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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7.04.10 23:04

목소리, 목소리 (4월 2주)

조회 수 2013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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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우리 교회에서 런던에서 오신 소프라노 송성애 님의 작은 리사이틀이 있었다.  마침 부활절 휴가를 앞둔 마지막 주간이라서 아이 학교가 끝난 뒤 곧장 집으로 가는 대신에 교회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 도모코네 집에 가서 저녁까지 먹은 뒤에 발걸음도 가볍게 오랫만에 귀를 즐겁게 하는 구경에 나선 셈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그분의 노래를 감상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꾀꼬리같은 맑고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그분을 후원해주시는 목사님께서 그 목소리를, ‘천사가 내려준 목소리’라 하셨다는데 참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다.  한곡 한곡 심혈을 기울여서 노래를 부르는 그분을 보면서, 아 어쩌면 저런 맑고 고운 목소리도 다 있을까? 싶었다.  부활절 휴가를 앞두고 여기저기로 출타중인 교우들이 참 귀한 것을 놓쳤구나 싶었다.  많지않은 자리가 처음에는 조금 비었지만 그래도 나중에 회사일을 끝내시고 서둘러 오신 분들까지 협력해서 다 채워져 참 다행이었다.  
몇곡씩 노래를 부른 후에 중간중간 잠시 쉬었는데, 왜 계속 안하냐고 묻는 꼬마 아이에게, 저 분이 다른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가셨을꺼야, 라고 괜히 아는 척을 했었는데 한마디로 ‘꽝’이었다.  그럼 물을 마시러 가신 것이었나?  아님, 잠시 목을 쉬게 하려고 가신 것이었나?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좋아하는 내가,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다니 나도 이젠 점점 나이들어가는 모양이다.   어쨌거나 나도 독창(!)을 즐겨하는데 장소는 거의 공원의 한적한 산책길이고 내 노래의 관람객은 주로 숲속에 사는 새들과 풀숲의 작은 풀벌레들이다.  주위를 휘익 둘러보아 내 앞과 뒤에 산책나온 이들이 없으면 내가 외우는 찬송가를 부르곤 한다.  
딱 한번 정말 사람들앞에서 독창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나는 모든 심사위원들의 숨을 거의 멈추게 했었다.  노래를 너무 잘 불러서-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으랴?-가 아니라 하도 목소리가 작아서 내가 대체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그리고 노래가사는(음정, 박자는 잠시 생략하고) 맞는지 판단하기위해 심사위원들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었다.  내가 신청해서 한 것도 아니었고 나보다 훨씬 나이많은 사촌언니가 시켜서 울며 겨자먹기로 부른 것이었는데, 아마 그때의 내 목소리는 어쩌면 개미 목소리쯤 되었을 것이다.  당사자인 내 귀에도 들리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자기네들을 나같은 음치와 비유함으로 엄청 무시했다고 개미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 나에게 항거하면 어떡하나?
학교 다닐 때 정말 해보고 싶은 것중 하나가 ‘웅변’이었는데 한번도 해볼 수가 없었다.  남들 앞에 나가서 적당한 제스처와 함께 설득력있는 어조로 힘찬 웅변을 하는 친구를 보면 얼마나 부러웠든지…  노래라도 좀 잘해봤으면 소풍이나 수학여행 등지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었으랴?
가끔씩 별로 상냥스럽게 들리지않는 내 허스키한 목소리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불손무례하게 보이는 오해를 받을 때에는 속상하기도 하지만 죽을 뻔하다가 살아난 주제에 내가 무얼 더 어찌 바랄 것인가?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된 것인데 홍역과 백일해는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병이란다.  나는 어려서 그 둘을 잠시 쉴 틈도 없이 연이어 앓았다가 겨우 살아난 목숨이라고 했다.  언젠가 한번은, 어유 내가 그때 딱 죽었어야 했는데…, 라고 말했다가 우리 엄마한테 욕을 바가지로 들었다.  
그러나 공평하신 하나님께서 내게는 남들에게 있는 아름다운 목소리 대신에 글로써 내 고유의 목소리를 내게 하셨으니 이것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다.  내게 없는 것이 아니라 내게 있는 것에 감사하며 만족하며 살아갈 때에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더욱 깊이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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