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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벨기에와 유럽연합의 김창범 대사를 만나다

by eknews posted Sep 0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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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벨기에와 유럽연합의 김창범 대사를 만나다


7월 초부터 브뤼셀에는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셨던 김창범 대사가 주 벨기에 와 룩셈부르그, 주 유럽연합 대사로 임명되었다.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지역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으신 김창범 대사를 유로저널이 유럽 한인사회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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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 김대사님, 브뤼셀에 오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셔서 바쁘실 텐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면에서 변화가 느껴지는 현 세계정세 속에서, 브뤼셀에 첫인상은 어떻습니까 ?
김창범대사 : 브뤼셀이 유럽의 수도(capital)라는 명성을 지닌 곳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막상 도착 하자마자 이곳에 자리를 잡은 유럽연합(EU)의 상임이사회, 집행위원회 그리고 유럽 의회를 방문하면서 이를 실감 하였습니다. 유로존 위기가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EU차원의 대응책과 해결이 브뤼셀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어서 그러한 점을 더욱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유럽에서 출발한 재정 위기가 글로벌 경제 위기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 무거운 마음으로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브뤼셀은 숲과 녹지가 많아서 조금이나마 심적인 무거움이 덜어지곤 합니다.

유로저널 :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브뤼셀에서 만난 한국인들과 국내에서 자주 만나던 한국인들과의 다른 점 과 공통점이 있습니까 ?

김창범대사 :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에 사시는 한국인 여러분을 뵈면서 유럽의 자연환경과 생활 여건에 걸맞게 한 분 한 분에게서 삶의 여유를 느낍니다. 서울의 ‘빨리빨리’ 문화와 끊임없는 정보의 홍수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되죠

지난 6월 우리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일 인당 연소득 2만 달러에 인구5,000만 명을 갖춘 ‘20-50 클럽’에 가입하였는데 유럽에 계시는 한인 여러분들도 이처럼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실생활에서 직접 체감하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안과 바깥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저력을 여지없이 발휘하고 계신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바로 오늘의 발전이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좁아지고 있는 ‘글로벌 빌리지’안에서 국경의 구분과 지역의 차이는 더 이상 커다란 의미를 갖지 못하는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유럽에 계시는 여러분들의 활약과 역할이 곧 우리 한민족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만큼, 여러분들의 더 큰 기여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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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 외교관이란, 사회학자이며 심리학자이고, 24시간 대기하며, ‘au four et au moulin’ 즉, 월요일은 추기경을, 화요일에는 예술인과 정치인의 방문, 수요일은 나라의 대표로서 힘든 상황을 무마 하는일 등으로 자신을 잃지 말아야 하는 직책, 이라고 합니다. 우선 하셔야 할 일들은 무엇입니까?
김창범대사 : 전통적으로는 외교관을 ‘공개된 스파이’라 부르고, 외교 행위를 때로는 ‘총성 없는 전투 ‘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상호 의존과 글로벌화의 시대에서는 과거처럼 상호 대립적인 행동이나 냉전 시대의 ‘적과 동지’의 엄격한 구분을 짓는 일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21세기의 외교관상은 ‘팔방미인’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저의 경우에도 아침에는 EU 집행위원회를 방문하여 한-EU FTA 이행 문제를 다루다가, 점심에는 벨기에 문화예술계 인사를 만나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오후에는 NATO 본부를 찾아가 아프간 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군의 안전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 2007년 말, 단일 화폐 유로가 쓰이기 시작한 후, 2012년 오늘까지, 대한민국과 유럽 연합이 외교상의 관계가 변화된 점은 무엇입니까 ?
김창범대사 :1963년 한국과 당시 EC 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양측간 관계는 정무, 경제, 통상 등 모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 EU 관계는 2010년 기본협정 및 FTA 체결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도약했습니다. 우리나라가 EU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까지 이르게 된 뒤에는 우리나라의 인권, 민주주의 신장, 법치주의 등에 대한 평가가 큰 원인이 되었다고 봅니다.
매년 한 차례씩 정상 간 회담을 갖기로 정례화했을 뿐 아니라, 외교, 경제 장관 간 회담 등 고위급 교류가 활성화 되었으며, 실무차원에서의 협력 대화도 다양화되고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EU 양측간 관계는 이제 단순히 서로의 필요를 반영시키는 협력의 단계를 넘어 공동의 가치와 인류 보편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진정한 파트너 관계로 발전 중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전통적인 정무,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개발협력, 기후변화, 환경, 관세, 특허, 경쟁 등 분야까지 그 협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작년 7월 발효된 한-EU FTA는 EU나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 중 가장 수준이 높고 광범위한 FTA로서 양자 간 관계를 크게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로저널 : 꼭 이루고 싶으신 외교 정책 중 한 가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김창범대사 : 한-EU FTA를 중심으로 현재 구축된 각종 협력채널을 충분히 활성화시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재임기간 중 저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FTA를 비롯한 각종 협정이 단순히 체결되고 발효되었다고 해서 일이 다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출발점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한국과 EU의 기업들이 한-EU FTA를 잘 활용하여 FTA가 실질적으로 양측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한국과 EU간 관계발전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재임 기간 중에 이러한 잠재력을 적극 활성화시켜 나감으로써, 정무, 경제 등 전통적인 협력을 넘어 국제무대에서 함께 협력하고 지원하는 진정한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간 협력과 함께 민간차원에서의 보다 적극적 협력이 필수적이며, 한국과 EU 간 협력의 잠재력에 대해 양측 국민들이 이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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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 작년 FTA 서명 이후, 유럽연합과 대한민국의 공동이익과 발전을 추구하자면 기본으로 우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 유럽연합에 기대하고 싶은 곳은 어느 부분일까요 ?
김창범대사 : 문화교류 및 협력은 EU와 한국의 정치, 경제적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중요한 연결고리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EU와는 올해 하반기에 개최 예정인 한-EU 문화공동위원회를 통해 문화분야의 협력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입니다. 다음으로 내년 한-EU 수교 50주년을 맞아 EU와 공동으로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한-EU 문화교류 및 협력을 위해서 내년에 브뤼셀에 한국문화원을 개원할 예정입니다. 한국문화원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한국 및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EU와는 정치, 경제분야 등 전반에 걸쳐 협력의 기본 틀이 잘 짜여져 있습니다. 이제는 이와 같은 협력 프레임을 바탕으로 환경, 과학기술 등 각 분야의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발굴, 추진함으로써 한국과 EU 간의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유로저널 :일본과 중국에 비교하면, 대한민국의 홍보가 잘 안 되어 있었습니다. 최근에, 조선업, 음악 (Classic & Pop), 올림픽을 통한 체육, 전자 제품들, 자동차 산업들, 이제는 한국 음식까지. ... 짧은 기간에 성장한 대한민국이 질투심이나 방해를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호감(부를 위한 노력뿐 아니라 남도 배려할 줄 아는)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이미지로 알려지기 위하여, 우리에게 손해가 안 되는 노력은 무엇일까요 ?
김창범대사 : 좋은 국가의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현재 유럽에서 불고 있는 한류 현상은 유럽 내 한인 사회의 지속적인 노력, 한국 문화예술인들의 활발한 유럽 내 활동, 태권도 및 전통 공연 등을 통한 한국문화 소개, 한국 영화 및 드라마 보급 등 다양한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에게 손해가 되지 않으면서 우리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의 하나는 상대방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는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상대방의 문화를 인정하고 한발 먼저 다가선다면 자연스럽게 한국인 및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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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 김창범대사님은 누구이신 지 소개를 해주십시오.
김창범대사 : 어려운 질문인데요. 사실 자신에 대한 큰 존재감은 없습니다만 현재 외교관 으로서 브뤼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국가와 국민들 께 도움이 되고 우리의 국익을 위해 몸바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제가 81년 외교부에 처음 들어갔을 때 선배외교관이 "왜 외교관이 되고자 하느냐?"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주저 하지 않고 "분단된 한반도의 통일과정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어 외교관을 지원했다"는 답변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그러한 초심을 그대로 간직한 채 열심히 일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로저널 : 김창범대사님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십니까? 이유는 무엇입니까 ?
김창범대사 : 저희 어머님을 가장 존경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 부터 항상 세상을 위해 봉사하고 베풀라는 정신을 심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늘 기도로서 저희들을 북돋아 주시고 이끌어 주셨습니다. 70대 후반이신 어머님은, 오늘도 매주 노인복지반 에서 정기적으로 자원봉사를 하십니다. 어렵고 힘들 때 어머님의 이 같은 말 없는 가르치심이 큰 힘이 되고 있읍니다.

유로저널 :주간신문 유로저널 (THE EURO JOURNAL)은 전 유럽으로 배포되는 유일한, 유럽 내 한인 동포신문으로, 최대 발행 부수, 최대 발행면, 최대 독자층을 자랑하는 재유럽 한인 사회의 대표 신문입니다. 김창범 대사님께 늘 용기와 믿음을 주는 구절이 있다면 전 유럽 한인 사회에 나누어 주십시오.
김창범대사 :언젠가 미국 정치계의 한 분이 자신의 생활신조의 첫 번째로 꼽은 구절이 있습니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기더라도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다. 아침이면 더 좋아질 것이다.
( It ain’t as bad as you think. It will look better in the morning)' 이란 구절이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저의 메시지라고나 할까요. 감사합니다.


따듯한 미소와 겸손한 표현은, 김창범 대사의 외교관으로서의 능력과 세련된 성품을 알수있게 한다. 대한민국을 위한 김창범 대사의 많은 공헌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또한, 재유럽 한인사회 모든 분야에서도 유행이 지난 옛 조선왕조 시대와 같은 당파싸움을 뒤로 남기고 서로의 정당한 장점을 격려하여, 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이 2012년 올림픽에서 볼 수 있었던 세계 5위의 국력을 가까운 미래에, 두어자리 상위권으로 무난히 갈 수 있을 것을 기원한다.

벨기에 유로저널 신인숙 기자 

eurojournal27@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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