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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9.02.16 04:42

어느 학습지진아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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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머리속으로 부지런히 그날그날 공부해야될 과목들의 내용을 암기하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정신이 팔려서인지 아니면 공부하는 내 얼굴모습이 정말 얼빵(?)해보여서인지 종종 사람들에게, 너처럼 멍청해보이는 애가 공부를 잘하다니 믿겨지지가 않는다, 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어떻게 그런 모욕스런 말을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지? 하기는 우리 엄마도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바보’가 아닌가 했었노라고 실토한 적이 있었으니 무슨 말을 더 하랴?  
나는 정말 이래저래 겉모습만 보고 평가하는 사람들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는 ‘시험(음악, 체육 실기시험만 빼고)’을 좋아한다.  
오늘은 금요일, 우리 아이가 첫교시에 철자 받아쓰기 시험이 있는 날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있는 받아쓰기 시험, 야! 드디어 시험이다!  매일 학교에 오며가며 반복연습을 시키는 나는 그야말로 철저한 교관이다.  
내가 예상하는 속도로 아이가 단어를 재빨리 읊조리지않으면 나는 신속 정확도를 외치며 턱 하면 탁 나올 때까지 시킨다.
이 아이가 단어 외우는 걸 보면 날 닮은 구석이 있다.  손으로 쓰는 것보다는 말로 하는 걸 더 좋아하는 걸 보면.
내가 초등학교 1학년때 받아쓰기에서 10개씩 다 맞았는데 ‘바둑아’ 와 ‘바둑이’를 ‘바국아’ ‘바국이’로 잘못 써서  딱 두 번 10개중 9개씩 맞은 경험을 아이가 처음으로 단어 하나를 틀려서 속상해하던 날 얘기해주면서, 네가 아직까지는 엄마보다 하나 앞서네, 했더니 은근히 좋아라했다.  
며칠 있더니 아이는 자신이 어떤 단어에서 실수를 어떻게 했는지 내게 얘기해주었다.  
그래, 그게 바로 배우는 자세지.  아이가 두번째로 10개중 9개를 맞았을 때 나는, 애 이제 너랑 나랑 막상막하다! 하면서 나도 은근히 좋아라했다.  (나, 엄마 맞어?)  
초등학교 1, 2학년때에는 공부를 보통으로 하던 아이가 3학년이 되어 받아쓰기 첫시험에서 10개를 다 맞추자 제일 친한 친구가, 너 보고 베꼈지? 하며 믿어주지않자  아이가 무척 속상해했다.
나는 그 친구에게, 우리 아이가 평소에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그리고 10개를 다 맞은 것은 그 연습때문이니까 함부로 말하지 말라, 고 주의를 주었다.  
그 첫번째의 성공이 아이에게 나름대로 큰 성취동기를 안겨주었나 보다.  
매일 꾸준히 노력한 결과로 받는 좋은 점수, 그래서 공부는 할 만하다.  나는 아이가 받아쓰기에서 10개를 다 맞을 때마다, 하나님이 네게 지혜를 주셔서 감사하고 네가 열심히 연습해서 그런 좋은 결과를 낸 것이 기쁘다, 고 말해준다.
나의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차트에 쓰인 글을 보며 읽기 쓰기 공부를 시작했을 때 어느 날인가부터 반의 대부분 아이들이 다 집으로 돌아가고 열두어명의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이 어둑어둑해질 무렵까지 교실에 남아서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그날 배운 글들을 공책에 쓰고 또 쓰면서 내가 왜 남아있어야 하는지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 글들을 다 읽을 수도 있고 안보고 쓸 수도 있는데…  알고 보니 남은 아이들은 지지리도 학습을 못따라가는 학습지진아들이었다.  
제일 고학년인 6학년이 끝날 때에야 1학년 학습지진아들도 끝이 났는데 집에 갈 때마다 석양 노을이 어찌 그리 어린 나를 서글프게 하던지?  그러기를 한 달이 다 지나갈 무렵,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나를 부르더니, 교실이 떠날아가도록 큰 목소리로 차트의 글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나는 정말 교실이 떠날아가면 어떡하나 저으기 걱정하면서 처음으로 내 목소리가 내 귀에 들릴 정도로 글을 읽었다.  
그래서 바로 다음날부터 그 우울했던 학습지진아 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학년이 끝날 때 우등생인 나를 한때 학습지진아로 오판한 나랑 종씨인 나의 담임선생님은 두고두고 그 일을 우리 엄마에게 미안해하셨던 것같았다.  
  하루는 아이가 나를 거의 까무러치게 만들었다.  엄마, 2학년때도 이렇게 시험을 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2개 맞을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1개 맞을 때도 있었어.  어찌, 그런 일이…  그때도 지금처럼 시험이 있을 거라고 통보했으면 제법 시켰을 터인데, 그냥 아이들이 배운 것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할 목적으로 가끔씩 깜짝 시험을 치뤘던 모양이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우리 아이도 제엄마처럼 공부를 의무가 아니라 재미삼아 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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