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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소금온천 요양지에서 첫 '한독 화가교류전'

by eknews08 posted Sep 1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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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소금온천 요양지에서 첫 '한독 화가교류전'

'갤러리 슈람'(Gallery Schramm) 개관기념 한국전통문화행사 마을축제되다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 김운경

지난 8일(토) '갤러리 슈람'(대표 김경숙)이 오픈하고 첫 전시회로 한독작가 4인전을 열었다. '갤러리 슈람'은 이날 마을 공원에서 개관 축하 한국문화소개행사도 펼쳐 온 마을이 때아닌 축제 한마당이 되었다.

'갤러리 슈람'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서쪽으로 약 65 km 떨어진 니다(Nidda) 市의 바트 잘츠하우젠(Bad Salzhausen)이라는 주민 6백 여명의 작은 마을에 있다. 잘츠하우젠은 마을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요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곳은 소금과 관계가 있다. 번영기였던 18세기엔 연간 230톤의 소금을 생산했을 만큼 헤쎈 주의 유명한 소금산지였다. 지금도 소금온천을 비롯해 마을 곳곳에 소금 약수터가 있으며 그 효능이 인정받아 일찌기 요양지로 지정되었다.

산책하는 동안 절로 마음에 평화를 깃들게 하는 조각공원, 이 공원 한켠에 자리잡은 호흡기와 피부에 좋다는 농축제염설비 '그라디어베르크'(Gradierwerk). 그리고 그 주변에서 시원한 소금 공기를 마시며 독서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 지난 토요일 이곳 잘츠하우젠(Salzhausen)에 동포 김경숙씨가 운영하는 '갤러리 슈람'이 문을 열었다. 이제 이 마을은 화랑까지 들어섬으로써 요양지로서의 품격을 한층 더 높히게 되었다.

개막식은 수백 명의 관람객과 축하객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루었으며 김경숙대표의 장남 존-용-헨리 슈람이 진행했다. 개막식에서 니다 市 한스-페터 조임(Hans-Peter Seum) 시장은 원래 잘스하우젠의 교통관광안내소였던 건물이 이제 화랑이 되었다며 이제 이곳을 통해 잘츠하우젠이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조임시장은 그림 감상 뿐 아니라 잘츠하우젠의 아름다운 모습도 함께 감상하며 머무는 동안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교류전에 참가한 작가는 한국인 작가 2명, 독일인 작가 2 명 등 모두 4 명이다. 한국작가는 하수경과 조현동, 독일작가는 디터 쉴레(Dieter Schiele), 로란 후게스-삭스(Loran Hughes-Sachs)로 모두 중견급 이상의 유명작가들이다.

하수경화백은 1997년 함부르크에서 독일 첫 전시회를 가진 후 이번에 15년 만에 독일을 찾았다. "이 마을에 들어서자 이내 분주하고 어수선한 마음이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다"고 소감을 말한 하작가는 자신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작품세계를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축복"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모든 사물은 변하며, 고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사물들도 움직임을 통해서 소통"하기 때문에 그래서 소위 '운동태', 즉 "운동에너지가 형태로 나오는 것을 작품에 담아내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움직임 자체가 생명의 환희이고, 살아있는 자체가 축복이며 이것이 움직임으로 나타나므로 자신을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그녀가 아끼는 작품은 그릇이 춤추는 그림이다. 하화백은 최근 2-3년 전부터 그릇, 나무, 풀 등의 움직임을 "춤추다"(dance)라는 주제로 그려오고 있다. 그녀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작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바라보면 살아있는 것은 모두 춤춘다. 생명이 변화하는 이벤트의 연속선상에서 현재의 순간순간을 살고 있는 모든 것들이 춤추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춤춘다. 내 그림에 등장하는 그릇은 우리들의 생활을 돕는 용기를 그린 것이다. 그릇은 만든 사람을 닮았다. 그리고 사용하는 사람을 닮는다. 그릇이 숨쉬기 때문이다. 나는 그림에서 사발이 춤추는 것 같이 그렸다."

조현동 작가도 이번 전시회가 지난해에 이은 두번 째 독일전시회다. 그는 독일 전시가 유럽진출의 발판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조화백은 특히 '꽃'을 그리는 작가로 유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꽃을 그리지만 그가 그리는 꽃은 새롭다. 독일에서 조화백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면 표현방법이 새롭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동양적인 감각이 관심을 끌었으며 여러가지 색을 여러번 채색하는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신비함을 더해준다. 섬세하면서도 과감하며, 선과 구도가 대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꽃을 소재로 고집하는 것은 "아름답다"는 이유 외에도 "동양사상을 기저로 한 자연과 우주의 순환원칙을 통한 생명의 신비를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술평론가 안영길씨는 "작가 조현동의 근래 화두는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자연과의 만남과 소통을 위한 생산적인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가 만나는 아름답고 찬란한 자연은 기계적이고 물리적인 자연이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하여 순환하면서 자신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 꿈꾸듯 드러나는 상징적 자연이다." 라고 평론했다.

'갤러리 슈람'의 김경숙대표는 중장비 수출입을 전문으로 하는 여류사업가이다. 하지만 김대표의 갤러리 오픈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녀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공동전시회를 열 만큼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다. 이제 사업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오르면서 여유가 생기자 예전에 꿈꾸던 미술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나 갤러리를 창업하게 되었다. 김대표는 갤러리 슈람의 전시방향을 한독교류전으로 정하고 가능한 한 많은 한국화가들을 독일에 알리는 동시에 독일 작가들도 한국에 소개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싶다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술 꿈나무에 대한 관심도 높아 내년엔 어린이들을 위한 사생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개막식을 가진 후 이어서 마을 공원에서는 한국의 전통혼례를 비롯해 국학기공, 부채춤의 시연과 공연이 펼쳐졌으며, 공원 한켠에는 한식판매와 전통한지공예품 등 한국문화상품들이 선 보였다. 독일측에서도 바이올린 연주 등의 프로그램으로 참여해 마을은 흥겨운 한독 축제 한마당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