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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작 영화 ‘첫 눈’의 런던 시사회에서 만난 한상희 감독

by 한인신문 posted Mar 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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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저녁,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위치한 주영한국문화원에서 한상희 감독의 2007년 작 ‘첫 눈(Virgin Snow)’의 시사회가 열렸다. 한일합작 작품인 ‘첫 눈’은 이제껏 한일합작 영화들이 부분적인 합작에 한정되어 있었던 바, 본격적인 한일합작 영화로서는 첫 작품으로 여겨질 만큼, 제작 전반적인 과정이 철저히 한일양국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일본 교토 촬영 시에는 일본 스텝들이, 한국에서는 한국 스텝들이 작업을 하였으나, 영화 전반의 흐름을 조율하기 위해 연출, 음향, 음악은 한국 스텝이 담당하고, 각본, 촬영, 조명은 일본 스텝들로 구성하여 진행되는 등, 제작 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특히, ‘왕의 남자’로 혜성같이 등장한 이준기와 일본의 신세대 여배우인 미야자키 아오이가 각각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시사회는 본격적인 첫 한일합작 작품의 의미를 지닌 바, 일본 문화원과 우리 주영한국문화원이 함께 마련한 자리였으며, 사전 예약을 통해 시사회 입장권을 배부했음에도 한국 관객은 물론, 일본관객 등 많은 관객들이 행사장을 찾아와 큰 관심을 보였다. 특별히, 이번 시사회를 위해 직접 영국을 찾은 한상희 감독이 참석하여 작품에 대한 소개 및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주영한국문화원에서는 오는 3월 27일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인 ‘천년학’의 상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 영화와 우리 문화 알리기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시사회를 마친 뒤에는 관객들의 질문을 받고, 한상희 감독이 이에 대해 답변하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다음은 관객들의 질문에 그에 대한 한상희 감독의 답변이다.

관객1: 특별히 일본 여배우로 미야자키 아오이를 캐스팅한 이유가 있는지요?

한상희: 그것은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히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거라 여겨집니다.

관객2: 한일 양국간의 합작 영화인 만큼 그에 따른 정치적인 메시지를 고려했는지요?

한상희: 영화라는 매체에서는 그러한 정치적인 메시지 또한 중요한 주제가 될 수 있지만, 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영상 언어로서의 순수한 이미지,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만큼, 정치적인 메시지는 의도된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관객3: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이유, 목적은 무엇인가요?

한상희: 영화를 통해서는 우리들 삶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낼 수 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행복과 즐거움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선함, 순수함이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작품도 그러한 동기로 인해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가급적 그런 주제를 담아내고 싶습니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난 한상희 감독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 졸업 후, 1998년 자우림의 '미안해 널 미워해'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약 50여편이 넘는 뮤직비디오와 CF를 연출하면서, 탁월한 영상을 선보였으며,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외국 스태프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블록버스터 뮤직비디오 'Project X' 를 각본, 감독하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첫 눈’은 한상희 감독의 첫 장편영화로, 특별히 그의 해외 로케이션 및 외국인 스태프들과의 공동작업 경험이 스며든 작품이다.

관객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한인신문이 한상희 감독을 만나보았다.

한인신문: 그 동안 주로 CF나 뮤직비디오를 작업해 오시다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장편영화를 작업하셨는데, 특별히 그에 따른 템포조절의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한상희: 아무래도 제가 상대적으로 젊고, 또 첫 작품이다 보니 다소 템포가 빠른 편이었는데, 다행히 훌륭한 우리 제작진과 또 일본의 연륜 있는 영화인들과 함께 작업한 덕분에 그런 부분들을 잘 소화해 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해서 배워나가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인신문: 이번 작품의 각본은 반 가즈히코라는 일본 작가가 담당했는데, 다른 나라 사람의 각본을 영상에 옮기는 과정은 어떠했는지요?

한상희: 사실, 원작은 제가 썼습니다만 일본 제작진과 공동작업을 해야 했던 관계로, 또 일본이 배경인 이야기들이 있어야 했기에 일본 작가분이 각본을 맡게 된 것이지요. 그런 까닭에 조금 어려운 면도 있었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서 이 같은 공동작업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한 좋은 공부가 된 것 같습니다.

한인신문: 한국과 일본에서의 영화 제작 현장을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한상희: 이번 작품의 경우 일본에서의 작업이 전체의 70%, 한국에서의 작업이 30%였는데, 일단 일본의 경우 작업에 대한 시간 계산이나 계획이 철저하게 지켜지다 보니 감독으로서 다소 편안하게 작품에만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일정보다 다소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음에도 그만큼 배우나 제작진과 충분한 상의와 검토를 거쳐 세심한 부분들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장점이 또 있는 것 같습니다.  

한인신문: 이번에 영국을 방문하셨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영국 작품이 있다면?

한상희: 저는 개인적으로 제인 오스틴(‘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와 같은 영화의 원작을 집필한 영국 출신 작가)의 열렬한 팬입니다. 제 다음 작품이 결혼 적령기를 앞둔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 제인 오스틴이 가지고 있는 여성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에 큰 영향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한인신문: 마지막으로 앞으로 꼭 다루고 싶은 소재, 주제가 있다면?

한상희: 제가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이자 제가 꼭 다루고 싶은 이야기는 ‘국경 없는 의사회’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아직은 그 작품을 위한 배움의 과정들, 특히 다른 나라와의 공동작업에 대한 공부를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국가, 인종, 언어, 문화를 초월해 인간이 인간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모습을 담아보고 싶습니다.

한인신문: 오늘 좋은 작품과 함께 좋은 얘기 들려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한인신문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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