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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들이 전하는 이상형을 만들면 안 되는 이유

by eknews posted Oct 0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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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들이 전하는 이상형을 만들면 안 되는 이유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현실에서 만나 평생 그 사람을 위해 살아간다는 이야기는 많은 명작 소설의 주제가 되어왔다. 예를 들어,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F. S. 피르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토마스 만의 ‘마의 산’ 등이 이상형과 마주쳐 첫눈에 사랑에 빠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에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연애 칼럼니스트이자 문학 비평가인 모라 켈리와 잭 머니건은 저서인 ‘제인 오스틴의 연애수업’에서 이상형을 좇는 사람들이 빠질 수 있는 불행에 대해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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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의 주인공인 핍은 가난한 고아로, 어린 시절에 신비스러운 소녀 에스텔라를 만나 그녀를 평생 사모한다. 그는 그녀를 위해 부자가 되고, 지체 높은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고 평생을 이에 바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는 진정으로 그를 보살펴주던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들에게 상처를 줄 뿐 아니라, 스스로 파멸의 길을 향해 다가선다.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는 또 어떠한가? 입대하기 전 잠시 만난 십대 소녀 데이지에게 운명을 느끼고 그녀의 뒤를 평생 좇아온 개츠비는 현대인의 기준으로 볼 때는 ‘위대한 연인’이기보다는 ‘엄청난 스토커’에 가깝다. 그는 데이지를 감동시키기 위해 엄청난 부를 쌓아올리지만, 그것은 밀주 매매와 마피아에 연루된 범죄를 통해 얻은 부였고, 결국 데이지와 그의 화려한 연애행각은 비극으로 막을 내린다. 

요양원에서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해본 연상의 여성에게 첫눈에 빠져든 한 청년의 사랑을 그린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역시 마찬가지다. 잭 머니건의 지적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은 경험에 남은 기록을 필요한 만큼 위조하거나 잘못 해석함으로써’ 우리의 환상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이와 같은 고전 소설들이 말하는 바는 결국 한 가지이다. ‘환상’이나 ‘이상형’은 늘 우리의 ‘현실’이나 실제 상대보다 위대하다. 우리의 걱정과는 달리, 많은 연애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결실을 맺을 수는 있으나, 그러자면 그 감정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결혼상대가, 혹은 배우자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이 아닌 순간을 맞을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거나 다름없다고 이 작품들은 경고한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urojournal26@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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