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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2017.06.14 02:35

오을식의 장편 연재 소설 (21) - 바람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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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을식의 장편 연재 소설 (21) 
바람의 기억


3. 우림각의 전설 장 마담을 만나다

“에구머니나, 꽃이 식물의 성기라고요?”
“그렇대두!”
영미가 미간을 찌푸렸다. 장 마담이 네 생각은 어떠냐는 표정으로 정아를 바라보았다. 
“전에 어떤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어요. 저도 그 식물학자의 표현을 듣고 좀 놀랐는데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더라고요.” 
장 마담이 흡족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종업원이 밑반찬을 들여왔고 이어 불판을 든 청년이 들어왔다. 
“미리 꽃등심을 시켰는데 괜찮겠지? 우리 영미가 요즘 살이 좀 빠진 것 같아서.”
“아유, 역시 언니뿐이에요. 제 뱃살이 조금 축난 걸 어찌 아셨대요? 
“아마 요즘 술이 좀 모자랐던 모양이지. 많이 먹어라. 이 집은 고기를 정말 정직하게 내거든. 고기 마블링을 보면 등심에 왜 굳이 꽃을 붙였는지 알게 될 거야.” 
장 마담의 설명에 불판을 가져온 청년이 저희 가게는 사장님이 직접 도축장으로 가셔서 최고 등급 한우만 엄선해 온다고 거들었다. 
종업원이 물러가기가 무섭게 영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근데 이렇게 예쁜 장미꽃이 징그러운 그거라니 말도 안 돼요.”
영미가 꽃이 식물의 성기라는 말에 대해 계속 거부감을 보이자 장 마담이 특유의 정제된 톤으로 조곤조곤 설명했다.  
“얘는 참, 너도 사타구니에 꽃을 달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징그럽다고 지랄이니? 그건 생명의 원천이자 즐거움의 샘 같은 거잖아. 그게 없으면 이 넓은 지구가 어떻게 꾸려지겠어. 가령 세상에 핀 꽃들이 어느 순간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가정해봐. 그건 암흑천지를 의미해. 너 멸종이라는 단어 알지? 세상의 다양한 성기가 한 순간에 사라지면 바로 그 순간부터 멸종의 길로 들어서는 거야. 그러니 식물의 성기든 사람의 성기든 세상의 성기란 성기는 모두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 가치니. 특히 너에게는 그게 밥벌이의 도구이기도 하니 좀 예쁘고 고마운 것이냐.” 
“에고, 에고 그래도 그렇지 꽃이 성기라는 말은 좀 그러네요.”
영미가 혼잣말처럼 구시렁거리면서 꽃다발을 코에 가져갔다가 밀어냈다. 꽃다발을 받아 든 정아가 장 마담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 보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꽃다발을 안기는 건 굉장한 상징성이 있는 거네요.”
“그럼, 그럼. 정아가 아주 좋은 지적을 했다. 만약 어떤 청년이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에게 꽃을 줬다면, 아마도 그 청년의 무의식속에는 꽃의 상징성을 빌려서 그런 제안을 했다고 볼 수 있겠지. 제 성기도 이처럼 아름답습니다. 받아주시겠습니까? 뭐 그런.”
“하하하... 정말요? 그건 정말 징그러운 행동이네요. 그럼 일반적인 가정 방문이나 노인들에게 꽃 선물을 하는 것은 요?”
“바보야, 그건 이 가정에 생명력이 넘치기를 기대합니다 라든지 당신은 아직도 이 꽃처럼 젊고 아름답습니다. 그런 뜻이겠지.”
장 마담이 영미에게 핀잔을 주었다. 
“그건 좀 일리가 있는 것 같네요. 아무튼 난 언니 말씀 듣고 나니 전처럼 꽃이 예뻐 보이지가 않네요.”
영미가 밑반찬으로 나온 부추오이무침에 젓가락을 꽂으며 못마땅한 어투로 대꾸했다. 장 마담이 정아에게도 젓가락을 들라는 손짓을 하며 화제를 바꾸었다. 
“그건 그렇고, 어제 많이 놀랐지? 웬 두꺼비 닮은 아줌마가 불쑥 나타나 말을 걸어서.”
정아가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대답했다. 장 마담이 무언가 깜빡했다는 표정으로 종업원을 불러 맥주를 시켰다. 
“참, 거긴 뭐 하러 가셨어요? 언니는 술도 좋아하지 않잖아요.”
“갑자기 클레임이 들어왔거든. 그거 해결하느라 호텔로, 지하 빠로 숨차게 굴러다녔다. 덕분에 빠에서 고바야시가 말괄량이 영미 대신 이렇게 차분한 아가씨와 함께 있는 걸 발견했으니 전화위복인 셈이긴 하지만.”
“우리 정아 첫 인상이 저처럼 참하고 예뻤지요?”
장 마담이 지랄, 하고 눈을 흘겼다. 영미가 입술을 둥글게 말아 삐죽 내밀었다. 종업원이 내온 맥주를 영미가 잔에 따라 돌렸다. 잔을 부딪친 다음 세 사람이 동시에 입을 축였다. 
“근데 누가 걸린 거예요, 클레임.”
영미가 숟가락으로 물김치 한 조각을 국물과 함께 떠서 입으로 가져가며 물었다. 
장 마담이 작은 소리로 대꾸했다. 영미의 눈이 동그래졌다. 
“귀순이가요? 설마 그 수술 자국 때문에?”
장 마담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것 때문이야. 여자를 사러 오는 남자들 입장에서야 생산의 흔적이 있는 여자를 좋아할 리 없겠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 거지.”
“그럼요, 전에 말씀드렸지만 귀순이 복부에 있는 수술자국은 어릴 때 맹장이 터져서 생긴 자국이래요. 제가 직접 봤는걸요. 다만 서툴고 손이 좀 큰 의사가 수술을 했는지 자국이 크긴 해요. 그래도 그건 오른편 옆구리에 있는 자국이기 때문에 탁 봐도 제왕절개하고는 거리가 멀어요. 아니, 지 놈이 그렇게 넣어보고도 애기보가 어디에 붙었는지 모르겠어요? 탈을 잡으려고 작정을 했으니까 그렇게 미친 척을 한 거지.” 
장 마담이 주위를 둘러보며 손사래를 쳤다. 정아는 속으로 뜨끔했지만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영미의 얼굴과 장 마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사실 정아도 은지를 낳을 때 의사로부터 제왕절개를 하자는 권유가 있었다. 하문이 비교적 아래에 위치해서 골반이 열리더라도 아기의 머리가 커서 위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수술비는 차치하고라도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 수업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자연분만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었다. 
“그런 걸로도 클레임이 걸리는구나.”
정아가 잔을 채워주며 나직이 말했다. 영미가 잔을 단숨에 비워냈다.  
“나쁜 놈이지. 전에도 한 번 그런 적이 있었는데.”
“전에도 그걸로 그랬나?”
“그럼요, 후쿠오카에서 온 단체에서... 그래서 제가 그 날 거시기에 불이 나게 두 탕 뛰었잖아요.”
“가시나, 말본새 봐라. 두 탕이 뭐니, 두 탕이.”
“억울해서 그러죠. 귀순이도 억울하고 저도 억울하고.”
“너는 뭐가 억울해, 덕분에 이중 삼중으로 돈 벌었잖아.”
“어머, 어머, 언니 치매 왔나봐. 뭘 이중 삼중으로 벌어요? 언니가 나중에 받은 화대는 귀순이 주라고 해서 돌려줬는데요. 그때 귀순이 닭똥 같은 눈물 떨어트리는 걸 사무실에서 똑똑히 보고서도 그런 말씀을 하세요?”
영미가 목소리를 높이자 장 마담이 소리를 낮추라고 다시 손짓했다. 
“야, 이년아. 너 그 다음날부터 내가 보름 동안 매일 밀어줬잖아. 그때 다른 애들은 격일도 감지덕지였어.”
“아, 그건 인정해요. 근데 아무튼 그때 귀순이가 너무 억울했어요. 그놈이 잔머리 굴린 거라니까요. 예를 들어서, 아니,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샀다고 칩시다. 봉지를 까보니까 안에 흠집이 좀 나있는 거예요. 그럼 정 바꾸고 싶으면 그대로 반품을 해야지 그걸 왜 다 빨아먹고는 막대기만 돌리냐고요. 그거는 그놈이 처음부터 클레임을 걸려고 작정을 했던 거예요. 하나 더 먹어 보려고.”
“아이고, 우리 영미는 왜 그런 구석에서는 이렇게 천재성을 발휘하는지 몰라. 비유도 기가 막히다. 아주 타고 났어.”
(다음호에 계속)

오을식 소설가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자유문학」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제31회 한국소설문학상, 제8회 자유문학상, 제3회 현진건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비련사 가는 길」이 2008년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었고

2011년 서울문화예술재단 창작기금을 수혜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 「삶과 문화」 편집인 역임.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독일 뒤셀도르프를 거쳐, 현재 베를린에서 머물고 있다.

email: oesnov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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