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육특집] 국내 고등학교 다양성 · 잠재력과 함께 입시 제도 급변

by 유로저널 posted Mar 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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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과 주입식 학습에만 치중하던 공교육의 무게중심이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잠재력을 일깨우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학생들이 지닌 다양성을 인정하고 적성과 특기를 존중하는 ‘참교육의 장’을 지향하는 학교들이 마이스터고, 과학중점학교, 자율형고교 등 새 명찰을 달았다.

이와같이 최근 이 명박 정부 집권이후 각종 고등학교의 등장으로 국내의 학부모들도조차 이들 고교의 특징과 차이점에 혼선을 빚고있는 가운데, 독일과 영국에서 귀국자녀들을 위해 지난 주 특례입학설명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유럽한인 대표 동포신문 유로저널은 재유럽 주재상사 및 외교관 등 귀국 자녀 및 학부모들을 위해 정부 보도 자료 등을 인용, 정리해 보도한다.



수준별 맞춤 수업 진해 '교과교실제'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변화는 교과교실제 운영이다. 교과교실제는 교과마다 특성화된 전용교실을 갖추고 학생 스스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선택해 찾아가 듣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교과의 특성과 학생의 학습 능력을 반영한 수준별 맞춤형 수업이 활성화되면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학교도 갑갑하고 획일화된 교육의 장이 아니라 공부의 재미를 찾아주는 행복한 배움터로 질적 성장을 꾀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언북중학교가 그런 예다. 언북중은 모든 교과로 교과교실제를 확대하면서 각 교과에 맞춰 교실별로 시청각 시설을 구비했다. 특히 영어, 수학 같은 주요 과목은 ‘2학급 3교실제’로 운영했다. 총 66명의 학생이 3개 교실로 나눠 이동하면서 수준별 학습을 받도록 한 것. 이후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는 크게 향상됐다. 교사들도 각자 맡은 교과교실을 학습자료 연구실로 활용하며 교재와 교수법 연구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한가람고(사진)는 2007년부터 1교사 1교과교실제를 운영해온 선도적 모델. 한가람고는 학생의 선택과목을 최대한 반영해 2008년 2학년을 대상으로 98가지, 3학년을 대상으로는 78가지의 교과를 교과교실제로 운영했다.

교과교실제는 지난해 총 6백47개교에 도입됐다. 정부는 내년에 개교하는 학교에 교과교실제를 도입하도록 권장하고, 2012년 문을 여는 학교는 모두 이를 실시하게 할 방침이다.

교과교실제를 시행해도 학급별로 담임교사가 배정되기는 마찬가지. 조회, 종례, 생활지도 같은 학급활동은 담임의 교과교실에서 이뤄진다. 각 교과교실에는 교사가 상주하고 있어 학생들과의 교류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물론 생활지도도 쉬워진다.

학생들이 잦은 이동으로 피곤할 것이란 우려는 접어도 된다. 기존 교실의 재배치, 교과 집중이수제, 블록타임제 등을 실시해 학생들의 이동 횟수를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준비된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 '과학중점학교'

일반계 고교에서 이공계 과정을 선택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입학 전에 기초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탓에 전공 수학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학과 수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과학중점학교(사진)에서 집중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과학중점학교는 과학과 수학, 심화교육과정을 개설하고 다양한 교양과목과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깊이 있는 과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에는 53곳의 일반계 고교가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됐으며 올해는 이 중 51개교가 운영을 시작한다. 정부는 2012년까지 1백 개교를 과학중점학교로 지정 운영해 과학영재학교, 과학고와 더불어 연간 1만여 명의 우수한 이공계 인력을 양성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또한 앞으로 예술, 체육 분야의 중점학교도 운영해 학생들이 일반계 학교에서도 심도 있는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된 일반계 고교는 최소 4개의 과학교실과 2개의 수학교실을 갖추고 교과의 특성을 반영한 수업을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과학중점과정을 선택하지 않은 학생도 과학적 소양을 쌓을 기회가 많아 융합형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신입생을 뽑는 기준은 시도교육청이 정한 일반계 고교의 선발 방식을 따른다. 평준화 지역인 경우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학교를 배정하고,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내신 성적, 고입 선발고사 점수 등 교육감이 승인한 방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과학중점과정을 이수하면 대학 입학에도 유리하게 작용할까. 물론이다. 이공계 전공을 선택하고자 하는 학생이 고교 시절 과학이나 수학 교육을 충실히 받고 다양한 과학 체험활동을 경험한 사실은 대학 측에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창의적 글로벌 인재 육성 '자율형 고교'

글로벌 시대에는 단순히 지식이 많은 것보다는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미국과 영국에서는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을 자율화한 차터스쿨(Charter School), 특성화학교(Special School) 등의 제도를 도입해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대학 입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해법으로 도입된 모델이 자율형고교다.

정부는 지난해 자율형 사립고 25곳, 자율형 공립고 12곳을 선정했다. 올해 3월 문 여는 자율형 공립고는 이들을 포함해 총 21곳. 지난 2월 자율형 공립고로 추가 지정된 23곳은 내년 3월에 개교한다. 자율형고교는 교육과정을 다양화해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 신일고는 예술과 체육 교육을 강화하고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 제2 외국어의 원어민 강사 교육을 의무화한다. 경기 남양주시 와부고는 아침 독서시간과 대학생 멘터링 제도를 운영하고 외부강사를 활용한 특기적성교육을 실시한다.

또 충북 청원군 청원고는 영어와 수학의 수준별 이동수업을 강화하고 인성교육 차원에서 학년별 국토순례 체험행진을 추진키로 했다.

자율형 사립고와 자율형 공립고로 나뉘는 자율형고교는 이처럼 학교 운영에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 가장 큰 특징. 꼭 이수해야 하는 과목을 제외하고는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어 학교별로 특성화교육과 한층 강화된 인성교육이 가능해진다.

그러면 자율형 사립고와 자율형 공립고는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자율형 사립고는 사립학교 본연의 건학이념에 따른 교육과정 편성, 능력에 따른 무학년제 수업, 수업일수 증감 등 학사 운영의 자율성을 크게 확대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과 평가의 기회를 주는 새로운 유형의 학교다. 국민공통기본 교육과정의 50퍼센트 이상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편성 운영할 수 있다.

정부는 자율형 사립고 운영에 따른 사교육비 유발을 막기 위해 광역 단위에서 학생을 모집하고, 평준화 지역 학생을 선발할 때는 내신 성적 일정 비율 내에서 추첨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의무규정을 뒀다.

또한 정원의 20퍼센트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국가보훈대상자, 소년소녀가장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선발하도록 했다. 자율형 사립고는 학비가 일반 공립고에 비해 3배 정도 비싼 게 흠.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교육 외적 요건으로 공부를 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학교의 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해 자율형 사립고는 5년 단위로 지정된다. 또 5년간의 평가 결과에 따라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전남 광양제철고, 강원 민족사관고, 전북 상산고, 경북 포항제철고, 울산 현대청운고, 서울 하나고 등 기존의 자립형 사립고도 올해 2월 시범 운영이 종료됨에 따라 자율형 사립고로 명칭이 바뀐다.

자율형 공립고는 자율형 사립고처럼 학교 운영에 자율성과 책무성을 부여하고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특성화, 다양화해 전인적이고 질 높은 교육을 실현하는 공립고다.

정부는 일반계 공립고 가운데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학교와 새로 생긴 학교, 교육혁신 의지가 강한 학교를 대상으로 지정함으로써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자율형 공립고의 국민공통기본 교과는 연간 수업시수의 35퍼센트 범위 내에서 조정이 가능하고, 선택중심 교과는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

학생 모집은 광역 단위로, 평준화 지역 학생 선발은 내신 성적의 제한 없이 선지원 후추첨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학생이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학교를 선택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등록금은 일반고와 비슷한 연간 1백10만~1백50만원 수준.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년까지 모두 1백 개교를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할 방침이다.




외고·국제고 등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전면 개편


  2011학년도부터 외국어고, 국제고 등 학생 선발권을 가진 고등학교의 입시 방식이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전면 개편된다.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로 평가하는 이 제도는 사교육비 경감과 자율적인 학습 풍토 조성에 상당 부분 기여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특목고 입시의 당락을 좌우해온 화려한 수상 경력,해외 봉사 활동,토플 및 토익 등 영어 성적 등은 합격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중학교 내신 성적과 학교활동 참여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얼마나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했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처럼 고교 입시에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됨에 따라 공교육과 자발적인 학습만으로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에 진학하는 학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에 맞춰 공부한 후 스스로 평가한 자기주도학습 결과와 학습 잠재력을 기준으로 입학전형위원회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이다.

2011학년도부터 학생 선발권을 가진 학교 입시에 이 제도가 적용된다. 이를테면 외고, 국제고, 자립형 사립고, 비평준화 지역 자율형 사립고, 면접 등으로 선발하는 자율학교 등이 자기주도학습전형 적용 대상이다.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는 사교육비 유발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에 따라 교과지식을 묻는 구술 면접은 할 수 없다. 면접은 오로지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도록 하고 있다. 선행학습과 사교육 열풍을 주도해온 경시대회 경력과 인증시험 점수도 평가 기준에서 뺀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원칙적으로 모든 지원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다만 입학정원의 20퍼센트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선발한다. 공립고는 2011학년도 입시부터 이를 적용하고, 사립고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선발 비율을 2013년까지 연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외고와 국제고에 도입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절차와 방법을 살펴보면, 1단계에서는 ‘영어 내신 성적(1백60점 만점)’과 ‘출결’로 일정 비율을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영어 성적과 면접(40점 만점) 결과를 합한 점수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단, 외고나 국제고가 아닌 고등학교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의 경우 영어 이외의 다른 과목 성적 반영 등 구체적 방안은 교육청에서 해당 학교와 협의 후 이달에 확정할 계획이다.



“제도 정착되면 왜곡된 입시 환경 바로잡힐 것”

또한, 학교별로 운영하는 입학전형위원회는 학교의 입학사정관, 시도교육청 위촉 입학사정관, 전공 관련 입학사정관으로 구성된다. 지원한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입학전형위원회에서는 학습계획서, 교사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학습계획서에는 지원 동기, 자기주도학습 경험 및 진로 계획, 독서 경험 등을 작성하면 된다. 이때 각종 인증시험 점수, 경시대회 입상 실적 등은 평가 대상이 아니므로 기재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또 고등학교에 제출하는 중학교 학교생활기록부에서도 경시대회 수상 경력과 인증시험 점수 기재 항목이 없어지고 대신 독서 항목이 신설된다. 교사 추천서는 학생의 전공 의지와 진로계획, 교내 봉사활동, 체험활동, 독서활동 등을 평가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해외 봉사활동도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기주도학습 방법과 진로계획, 국내 봉사활동, 독서 경험이 합격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교 입시제도의 또 다른 축은 입학사정관제. 지난해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고등학교는 영재학교인 한국과학영재학교, 자립형 사립고인 민사고와 하나고, 자율형 고교인 충남 한일고 등으로 입학사정관제의 비율을 30%에서 70%까지 반영하고 있다.

영재교육 전문업체 ‘하늘교육’의 임성호 기획이사는 “자기주도학습전형 등 달라진 고교입시제에 힘입어 올해 말에는 자율형 사립고에 우수한 학생이 많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고에 비해 수준이 높고 대입에 유리하도록 교과과정을 편성할 수 있기 때문에 중상위권 학생들이 집중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

교육과학기슬부 학교제도기획과 이지선 사무관은 사교육 열풍을 잠재울 대안으로 떠오른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학교 교육에 충실하면서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이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력과 창의력을 키운 학생에게 유리한 전형”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이 제도가 정착하면 외고 등 특목고 진학에 대비해 초등학교 때부터 토플, 토익, 텝스 등 각종 인증시험을 준비하는 왜곡된 입시 환경이 자기주도학습 환경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민국 1 % 명장을 길러낼 '마이스터고'

중학교 3학년 중간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한 김예걸(16) 군은 최근 마이스터고 입시에서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사진)에 지원해 차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중학교 내신 석차가 상위 3퍼센트 안에 드는 김 군의 성적이면 과학고나 외고 등 특목고 진학을 꿈꿀 만도 했다. 하지만 김 군은 무작정 대학에 진학하는 게 최선이 아니라고 보고 자신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마이스터고 진학을 결심했다.

“마이스터고에서는 기술 명장(明匠)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하므로 원하는 공부를 하면서도 대학 입시에 매달리는 학생들에 비해 심리적으로 여유 있는 생활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요즘은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 앞에 펼쳐진 무한한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거든요.”

김 군처럼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마이스터고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마이스터(Meister)는 독일어로 명장, 장인이라는 뜻으로, 마이스터고는 미래의 마이스터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다.

일과 학습을 병행하면서 기술 명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산업체, 지자체, 학교 등이 서로 도와 예비 마이스터를 육성하는 전문계고의 선도 모델.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학교당 35.4개의 산업체와 협약을 체결해 채용 지원, 산학 연계교육 등 다양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마이스터고의 강점은 무엇보다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고려한 현장 중심의 기술 교육과 인턴십, 해외연수 등을 통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다.

국가 지원으로 학비가 면제될 뿐 아니라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점도 커다란 매력으로 꼽힌다. 취업 후에도 회사와 연계된 대학에 특별전형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군 입대도 4년간 연기할 수 있다.

2008년에 9개교, 지난해 12개교가 마이스터고로 지정됐다. 이들 21개교는 올해 정식으로 문을 연다. 이들 학교의 2010학년도 모집 정원은 총 3천6백명이지만 많은 지원자가 몰려 평균 3.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마이스터고의 신입생 선발 기준은 교과 성적과 인성, 면접 등 3가지. 이 중에서 교과 성적 반영 비율은 일반전형 30퍼센트 이하, 특별전형 50퍼센트 이하로 줄고 대신 인성과 면접 비율이 강화됐다.

또한 마이스터고에서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다문화가정의 자녀 등 특별전형 대상을 확대해 다른 전문계 고교보다 우선 선발의 기회를 준다.



교육 낙후지역,우수 교육환경 '기숙형고교'

중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지방 학생들이 대도시의 기존 명문학교가 아닌 지역의 기숙형고교로 몰리고 있다. 충북 옥천고등학교의 경우 중학교 내신 성적이 상위 10퍼센트인 신입생의 비율이 2008년 18퍼센트에서 지난해 29퍼센트로 증가했으며, 강원 홍천고등학교는 2008년 15퍼센트에서 지난해 28퍼센트로 늘었다.

도서지역에 자리한 전남 신안군 도초고등학교도 2008년 기숙형고교로 지정된 후 1년 만에 학생 수가 26퍼센트 급증했다. 매년 신입생 수가 정원에서 20퍼센트가량 모자랐던 인천 강화군의 삼량고등학교도 지난해 기숙형고교로 지정된 덕에 올해는 정원을 채우는 기쁨을 맛봤다.

농산어촌은 도시에 비해 여러모로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이 때문에 도시와 학력 격차가 갈수록 벌어져 학생들은 불안감을, 부모는 미안함을 안고 살아간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려 도입된 것이 기숙형고교다.

기숙형고교는 교육 낙후지역의 학생들이 도시로 가지 않아도 좋은 환경에서 질적으로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에 기숙사 시설을 완비했다.

올해는 2008년에 기숙형고교로 지정된 82개교가 운영을 시작해 1만4천여 명의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된다. 내년부터 운영되는 68개교에 기숙사가 완공되면 8천여 명의 낙후지역 학생이 추가로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다.

기숙사에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해나갈 수 있는 충분한 개인공간은 물론 휴게실과 냉난방 시설도 갖췄기 때문에 통학불편 해소를 넘어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아울러 우수한 교사들이 직접 이끄는 방과후·주말·방학중 프로그램과 기숙사 연계 프로그램 등은 학생들의 학업 향상과 인성 함양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기숙사비는 가계에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월평균 10만원대로 정해졌다.

학생 모집은 학교별로 전국 단위와 지역 단위로 한다. 그러나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학교라도 기숙형학교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지역학생을 먼저 배려하며, 사회적 배려 대상자도 일정 비율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연 환경과 첨단기술의 만남, '농산어촌 전원 학교'

충남 아산시 거산초등학교는 공공기관, 지역사회, 시민단체 등과 네트워크를 조성해 텃밭 가꾸기, 꿀벌 기르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독서와 글쓰기 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그 결과 2001년 34명에 불과하던 재학생이 지난해에는 1백21명으로 늘었다.

강원 평창군 면온초등학교는 민족사관고 재학생, 인근 스키장 직원, 작가 등 지역사회의 인적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 민간 지원으로 마련한 학교 내 숲속 오두막집, 야외 방갈로, 작은 도서관은 교육과정 운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덕분에 이 학교의 학생 수는 2003년 21명에서 지난해 91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농산어촌 지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학생 및 학교 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른바 ‘전원학교’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전원학교는 농산어촌의 자연친화적인 환경과 e러닝 첨단시설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해 영어 등 우수 공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자율학교다.

지난해 초등학교 77개교, 중학교 33개교 등 총 1백10개교를 전원학교로 선정한 정부는 첨단시설과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간 총 1천3백9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들 학교는 모두 올해부터 e러닝 교실을 구축하고 이러한 첨단시설과 교수학습 지원 시스템을 이용해 양질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원학교의 수업은 일반학교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첨단 e러닝 교실에서 교과서 없이 수업을 한다. 이곳에서는 그림,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자칠판과 노트북을 이용한 수업이 이뤄진다. 교실 밖 체험활동에서도 무선 인터넷과 개인 컴퓨터가 교육도구로 이용된다.




한국 유로저널 방창완 기자
eurojournal25@eknews.net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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