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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안길을 지키는 전통의 숨결을 찾아서. -북촌 한옥마을 (1부)

by 유로저널 posted Oct 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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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하듯 높아져만 가는 수도 서울의 스카이 라인과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들의 소음속에 변하지 않는 옛것의 가치를 이어가는 도심속의 오아시스 북촌 한옥마을이 있다.

북촌 한옥마을은 경복궁과 창덕궁, 금원(비원) 사이 북악산 기슭에 있는 한옥 보존지구로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뜻으로 북촌이라고도 한다. 북촌은 조선시대 조성된 상류층의 주거지로서 1920년대까지 큰 변화가 없었지만, 1930년대에 서울의 행정경계가 확장되면서 도시구조도 근대적으로 변형되게 된다. 주택경영회사들은 북촌의 대형 필지와 임야를 매입하여, 그 자리에 중소규모의 한옥들을 집단적으로 건설하였는데, 현재 한옥들이 밀집되어 있는 가회동 11번지와 31,33번지, 삼청동35번지, 계동135번지의 한옥주거지들이 모두 이 시기에 형성되었다.

대청에 유리문을 달고, 처마에 잇대어 함석 챙을 다는 등, 새로운 재료를 사용한 북촌의 한옥은 전통적인 한옥이 갖고 있는 유형적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 근대적인 도시조직에 적응하여 새로운 도시주택유형으로 진화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북촌의 한옥은 한옥을 대량으로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목재소에서 공급되는 표준화된 목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였으며, 전체적으로 전통한옥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새로운 조건에 적응하며 새로운 도시주택유형으로 정착되었다.
북촌 한옥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는데, '진화된 구법'과 '장식화 경향'이 그것이다. 낮은 지붕물매, 굴도리, 겹처마, 좁은 주간에 많은 칸수 등 전통한옥과 비교할 때 비록 온전히 품격을 갖추지 못했지만, 북촌한옥에는 한옥의 구성과 아름다움이 응축되어 있다. 당시의 한옥 분양광고에서 볼 수 있듯, 밀도와 익명성에 대한 도시주택으로서의 요구를 반영하며 북촌의 한옥은 당시의 새로운 도시주택유형으로 정착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1992년부터는 가회동한옥보존지구에서 해제되고, 1994년 고도제한이 풀리면서 일반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다. 현재는 이 지역 총 2,297동의 건물 가운데 1,408동이 한옥이고 나머지는 일반 건물이다.

북촌지역에는 한옥촌뿐만 아니라 사적5곳, 서울시 민속자료 4곳, 유형문화재 3곳, 문화재자료 1곳 이외에 계동길, 석정보름우물과 광혜원터 등이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목욕탕인 중앙탕 등 흥미로운 장소들이 많이 있어 살아 있는 박물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조선시대부터 형성되었던 옛길과 물길의 흔적이 남아 있고, 1900년 이후부터 급속하게 형성된 한옥군 등 많은 자원들이 분포되어 있다.
1750년 도성도, 1892년 수전전도, 1927년 경성시가도, 그리고 2000년 이후인 현재 지도까지를 살펴보면 계동길, 가회로, 삼청동길, 창덕궁길 등이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많은 역사유적들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외에도 경복궁과 마주하고 있는 삼청동길 주변에는 많은 갤러리가 늘어서 있고, 화동길과 더불어 각종 먹거리 자원과 특색 있는 카페가 자리잡고 있으며, 원서동에는 전통 기능의 보유자 및 예술인들이 모여 살고 있다. 최근에는 건축가, 미술가들이 북촌의 역사성 속에 함께 하고자 북촌 내부에 작업실과 사무실 등을 개설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들은 북촌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와 내용을 발전시키는 하나의 현상이기도 하다.

필자는 굽이굽이 미로같은 골목길이 이어지는 북촌 도보관광 1,2코스를 중심으로 북촌체험의 주요 포인트인 북촌문화센터, 한상수자수공방, 가회민화박물관, 북촌한옥체험관, 북촌생활사박물관, 가회동 한옥촌, 세계장신구박물관 등을 돌아보고 북촌 8경에 잠시 머물면서 뒤안길을 지키는 전통의 숨결을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북촌 도보관광코스는 운현궁에서 시작된다. 인사동 건너편 운니동에 있는 흥선대원군의 사가인 운현궁은 철종의 뒤를 이어 왕이 된 고종이 태어나서 12세까지 성장한 곳으로 이곳에서 대원군은 서원 철폐, 경복궁 중건, 세제개혁 등 많은 사업을 추진했었다. 원래는 궁궐에 견줄 만큼 크고 웅장하였다고 전해지며, 현재는 궁의 일부에 덕성여자대학교와 전 TBC방송국이 들어서고 헐려나가서, 대원군이 즐겨 쓴 아재당(我在堂)이 없어지고, 사랑채 노안당(老安堂), 안채 이로당(二老堂)과 노락당(老樂堂)만이 남아 있다. 정원 등은 잘 보존되어 내정(內庭)에는 고종이 소년시절에 자주 오른 노송(老松)이 남아 있다.  
마침 흥선대원군이 되어 가마를 타는 체험인 '일일 흥선대원군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통문화의 보급과 발전을 위한 운현궁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운현궁을 나와 재생원터가 있는 길에 들어서자 차들의 소음이 잦아들기시작했으며, 그 길의 왼쪽 끝에서 북촌문화센터를 만날 수 있었다. 북촌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수준 높은 전통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2년 10월 개관한 북촌문화센터는 본래 조선말기 세도가였던 '민재무관댁'으로 '계동마님댁'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전체적으로 원래 안채, 바깥채, 앞행랑채, 뒷행랑채, 사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한옥 개보수 기준 조례에 의거해 최대한 한옥 원형을 보존하고 복원하는데 중점을 두어 개보수 되었다. 뒷행랑채였던 홍보 전시관은 북촌의 역사와 가치를 홍보하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북촌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영상물을 상영하고 북촌의 곳곳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와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북촌 투어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문화센터에서는 한문서예, 실용민화, 전통다례, 매듭공예, 전통자수, 전통보자기, 칠보, 전통한지공예 등의 전통문화강좌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또한 영화상영, 연주회,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있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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