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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노래한 30년, 듀엣 해바라기의 이주호와 함께 – 마지막 회

by 유로저널 posted Apr 2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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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해바라기의 음악을 떠올릴 때 통기타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본인에게 기타란?

이주호: 기타는 언제나 제 곁을 떠나지 않는 최고의 친구이자 동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또 감정의 동요가 있을 때마다 내게 평안을 주고, 행복을 주는, 좋은 느낌과 좋은 생각들을 갖게 해 주는 훌륭한 스승이기도 하지요.

유로저널: 많은 분들이 이주호라는 개인 음악인을 떠올리기보다는 해바라기의 이주호를 떠올리곤 합니다. 4인조 해바라기 해체 후 솔로 활동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새로운 팀을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해바라기이기를 고집하신 이유가 있다면?

이주호: 그러니까 군 제대 후 4인조 해바라기가 해체되어 있었기에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행복을 주는 사람’을 타이틀로 솔로 음반을 발표했었지요. 그런데, 혼자 하는 음악 보다는 하모니를 이루는 듀엣이 하고 싶었고, 마침 다른 듀엣 활동을 했던 유익종 씨를 만나서 일단 연습이나 같이 해보자고 했던 게 지금 이순간까지 해바라기로 이어진 셈이네요. 여러분들에게 익숙한 해바라기 스타일의 음악과는 다른 음악으로 제 개인적인 음악 활동을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간혹 들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해바라기를 너무나 사랑해 주셨기에 해바라기임을 언제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언제나 완벽한 라이브를 선사하시는, 말 그대로 베테랑 뮤지션이신데 그럼에도 혹시 무대에서 실수하신 적이 있으신지요?

이주호: 보는 분들이야 완벽해 보일 지 모르지만 하는 사람은 당연히 실수를 하지요. 저 같은 경우는 간혹 노래하는 도중 잠이 든답니다. 그러니까 노래도 부르고 기타도 연주하고 있는데 제 영혼은 잠이 들어 있는 거지요. 그럴 때는 옆에서 같이 노래하는 파트너가 없으면 가사를 틀리기도 하고, 제가 만든 제 노래들인데도 간주를 들어가야 하는 부분인지, 노래를 끝내야 하는 부분인지 헷갈리기도 하지요.

유로저널: 9집 음반이자 30주년 기념 음반이 마무리 작업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주호: 2003년도에 음반을 내고 5년만이자 해바라기 최초 음반이 발매된 지 30주년이 되는 음반을 곧 발매할 예정입니다. 총 19곡을 녹음했는데, 지난 30년간 여러분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 5곡과 새로운 노래 14곡을 녹음했습니다. 원래는 한번에 19곡을 한 음반으로 발표하려 했는데, 그러면 다 들을 시간이 없을 거라고 주위에서 얘기하시더군요. 그래서, 일단 상반기에 Part 1을 발매하고, 하반기에 Part 2로 두 번에 걸쳐 발매할 예정입니다.

유로저널: 새 음반은 어떤 음악들이, 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지요?

이주호: 해바라기가 탄생한 지도 어느덧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고, 해바라기의 노래들과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의 인생도 수 많은 사연들로 가득할 즈음이 되어있는 만큼, 이번 음반에는 옛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진실한 사랑, 지난 시절에 대한 애틋함을 비롯,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음악 또한 해바라기 스타일의 노래 외에도 록이나 재즈 블루스 같은 다양한 음악들이 몇 곡 담겨 있습니다.

유로저널: 후세들에게 어떤 음악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지요?

이주호: 무엇보다 음악을 정말 사랑했던 음악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이, 그저 제 음악 안에 제 삶의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담겨있는, 그리고 그 안에서 진정으로 평안을 얻고 행복을 얻은 음악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또한 나라와 민족을 위해 노랫말을 쓰고, 언제나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했던 음악인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로저널: 그렇다면 후배 가수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다면?

이주호: 후세들에게 음악을 진정 사랑했던 음악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 것처럼, 후배 음악인들이 진심으로 음악을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은 단지 사람들에게 화려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음악은 좋은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단지 자신이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다거나, 유식하다고 해서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좋은 지식과, 좋은 생각들을 다른 이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음악과 노랫말로 표현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합니다. 아울러 나라와 민족을 언제나 가슴에 품고, 다른 이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간직하면서 음악을 한다면 분명 훌륭한 음악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로저널: 지난 93년도에 유럽 순회공연을 하신 뒤로 유럽을 방문하지 않으셨는데, 다시 유럽에서 공연을 하실 계획이 있으신지, 그리고 유럽에 계신 교민 여러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이주호: 93년 당시 영국과 독일에 있는 지인을 통해 영국, 독일, 스위스를 방문하여 공연을 가졌지요. 특별히 영국에서는 윔블던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을 했는데, 당시 윔블던 테니스 경기 기간이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벌써 15년이나 흘렀군요. 해바라기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으니, 언제 또 기회만 된다면 여러분들을 찾아가 그리운 이야기들을 나누며 노래하고 싶습니다. 보통 공연을 하면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노래하지면, 다시 유럽을 찾아 공연을 하게 되면 3시간 정도는 노래하다 내려올 것 같아요. 유럽에 계신 교민 여러분, 특별히 해바라기를 사랑해주시고, 해바라기의 노래들과 함께 해 주신 여러분, 비록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만, 언제나 여러분들의 삶 곳곳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길 기도하겠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꼭 여러분들을 다시 찾아뵙고 노래할 수 있을 날이 곧 다가오길 기다립니다. 행복하세요!

유로저널: 인터뷰를 통해 많은 이야기들 나누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언제 다시 유럽 공연을 오셔서 공연장에서 만나뵐 수 있는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해바라기는 올해 어린이 재단의 빈곤아동 돕기 홍보대사로 임명을 받아 노래를 통해 어려운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활동에 나섰으며, 지난 12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The Classics 해바라기 with Quartet X'라는 타이틀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순회공연에 들어갔다. 이번 공연은 특별히 현악 4중주와 함께 하여 클래식과 하모니를 이루는 크로스오버 공연이다. 30주년 기념 음반은 9곡이 담긴 Part 1이 곧 발매 예정에 있으며, 10곡이 담긴 Part 2는 올해 후반기에 발매될 예정이다.


30주년 음반에 수록될 신곡, ‘해지는 강변’

해지는 강변에 홀로이 찾아와
물빛에 비치는 금빛 햇살은
조약돌 세는 내게
지나간 시간의 아름다웠던
얼굴들을 보이네

언젠가 때가 되면 이 강변에서
오랜 시간 지나간 후라도
서로가 서로를 찾아보자 했지
아름다웠던 기억들이 보이네

그 후로 우리는 나름대로 길을 갔었지

물살이 지우는 그 사람들의 얼굴은
어느덧 세월의 골이 새겨 있어
아무도 모를 우리의 시간들
솟구쳐 오르는 마음 돌리려고
난 물길 끝만 덧없이 보네
                                      이주호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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