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각국 세무정보
유럽한인 사회현황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최영신에세이
2007.11.23 10:28

가을엔 편지를… (10월 4주)

조회 수 21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Extra Form
extra_vars1 |||||||||||||||||||||
extra_vars2 |||||||||||||||||||||||||||||||||||||||||||||||||||||||||||||||||||||||||||||||||
영국의 작가,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이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었다는 반가운 뉴스를 접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하나가 있었다.  
내친구, 좌종화.  
나는 잘 몰랐던 영국의 여류소설가 도리스 레싱을 좋아하여 그녀의 소설 [황금노트북]으로 석사논문을 쓰고, 그것도 모자랐는지 그녀의 거의 전 작품을 읽고 연구하여 박사논문을 쓴 친구이다.  
도서관에서 '도리스 레싱'의 책만 보아도 종화의 얼굴이 떠오른다.  
약간은 중성스런 그녀의 이름때문에 신혼초에 혹시 숨겨둔 남자친구가 아닌가 하는 오해를 후배로부터 사게한 이 친구.
그 후배는 내 친한 여자친구라고 해도 남자이름이 아니냐며 영 믿어줄 의도를 보이지 않은 채 한국으로 돌아갔고 언젠가 내가 책을 내게되면 꼭 종화에게 '언니 어쩌고저쩌고'하는 서문을 쓰게해서 그 오해를 풀려고 했는데 아직까지 해명을 못하고 있다.  
부산대학 구도서관앞 아름드리 푸른 나무들이 우뚝우뚝 서있는 그곳에 간간이 놓여진 벤취에 잠시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 한잔과 함께 가을아침을 열곤했던 추억이 아물거린다.  
서로 매일 얼굴 볼 수 있고 말이 없어도 간간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머리 싸매고 공부하는데 지탱할 힘이 되어주곤 했던 것이 그녀와 나사이였다.  
“언니,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다 내곁을 떠나가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마음을 굳히고 처음으로 나라를 떠날 때 종화가 내게 하던 말이었다.  
그 말에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할 수만 있다면 내 결심을 뒤로 하고 그냥 주저앉고도 싶을 정도였다.  
다른 사람이 행여 만지면 간지럼에 질색이던 내가, 공부하고 있는 내 뒤로 조용히 와서 마치 귀여운 강아지 목을 살살 어루만지듯이 내 목을 만지는 종화에게는 그런 간지럼까지도 꾹 참아주었다.  
사람이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대해지는 모양이다.  
종화는 종종 내가 성격이 자기 엄마를 많이 닮았다며 똑같은 말을 엄마가 하면 듣고싶지않아 투정부리다가도 언니가 하면 듣게된다고 했다.  
그녀의 야무지고 생활력 강한, 멋쟁이 엄마를 닮았다는 건 하나의 좋은 칭찬이었다.  
멋부리는 것만큼은 영 젬병인 내가 그녀의 멋진 엄마를 다 따라갈 수는 없을지라도 말이다.  
오래전 런던에서는 한두번인가 종화가 좋아하는 향수를 뿌린 여성들을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아직까지 한번도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  
내가 정말 사랑하던 친구 종화가 자주  사용하는 참 특별한 향!  
그 향 하나에도 나는 마치 종화를 본 듯이 마음이 울렁거려진다.  
요즘은 예년과 달리 눈부시게 푸르른 가을날이 아주 오래 지속되고 있다.  
이렇게 맑고 푸른 가을날 하루쯤 시간을 내어 편지를 써야겠다.  
내 사랑하는 종화는 아직도 여전할는지?  
아침 햇살을 따라 비행기의 꼬리줄들이 하얗게 하늘에 길게 줄을 남기고 떠날 때 아들녀석은 자기도 한국에 가고싶다고 한다.  
천방지축으로 까부는 조그만 아이와 함께 비행기를 오래 타는 건 엄마에게 너무 힘들어서 아직은 안돼!, 라고 대답했지만 나도 모르게 언젠가 시간과 여유를  내어 그리운 사람들을 보러가도 좋으리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시간이 나면 도서관에 가서 레싱의 책을 한권 빌려 읽어야겠다, 내 친구 종화를 떠올리면서.  
도리스 레싱과 좌종화, 이 가을아침에 나로 하여금 이 글을 쓰게 만든 두 여성들이다.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 소설가 소개 file 편집부 2018.08.07 7720
73 최영신에세이 우리 우리 설날 (2월3주) 유로저널 2008.02.14 2470
72 최영신에세이 여우들이 사랑받는 이유 (2월 2주) 유로저널 2008.02.07 2273
71 최영신에세이 모국어의 기쁨 (2월1주) 유로저널 2008.01.31 2319
70 최영신에세이 살아있는 펜의 힘 (1월 4주) 유로저널 2008.01.23 1996
69 최영신에세이 신문을 기다리는 사람들 (1월셋째주) 유로저널 2008.01.17 2128
68 최영신에세이 윗물이 맑으면, (1월2째주) 유로저널 2008.01.17 2512
67 최영신에세이 황새와 여우 공식(2008년 1월1주) 유로저널 2008.01.04 3183
66 최영신에세이 음악을 보는 눈 유로저널 2007.12.20 2247
65 최영신에세이 아프면서 크는 시간들 (12월 14일) 유로저널 2007.12.13 2199
64 최영신에세이 작고 보잘것없음에 깃든 뜻 (12월 7일) 유로저널 2007.12.06 2079
63 최영신에세이 공동묘지를 지나며 (11월 4주) 유로저널 2007.11.23 2025
62 최영신에세이 우정의 동그라미 (11월 3주) 유로저널 2007.11.23 2314
61 최영신에세이 공자 왈, 맹자 왈 (11월 2주) 유로저널 2007.11.23 1992
60 최영신에세이 잡고 잡고 또 잡고 (11월 1주) 유로저널 2007.11.23 2498
» 최영신에세이 가을엔 편지를… (10월 4주) 유로저널 2007.11.23 2179
58 최영신에세이 오랫만의 휴가 (10월 3주) 유로저널 2007.11.23 1852
57 최영신에세이 용서한다는 것 (10월2주) 유로저널 2007.11.23 1975
56 최영신에세이 세계속의 개구리 (10월 1주) 유로저널 2007.10.04 1960
55 최영신에세이 복받는 나라 (9월 4주) 유로저널 2007.09.28 1944
54 최영신에세이 사람 사는 맛 (9월 3주) 유로저널 2007.09.21 1852
Board Pagination ‹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Next ›
/ 2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