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시장, 아시아 작가들 급부상

세계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와중에도 아시아 미술이 르네상스를 맞이하면서 미국 유럽 작가들이 현대 미술시장에서 퇴조하는 대신 중국과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작가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작품 중 절반 이상이 아시아 미술이고, 거래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수백년 동안 미술계의 주류를 차지했던 서양 미술이 10년 이내에 아시아 미술에 자리를 내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10년 안에 '아시아 아트'라는 문구가 '서구 미술'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고,많은 세계 미술품 판매상들에게 아시아 지역 미술품이 마케팅의 핵심으로 부각될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미술품 정보분석기관 아트프라이스가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세계 각국의 미술품 경매 2900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미술 인기 작가 상위 20위(낙찰총액 기준)에 장샤오강, 웨민준 등 중국 작가 11명과 일본ㆍ인도 작가 각 1명 등 아시아 작가가 13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최고가를 기록한 10개 작품 중에서도 아시아 미술 작품이 6개였고, 그 중 5개가 중국 미술이었다. 지난 1년간 중국 100대 작가들의 경매 총액은 2억7000만파운드(약 5600억원)로, 5년 전보다 30배나 늘었다.

올해 경매시장 낙찰총액이 가장 높은 작가는 미국의 제프 쿤즈로 1483억원를 기록했다.다음으로 장미셀 바스키아,데미안 허스트,리처드 프린스,장샤오강,쩡판즈,웨민준 순이었다. 일본의 다카시 무라카미가 8위,영국에 사는 인도출신 조각가 아니시 카푸어가 18위를 차지했다. 프랑스 작가는 한 명도 들지 못했다.
아시아 현대 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를 세운 쩡판즈(曾凡志)는 칼 마르크스, 스탈린, 마오 등의 초상화에 상징적인 사건을 덧입히거나 거친 붓놀림으로 독특한 느낌의 화풍을 선보인다.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 왕광이(王廣義)는 ‘정치적 팝(political pop)’이라는 장르를 이끌고 있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소의 빈시 창 아시아 현대미술 담당자는 “마오쩌둥 사후 중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신진 작가의 창의력을 자극했다”며 “세속적인 듯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그림이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저널 문화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