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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려있는 한인 농장

by 유로저널 posted May 2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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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려있는 한인 농장

한인회 행사에 가보면 주인이 보이지 않는 야채 차를 만날 때가 있다. 물건을 사고 싶으면 행사장 인파 속에 섞여 있는 주인을 손수 찾아나서야 한다. ‘누가 집어가면 어쩌려고 이렇게 놔두고 다녀요?’ 라고 물으면 ‘괜찮아요.’라며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대답 한다.

이렇게 야채를 파는 이는 아헨자연농장의 장광흥씨다. 그는 아헨 근교의 Baesweiler 에서 무공해 청정 채소를 재배해 싼값으로 판매하고 있다. 5만평의 농장과 초대형 온실에서 재배하는 배추, 조선무, 총각무, 오이, 파, 고추, 갓, 미나리 등 보기만 해도 부자가 된 것 같다.

그는 파독광부였다. 그런데 1997년 갱에서 사고로 다리를 다쳐 조기 퇴직한 다음 취미 삼아 시작했던 채소 가꾸기를 본업으로 삼게 되었다.
교민 가수로도 잘 알려진 아내 박봉순씨는 ‘팔자에 없는 흙을 만지고 있다지만 남편 건강 그만하고 자식들 아무 탈없이 성장했으며 남에게 나눠 줄 게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며 행복해 한다.
그는 한인회 행사에 필요한 김치를 후원하기도 한다. 작년 독일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묵었던 쾰른 호텔의 주방장이 직접 자연농장에 와서 김치 담는 법을 배워갔다고 했다.

이국 땅에서 살아 부모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 게 한이 된다는 장광흥씨는 한국에서 온 어르신들을 보면 밤 늦은 시간에라도 술을 사서 극진히 대접한다. 아헨 자연농장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필자가 찾아간 날은 교포 행사에 위로 공연을 온 가수 박현미씨가 머물고 있었다. 이어서 미군 부대에 사는 한국 부인들이 친목계를 하는지 삼계탕을 끓여서 먹기로 했다며 들이닥친다.

농장에서 갓 낳은 따뜻한 계란을 선물로 받아 오면서 그들에게서 느끼는 훈훈함과 감사할 줄 아는 삶이 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도 절실히 필요함을 느낀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농장 체험을 하고 싶은 이는 한번쯤 방문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방이 여러 개 있어서 단체가 와도 숙박에 어려움은 없다. (전화 02401-53382)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 기자
mt1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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