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

by 유로저널 posted Mar 2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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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미국 부동산가격 급락으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위기의 파장은 최근 베어스턴스의 부도 위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즉 유동성 위기를 넘어 지급불능 위기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베어스턴스 위기가 터지자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는 불을 끄기 위해 투자은행에도 재할인 창구의 접근을 허용하는 등 즉각 초강력 긴급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거의 사용된 적이 없는 파격적인 것이다. 사실상 미국 경제가 구제금융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부시행정부 역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연준도 정책금리인하를 지속할 것을 분명히 밝혔지만 과연 얼마만큼의 실질적 효과를 거둘지는 의심스러워하는 분위기이다. 만약 또 다른 대형은행에서 유사한 사태가 돌발하면 투자자들의 집단 환매요구와 예금자들의 경쟁적 인출요구라는 최악의 금융대란으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의 금융위기는 주택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기 전에는 계속 세계 경제에 불안한 구름을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즉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 외의 모든 노력들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 중에 개인소유자나 할부금융회사의 기존 주택들이 공급될 때까지는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 사이에 미국 경제가 전반적인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상황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도 패닉상태에 빠져 들었다. 3월 중순 달러당 원화 환율이 1030원대로 수직 상승하는 등 1997년의 외환위기를 연상케 하는 상황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사실 현 상황에서는 모순적이다. 즉 미국 경제의 침체는 결국 달러화의 약세를 가져오고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엔, 유로, 파운드에 비해 달러화의 가치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심지어 EU에서는 13년 만에 환율 공조체제를 조성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 외환시장의 모순은 사실 미국 대형 금융자본들이 국내 금융시장에 대거 포진해 있다는데 근본 원인이 있다. 즉 본국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서 주식, 채권을 대거 팔아치우고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 3-4월에 있는 외국인 주식배당 송금이 본격화되면 이러한 원화약세는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화 가치 하락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원화 가치가 평가 절하되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수출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 경제처럼 자본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입장에서는 수입단가 역시 높아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최근처럼 유가와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의 상승은 국내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져 내수시장과 투자는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거기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자칫 미국의 무리한 경기 부양책이 세계 금융 시장의 과잉 유동성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가 어떻게 수습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의 전망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이번 사태가 끝나면 세계경제 체제는 근본적인 개혁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러한 세계의 동향에 예의 주시하고 근시안적인 정책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한 발 앞서 새로운 체제에 어떻게 적응할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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