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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의 김영식 테너

by 유로저널 posted Jan 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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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 약 70명의 성악가들중 한국인 성악가 부부가 있다. 김영식 테너와 김복실 소프라노. 김영식 테너는 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 지휘자로 매주 월요일 17시부터 두시간 동안 단원들의 합창을 지도하며, 한국문화회관에서 매주 이틀간 교민들을 대상으로 음악강좌를 맡고 있기도 하다. 지난 1월 29일 (화) 프랑크푸르트 한국문화회관에서 열린 재독한국문인회 작품집 "재독한국문학" 출판기념회에서 김영식 테너는 자신이 이 작품집에 실린 시 2편을 직접 작곡한 "향수" (이금숙 시)와 "장미의 눈물" (유한나 시) 을 칠레출신 성악가 Ricardo Iturra 테너와 김복실 소프라노의 노래로 선보이며 재독문인들과 재독성악가가 함께 하는 새로운 교민예술문화의 새바람을 조용히 몰고 왔다. 한국문화회관에서 음악강좌를 준비하고 있는 김영식 테너를 만나 그의 꿈과 포부를 들어보았다.

유로저널 : 안녕하세요? 먼저 언제 독일에 오셨는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영식 테너: 1992년 1월말에 독일 베를린으로 유학을 왔지요. 베를린 국립음대 성악과에 집사람인 김복실 소프라노와 같이 학생으로 있으면서 음대의 오페라 정기공연에 나란히 주역으로 발탁되어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에서는 언제부터 활동하고 계십니까? 한국인 성악가는 몇분이나 되시는지요?

김영식 테너: 1997년부터 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에서 활동하게 되었는데 이 오페라하우스는 도시의 성격상 매우 국제적인 가극장이며 세계적인 유명 오페라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곳입니다. 무대시설이 매우 훌륭하고 공연하기에 안락한 내부구조를 가지고 있지요. 좌석은 1500석 가량되구요. 이 오페라극장은 최근에 연속 독일 최고의 오페라 극장에 뽑히는 실적을 올리고 있어요. 한국인 성악가 8명이 단원으로 노래하고 있는데 총 70명의 성악가 단원들 중에서 대략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 저희 부부는 둘 다 이곳에서 단원으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 몇 년전 8개국 성악가들과 한국공연을 성황리에 개최하셨다고 들었는데요.

김영식 테너: 2005년도 9월경에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되었던 국제도서전에서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을 경축하기 위해 음악회를 기획하였지요. 그 때 우리 문화를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의 8개국 성악가들이 한국어로 부르는 한국가곡음악회' 라는 주제를 달고 첫 음악회를 9월에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하였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300여 명의 교민들과 독일인 관객들이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주었어요. 그것에 고무되어 국내 공연을 하게 되어 울산 문화예술회관 (1500석), 대전 예술의 전당 (1600석), 서을 강남 마리아칼라스홀에서 3회 음악회를 가졌는데 매번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는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8명의 외국인 프로 성악가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어로 한국가곡만을 불렀다는 것은 우리 한국 가곡 90년 연주사에 한 획을 긋는 일이었지요.

유로저널: 성악가이신데 작곡은 언제부터 하셨습니까?

김영식 테너: 제가 초등학교 4학년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선명회 합창단 오디션을 받았어요. 그 때 경쟁율이 200대 1이었는데 제가 6명중 유일한 남학생으로 뽑혔지요. 입단하여 음악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5년간 단체교육, 음악교육을 받았지요. 그리고 피아노를 배우면서 노래에 대한 감각을 키우게 되었고 80년 서울대 음대에 입학하여 화성법, 대위법, 시창 청음 등 작곡도 공부하면서 서서히 작곡을 하게 되었어요.

유로저널 : 사모님이신 김복실 소프라노와 함께 CD "동행"을 내셨던데 어떤 동기가 있으신지요?  

김영식 테너: 2004년 2월경에 갑자기 목에 가시같은 것이 걸린 것처럼 음식을 못삼키는 증상이 생겼어요. 나중에는 침조차 못삼킬 정도로 악화되었고 2주동안 체중이 5kg이나 빠졌지요.  종합병원에 가서 내시경검사를 했는데 식도에 종양이 하나 달려있는 사진이 찍혔습니다. 즉시 이비인후과로 보내졌고 전신마취 후에 수술을 통해 종양제거를 하고나서 그 종양의 암여부를 판단하는 조직검사를 했는데, 결과를 기다리는 그 4일이 제게 너무나 초조하였지요. 암이면 식도암이라서 얼마 못 살고 죽는다고 했는데 제 나이 40 초반에 벌써 그렇게 삶을 마감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어이없고 인생이라는 것이 아주 초라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다행히 종양이 암이 아니라는 판단이 나왔지요. 그 때 제 생명이 연장이 된 듯한 개인적인 기적을 맛보았습니다.

수술 후 안정을 위해 3개월 정도 쉬는 동안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평소에 작곡을 해놓았던 성가 독창곡을 이번 기회에 녹음해야겠다는 마음이 점점 강하게 들었어요. 그래서 40여곡의 곡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9곡을 선정하여 녹음했고 국내 금성 레코드사에 맡겨서 CD "동행"을 제작, 출반하게 되었지요. 저로서는 일종의 유작인 셈입니다. 인간이 살고 죽는 것이 한 순간이라는 것을 체험했으니까요. 제가 이 세상에 왔다가 CD라도 하나 남기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거죠. 또한 생명을 연장시켜주신 하나님께 뭔가 보답을 하고 싶었어요. 그 분을 찬양하는 성가라면 더욱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유로저널: 그동안 성가곡을 작곡하셨는데 일반 가곡은 언제부터 작곡하셨습니까?

김영식 테너: 2004년 가을에 동포신문에 실린 재독시인 이금숙 시인의 "향수" 시를 읽고 그 내용이 제 마음에 와닿았어요. 타향땅인 독일에 살면서 늘 고향을 그리워하는 교포분들의 심성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었지요. 저도 언젠부터인가 제 자신이 독일 교민이라는 자각심을 가지고 살고있던 차에 그 시작품의 감성을 담아 가곡풍으로 작곡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곡을 시작으로 다른 좋은 시작품들이 눈에 띄면 계속 가곡으로 만들게 되었지요.

유로저널: 보통 작곡을 하시게 되면 얼마나 시일이 걸리나요?

김영식 테너: 곡마다 다른데 예를 들어 "향수" 는 '노스탈지' 를 생각하며 시의 분위기를 파악하게 되어 하루만에 작곡을 할 수 있었는데 "장미의 눈물"은 장미라는 꽃에서 오는 성격과 특성을 생각하고 아침과 저녁이라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꽃의 모습을 곡에 담느라 열흘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처음 전주부분에서는 해가 떠오르면서 꼿꼿이 피어나는 꽃의 모습을 표현하였고, 낮에 비를 맞아 고개를 떨구는 모습은 화음의 변화로 효과를 내었고 "용서하소서.." 하며 장미가 참회하는 기도부분은 꽃을 의인화하여 절규하듯이 곡을 만들었지요.

유로저널: 아, 그런 깊은 뜻이 곡에 들어있군요. 현재 재독교민들의 시를 몇곡이나 작곡하셨습니까?

김영식 테너: 현재 15곡의 일반가곡을 작곡하였어요. 오는 4-5월경 15곡-20곡을 모아 가칭 "재독교포시인 창작가곡집" 이라는 악보집을 낼 계획입니다. 재독시인들의 시와 독일어 번역시를 싣고 악보에는 한국어 가사와 더불어 국제표기에 따른 음을 붙여서 외국인들도 부를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한독문화교류에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유로저널: 창작가곡발표회를 열 경우에 어떤 분들이 그 곡을 부르게 되나요?

김영식 테너: 외국인 성악가 두세분과 교민중 몇분 그리고 한국인 프로 성악가들이 부르게 되는데 한사람이 두세곡 정도를 부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유로저널: 한국문화회관에서 음악강좌는 언제부터 하고 계신지요?

김영식 테너: 2005년 6월에 시작하여 약 2년반 동안 음악강좌를 맡아 왔어요. 음악기초이론, 성악발성, 노래지도 등을 해오고 있는데 예전에 하고 싶었던 노래에 대한 소원을 뒤늦게나마 플고 싶어하시는 교민분들이 많이 수강생으로 참여하고 있지요. 두달 코스인데 현재 7기째입니다. 현재 수강생은 13명으로 기초이론반에 4분이 있고, 개인 노래지도를 받고 있는 분은 9분입니다. 2006년 4월에 수강생들의 음악회를 프랑크푸르트 한인천주교회에서 가지기도 하였어요.  

유로저널: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김영식 테너: 독일에 살면서 더욱 피부로 느끼는 것은 제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입니다. 우리 한국문화를 국제적으로 소개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우리 한국가곡을 유럽에 많이 소개해서 그들로 하여금 직접 배우고 부르게끔 연주할 기회를 마련하는 일에 주력하고 싶습니다. 우리 문화를 우리 스스로 소개하는 것도 좋지만 유럽인들 스스로 우리 한국문화를 접해보고 스스로 익혀서 발표를 해보게 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하여 재독교포시인들의 시작품을 작곡하여 가곡을 만드는 일에 주력할 것입니다. 악보집을 출판하여 한독문화교류에 참여도 하고 창작가곡발표회도 개최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성가 독창곡을 작곡하는 일도 계속할 것입니다. 이 작업은 아마도 제 평생의 과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로저널: 교민 자생문화의 활성화와 한독문화교류에 힘쓰시는 귀한 작업에 많은 보람의 열매 맺으시길 바랍니다.



(독일 유로저널=마인츠)
유 한나 기자 hanna21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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