀석들이 동시에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드디어 내가 입을 열었다.
“우리 엄마가 저기서 날 기다리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불빛이 있는 버스 정류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내뱉은 말이었다.  그 말에 그 네녀석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저희들끼리 눈빛을 교환하는가 싶더니만 아무런 말도 없이 처음 나타나던 때와 마찬가지로 나로부터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물론 그날 그시간 우리 엄마는 내가 가리킨 그 버스정류장에 계시지 않았었고 내게서 수천리나 멀리 떨어진 시골집에 계셨었다.   어쩌다가 괜히 불량해질려고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 녀석들도 역시 다들 자기 엄마들이 있었을 것이고, ‘엄마’라는 말을 듣는 그 순간에 그만 간담이 서늘해져서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내빼버렸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엄마’라는 이름이 그토록 힘이 센 줄을 그날 나는 처음으로 그리고 실제로 보았다.   수천리 멀리 떨어져서도 자기 딸을 괴롭히려는 불량배 녀석들 넷을 ‘엄마’ 그 이름 하나로 단번에 물리친 우리 엄마, 만만세.  그리고 그 위급한 순간에 내게 그런 지혜를 주시고, 그런 강한 엄마를 주신 좋으신 하나님께 감사, 감사, 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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