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최영신에세이
2008.06.11 22:21

공잡았다 공! (6월 13일)

조회 수 20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Extra Form
extra_vars1 |||||||||||||||||||||
extra_vars2 |||||||||||||||||||||||||||||||||||||||||||||||||||||||||||||||||||||||||||||||||
괜찮은 각본이 되려면 이렇게 맞아떨어져야 했었다.
선수: (환희에 넘치는 목소리로) 공잡았다, 공!
군중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세게 쳐준다.) 야아아…
그러나 실제로는 위의 선수가 기쁨에 넘치는 들뜬 목소리로 잡은 공을 제 머리위로 높이 쳐들고 각본처럼 '공잡았다, 공!' 외쳤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박수를 쳐주지도 않았고 그냥 저 나이에 주책스럽게 왠 호들갑? 하는 모양인지 그저 밋밋하게 지나가버렸다.  어찌 이럴 수가?
이 선수가 이 기쁜 소식을 자기 혼자서 가슴에 담아두기에는 너무 벅찬 일이라서 집에 오는 길에 자기랑 가장 친한 아이에게 물었다.
“애, 너 내가 공잡은 것 봤어?  내 평생 처음으로(다른 사람이 들을 새라 목소리를 좀 줄인다) 잡은 공인데…(사진이라도 찍어둘 걸, 마냥 아쉽다.  그러나 그 순간포착을 누가 한단 말인가?)”
“그럼 봤지, 두번이나 잡는 거 봤어.”
정말 다행이다.  단 한사람이라도 그 중요한 순간을 보아준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또 그 순간 그 선수와 함께 계신 주님께서 그만의 그 큰 기쁨에 살포시 미소를 지으셨을 것이다.  
이실직고하자면 위의 각본의 선수가 바로 나다. 그리고 아이는 바로 우리 아들이다.  천방지축 까불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제 엄마의 아주 감격스런 순간을 하나도 놓치지않고 다 보아준 제법 기특한 녀석이다.  이래서 피가 물보다 진한 모양이다.  
운동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믿겨지지 않겠지만, 나는 학창시절 피구, 농구, 배구, 핸드볼 등등 모든 구기종목 경기-내가 원해서 한 적은 물론 단 한번도 없다.  체육수업시간이나 체육대회에서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한 것일 뿐-를  통틀어 단 한번도 공을 잡아본 적이 없었다.  공에 맞을까봐 지레 겁에 질려있었고 공에 맞아 죽으면 오히려 그 공포의 순간이 지나가버렸음에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쉴 정도였다.  
대학을 졸업할 때 가장 기쁜 것중 하나가 바로 체육을 아니 운동을 시험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즐길 수 있는 범위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더이상 체육시간마다 애꿎은 배가 아프고 멀쩡하던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화창하고 맑은 날씨를 괜스리 원망하지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소아마비에 걸려서 체육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아이를 은근히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었다.  야, 자유다, 자유!  
이러한 나이기에 지난 6월 1일 우리 교회에서 '발록 성/공원(Balloch Castle and Park)'으로 야외예배를 나갔던 날, 예배와 바베큐 파티끝에 오후 레크레이션 행사에서 첫 경기로 한 '피구'가 내게는 실로 예사롭지만은 않은 것이었다.   그날은 예전처럼 공이 나에게 오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도 없이 게임에 임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힘이 생기고 활기에 넘쳐졌다.  
물론 아주 운동을 잘하는 아무개 청년에게 미리, 나한테 공 너무 세게 던지지 말아줘, 응? 하고 정중한 부탁을 해놓긴 했었다.  
  우리 편이 계속 죽어나가는 형세였지만 그 와중에 나는 정말 난생 처음으로 내 앞에 날아온 공을 아무 두려움없이 잡는 경사(!)를 누릴 수 있었다.  
우리 아이가 본 두번째는 공에 맞은 누군가가 여직 살아남은 내게 전해주고가는 공을 내가 받은 것이었는데 그애는 내가 공을 두번 잡은 걸로 알았던 모양이다.
그날 내 기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이 없는 사람들을 보며,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은 일도 그 주인공에게는 굉장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무슨 일이든 아무 두려움없이 즐기는 마음으로 하다보면 자신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때에 놀라운 결과를 어느 날 갑자기 맞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나를 새삼 전율케했다.
타이거 우즈도, 애니카 소렌스탐도, 요새 잘 나가는 오초아도 부럽지않던 그 날, 내게 있어 그 공은 바로 그들의 빛나는 우승 트로피와도 같은 그 무엇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내 사십여 평생에 처음 잡은 공이었으니까!  
나이 들어가면서 생활속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정말 감사한 일이다.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 소설가 소개 file 편집부 2018.08.07 7721
392 최영신에세이 버스안에서 생긴 일 (4월4주) 유로저널 2008.04.24 2218
391 최영신에세이 오랫만의 호사 (5월1주) 유로저널 2008.04.30 2185
390 최영신에세이 한국인의 자랑, 태권도 (5월2주) 유로저널 2008.05.07 2415
389 최영신에세이 어버이날 주일에 (5월3주) 한인신문 2008.05.15 2249
388 최영신에세이 이웃집 여자 (5월 4주) eknews02 2008.05.21 3522
387 최영신에세이 계란으로 바위치기(6월1주) 한인신문 2008.06.06 2154
» 최영신에세이 공잡았다 공! (6월 13일) 유로저널 2008.06.11 2051
385 최영신에세이 호사스러움이 뭐길래?(6월3주) 유로저널 2008.06.19 2095
384 최영신에세이 마음에 남은 약속 (6월 4째주) 유로저널 2008.07.04 2241
383 최영신에세이 신나는 운동회 날 (7월 1째주) 유로저널 2008.07.04 2489
382 최영신에세이 심심해서 그랬는데… (7월 2주) 유로저널 2008.07.21 2065
381 최영신에세이 엉터리 담장이들 (7월3주) 유로저널 2008.07.23 2321
380 최영신에세이 미운 놈, 떡 하나 더! (7월4주) eknews 2008.07.29 3286
379 최영신에세이 삶의 훈장 (8월1주) 유로저널 2008.08.04 2165
378 최영신에세이 멋진 시어머니 되는 법(8월2주) 유로저널 2008.08.12 2959
377 최영신에세이 스코틀랜드 사랑 (8월3주) 유로저널 2008.08.17 2716
376 최영신에세이 명품-소유냐, 존재냐?(8월4주) 유로저널 2008.08.24 2937
375 최영신에세이 남자애 한개! (9월1주) 유로저널 2008.08.31 2317
374 최영신에세이 가지않은 길(9월2주) 유로저널 2008.09.09 2082
373 최영신에세이 다시 보는 맥도널드(9월3주) 유로저널 2008.09.14 267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24 Next ›
/ 2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