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관건은 믿음! ? 4차 6자 회담의 휴회에 즈음하여

by eunews posted May 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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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쉽지 않은 협상이었다. 회담이 시작될 때만 해도 첫 단추를 잘 꿰었다는 평가와 함께 이번엔 무언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도 했다. 회담 복귀 과정에서 북미간 접촉이 있었고 회담 내내 활발한 양자 접촉이 진행된 점은 분명 예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인사말과 기조연설에서 북미가 이견을 드러내긴 했지만 회담의 진전을 가로막을 장애를 꺼내들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합의문 작성과정에서도 중국이 제시한 초안을 4차례나 수정해가며 진지한 의견수렴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주간의 토론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합의 도출 대신 일시 휴회라는 우회로를 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번 휴회 결정으로 4차 6자회담은 절반의 성공에 머물고 말았지만 그동안 거둔 성과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북미간 초보적 신뢰가 형성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사실 북핵문제 해결의 핵심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은 이번 4차 회담에서 어느 때보다 활발한 실질적 대화를 가졌다. 막판에 결렬이라는 손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또 다시 힘겨운 협상을 벌여야 하는 휴회를 택한 것도 사실은 북미간 초보적 신뢰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한국의 적극적 역할 역시 이번 회담의 가시적 성과로 꼽을 만하다. 회담 성사에서부터 회담 진행과 합의문 도출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의 역할은 단연 돋보였다.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남북,한미 양자 접촉을 통해 북미간 접점 찾기에 나선 한국의 역량은 4차 초안을 놓고 북미가 결정적으로 대립할 때 남북미 3자 접촉을 주선해낸 데서 단적으로 확인된다.  
  이번 회담이 절반의 성공인 것은 일정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산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북미간 초보적 신뢰가 쌓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신뢰가 마지막 장애물을 뛰어넘을 만큼 단단한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역시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북미간 불신이 있었고 이는 최종 합의문 도출에 결정적 난관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마지막 쟁점이었던 이른바 평화적 핵이용을 북한이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자신의 논리적 정당성을 유지하려는 집착이 컸다. 미국의 적대정책과 핵위협에 대한 자위력 차원에서 핵을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로 핵무기는 포기하겠지만 에너지로서 핵의 평화적 이용은 정당한 권리라는 일관성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1994년 제네바 합의의 정치적 정당성과 함께 경수로 건설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도 핵의 평화적 이용은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또한 한국이 제시한 중대제안의 미비점,즉 북한 영토 밖에서 전력을 얻어 써야 한다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차후에라도 자국 내 발전소를 건설하려면 응당 핵의 평화적 이용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었으리라.  
  그러나 무엇보다 북한이 핵의 평화적 이용을 고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미국에 대한 불신이었다. 북한이 핵을 폐기한 후 미국이 과연 상응조치를 해 줄 것인가라는 믿음이 결여된 상황에서 당연히 북한은 핵 포기 이후라도 미국을 다시 위협할 지렛대가 필요하고 그것은 바로 평화적 이용을 앞세운 원자로의 유지가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핵무기와 핵물질은 폐기하더라도 발전용 원자로를 확보한다면 미국이 약속대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 때 언제라도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고 플루토늄 추출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의 평화적 핵이용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은 북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때문이었다. 투명한 검증을 동반한 평화적 핵이용이 모든 국가의 일반적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의 발전용 원자로를 선뜻 허용할 수 없었다. 미국에게 북한의 원자로는 1994년 1차 핵위기 때나 이번에나 언제라도 핵물질을 만들고 핵무기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13일간의 지루한 협상이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채 휴회로 결말나게 된 데는 북미간 불신이 가장 큰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양측의 신뢰가 형성되고 있는 긍정적 조짐이 있지만 아직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마지막 산에 도달할 정도의 힘있는 신뢰는 축적되지 못했음을 역으로 입증한 셈이다. 따라서 다시 열릴 4차 회담 때까지 한국은 물론 북한과 미국 모두 불신을 줄이고 신뢰를 높여 나가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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